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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us Apr 29. 2020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너의 마음이 궁금할 때.

"그게 뭐였지?"  

최근 나는 퍼뜩 떠오르지 않는 무언가가 스치면 스마트폰을 꺼내기 바쁘다. 가물가물 하던 영화 제목은 필경 한 명의 출연 배우 이름만 알고 있다면 쉽게 찾아낼 수 있고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스마트폰이 대신 듣고 찾아주기도 한다. 이 작은 전화기는 나의 답답한 순간을 효과적으로 소화시킨다. 사실 가끔은 나 스스로 생각해 내고 싶은 알 수 없는 욕망? 덕에 한참을 생각해 볼 때도 있지만 말이다.


우리는 종종 사람과 대화를 하고 사람과 인연을 맺고 살아가며 퍼뜩 읽히지 않는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무언가에 답답함을 느낀다 이 아리송한 사람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고 싶을 때 무엇이 나를 도울 수 있을까? 아마 아직은 만능의 전자기기도 나를 돕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알고 싶은 상대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일까? 이 방법 또한 퍽 좋은 방법은 아닐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인간은 충분히 속내를 감추고 거짓을 말할 수 있는 개체이며 간혹 그 걸 왜 묻느냐, 말해줘야 아냐 등의 역공에 난처해질 수 도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 답답함은 필수불가결일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인간의 심리나 인간관계 그리고 대화하는 방법에 관심이 많아 TV 프로그램이나 책을 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은 매우 흥미롭게 봐왔다 그래서인지 최소한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상대의 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도는 생각하면서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했고 이 작은 노력 덕분이었을까?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체의 것들은 나에게 있어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고폭탄과 같이 느껴진다.
 나름 사람을 잘 이해하고 조직 내 관계에서 잡음을 만들지 않는 것이 큰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예스맨을 자청하며 죽은 듯이 살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단한 능력은 아니나 그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과 원만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위에 장황하게 서술한 나의 장점 아닌 장점을 읽으며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언급된 것은 나를 포함한 특정인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능력이 아닌 대부분의 직장인, 학생 등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이가 한 명의 구성원으로 지내며 기본적으로 고려하는 부분들이다. 물론 예외는 항상 측정할 수 없는 절대적인 비율로 존재하며 그 예외들 또한 위와 같이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이해가 습관화되어 본인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믿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분명 있다고 본다.


읽을 것인가, 얻을 것인가.


여러 가지 대화의 흐름이나 행동을 분석해서 가늠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의중 또는 마음을 100% 읽어내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을 바탕으로 하여 실제 생각을 추청하고 예상하는 것은 종종 큰 위험부담을 남기며 큰 실수가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실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은 본인 스스로를 읽어내는 것도 실패하고 있는 것 같다. 남을 읽어 내는 일은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해관계가 얽혀 있거나 바람, 목적이 생길 때 비로소 누군가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한다. 필경 오늘 지나가며 스친 모든 이의 마음이 궁금하지는 않을 것이다. 직장상사, 고객, 썸 타는 관계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 또는 개인의 손익계산 속에서 그 궁금증은 피어오르게 된다. 나 역시 이 글을 쓰며 읽는 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증에 가득 차있다. 잘 쓴 글은 아니나 많은 사람이 읽고 공감해 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 때문이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그 무언가는 상대 마음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게 되고 이내 그 궁금증보다는 상대의 마음 자체를 얻는 방향으로 승화된다. 그 또는 그녀가 원하는 것에 강력하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먼 훗날에는 가능할지 모르나 현재는 사람의 생각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스캔할 수 없기에 우리는 답답하지만 그 또는 그녀의 생각을 읽으려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포기하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마음을 얻기 위해 골똘히 방법을 떠올려 보는 편이 현명하다고 본다.


늘 그렇듯 예외는 있다.


나는 심리나 인간 사회학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나 사람 마음을 알고 싶은 궁금증은 어떤 이해관계나 목적에서 비롯되는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 학자가 아니라 어떤 정의를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는 늘 예외의 케이스를 보게 된다. 이해관계로 치부하기에는 가혹하나 어찌 보면 서로 가장 강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이해관계 속 관계를 생각해 보자 예컨대 '가족'.

생각해 보자 오늘 당신의 부모님의 생각이 궁금한 적 있었는지. 어떤 일로 고민은 없었을지, 먹고 싶은 것은 없을지. 오늘 궁금해하지 않았다면 비단 그것은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이해관계를 초월한 관계 속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궁금해하지 않을까? 익숙함 때문일까 믿을 때문일까.

정말 아이러니하다.

누군가의 생각이 궁금한 것은 긍정적인 본능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배려', '존중' 등의 좋은 의미로 치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좋은 본능이 왜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지 의문이며 나 또한 갖고 있는 숙제이다. 가끔은 본인 스스로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직접 질문을 던져보자. 오늘 어땠어?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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