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전기!
가끔 물 한 병에 세상 편한 복장으로 도로 갓길을 달리는 사람을 보게 된다. 저분은 분명 국제 마라톤대회에 참여하실 듯!
얼마나 멋진 인생을 살고 계실까~
인생은 마라톤의 연장이다
그래서 문득 든 생각!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도전이야~
그 마음이 통했을까?
우연찮게 성주에 사는 친구랑 이런저런 통화하면서 뜬금없이 "너 성주에서 마라톤 대회 하는데 신청할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OK
이것이 바로
선신청 후질문
마라톤 대회 신청해라고 링크를 걸었다
장소는 성주
참가비 25,000 원
출발시작은 9시
등등등
신청서를 처음 작성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어쨌든 종목에는 5km
알고 보니 성주친구는 뽀로로족이었고 신청자가 모두 뽀로로다 동떨어진 외톨이가 된 이 느낌은!!?!
(ㅋ 이건 우리만의 공용어이다)
나 혼자 이른 아침에 어떻게 성주를 가지?
혼자라는 단어에서 오는 소외감은 그 어떤 것 보다 싫었다.
그래서 늘 함께 하는 것을 추구하는
소속감을 중요시하였었다.
그래서 엄마들 모임도 많았다.
그 많던 어떤 모임에서든
어느 순간!
혼자라는 것을 알아버린 날
난 무척이나 힘들었고 가슴 아팠다.
견디고 이겨야 했다.
아마 그때부터였다
혼자 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이!
3월이 시작되었고
달력에 적어 둔 마라톤이 코 앞에 왔다.
드디어 성주마라톤대회 집결지
마라톤 대회에 경험이 있는 동생은 삶은 계란과 초콜릿 등 준비를 해왔다.
8시 집결
9시 마라톤은 시작되었다.
30km
하프
10km
순으로 준비운동도 하고 출발을 했는데
5km는 준비운동도 없이 사회자는 옆사람과 이야기도 하면서 잘 다녀오라는 멘트가 어찌나 웃기던지 동생말로는 5km는 사람취급을 안 해 준다는 말이 더 웃겼는데 진짜 관심도 없었다 5km는 ㅋㅋㅋㅋㅋ
이렇게 마지막팀 5km는 출발을 했고
젤 뒤에서 우린 해맑은 모습으로 여유 있게 달렸다.
7천여 명의 참가자들~
1km 정도 달렸을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멀리를 보니 10km 배번호를 단 남자분이 벌써 1km 반환 지점에 도착하여 마주 하게 되었다. 우와 정말 대단하셨다.
저절로 박수와 함성이 나왔고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 2등은 여성분이라 더 대단하셨다. 그리고 분발 한 나는 앞서 가는 일행과 뒷 따라오는 친구와 발을 맞추다가 한참 뒤 돌아보니 친구가 보이지 않아 나 혼자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곳곳에는 참여자를 위한 응원부대가 있었고 그 광경은 TV에서 본 정감 있는 모습이었다. 아~이런 걸 보니 응원군단의 중요성을 느꼈고 내가 그 누군가를 응원해 줬던 어느 날 나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겠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나를 위해서 이렇게 응원해 주는 친구가 내게도 있다면 난 분명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았다~^^
더 이상 함께한 일행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고 촘촘히 달렸던 사람들과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졌고 낯선 사람들이 뒤에서 박 차고 나왔다. 유모차를 밀면서 달리는 젊은 아빠! 노란 캐릭터 옷을 입고 참여한 어린이집 사람들 연인들 친구들 가족 어린아이까지 ~ 동생은 어린 딸을 업고 뛰었다는 후문도 있었는데 모두 참 대단했다.
날씨는 나의 발걸음을 더 경쾌하게 만들었고
하늘과 성주 거리는 대구에서 느끼지 못 한 또 다른 상쾌함이 있었다.
어찌나 좋은지!
식구들과 친구들과 누구와 여행 가기 딱 좋은 날씨에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과의 나의 첫 마라톤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아.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싶다.
선글라스는 땀을 타고 자꾸 내려오기 시작했고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졌다.
더 이상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몇 초 사이 음 이제 ㆍㆍㆍ걸을까? 뛸까? 를 고민했다.
그러자 옆쪽에서 들려오는 말~
걷지 말고 멈추지 말고 계속 뛰어~천천히라도~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멈추면 다시 뛰기가 힘드니까 빠른 걸음으로 라도 걸으라고 했다.
마치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려 나는 뛰었다
그러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였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우와~~ 하는 함성과 함께 가다 보니 반환점이 다가오는 것 같고 뽀로로멤버 중 두 분이 반환점을 지나 내려오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나는 너무 반가운 마음에 격하게 손을 흔들었다. 그 힘은 어디서 났을까! 또 잠시 후 두 친구가 지나갔다. 나도 곧 반환점을 지났고 내 뒤에 왔던 친구는 오는지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반환점을 지나니 약간 내리막길이었다. 나의 발걸음은 오히려 한결 가벼웠고 속도는 더 빨라졌다
눈앞에 물 잔이 보였다.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앗. 조금 뛰다 보니 물이 부대꼈는지 숨을 잘 못 쉴 것같이 아파왔다.
그래도 뛰어야 했다.
조금 전 유모차를 밀던 아빠를 내리막길에서 또 마주쳤다. 내리막길이라 유모차가 무자비하게 내려가니 식겁한 듯하여 걱정이 되어 내가 멈칫했지만 그래도 경험이 많았던지 속도 조절을 잘해서 별 사고 없이 내 앞을 달려갔다.
달리다 보니 먼저 달린 네 명을 앞질렀다.
난 어깨를 툭툭 쳤다. 흠칫 놀란 표정을 보고는
와~순간 황홀함을 느꼈다.
그리고는 어느 정도 지나니 두 명 앞지르고 동생이 다가왔다. 동생은 나와 같이 호흡을 맞춰 주었다. 성주친구는 뒤에서 오고 있었다.
어느 정도를 함께 뛰니 힘들었다.
동생과 체력이 안 될 것 같았다.
1킬로 지점에서 박차를 했지만 욕심부린 듯하여 페이스를 유지하였고 동생 먼저 보냈다.
다시 혼자다.
저 멀리 도착점이 보였다. 힘을 내어 달려본다
잠깐 넘어질 뻔하였지만 다행히 순간을 잘 넘겼다
드디어 경기장 입구에 도착하였고
도착지점은 저 멀리 보였고 여럿선수들을 응원하는 소리가 선수들과 함께 달렸다. 이 순간이 너무 행복했고 자랑스러웠다.
벅차오르는 가슴! 멈추지 않은 발! 끊임없이 들려오는 심장박동소리!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성!
먼저 갔던 세명 중 한 명이 눈앞에 보였다
같이 가려고 팔을 잠깐 잡았지만 난 더 빨리 달리고 싶어 앞질러 갔다.
저 멀리 결선점이 보였다.
먼저 도착하여 반겨주는 뽀로로 두 명
그리고 뒤 따라온 뽀로로~
그렇게 6명 모두 부상없이 완주 하였다.
사실 난 잘 넘어지고 잘 빠끗 해서 엄청 긴장을 했던 터라~
평상시는 애벌레로 있다가 애벌레에서 탈 피 되는 날에는 함지산이나 명봉산을 맨발로 걷던지 했던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함께 했던 여섯 명 중 난 세 번째로 도착하여 40분대에 5km를 완주했다.
시작이 반이다
다음에는 10km에 도전해 보고 싶다
상상플러스 기타 동호회에 잠깐 계셨던 네오님~ 반가웠습니다
기타 처음 칠 때 김광석거리에서 공연 첫 구경 후 타 동호회에 갔을 때 처음으로 잘생긴 남자라고 눈도장 찍어 놓은 미남~ㅎ
몇 년이 지났을까? 이제야 이곳에서 장시간(1시간 이상~ㅎ) 뵙네요~ㅋ
너무 좋아서 악수함 ㅋㅋㅋㅋㅋ 닉은:왼 손
울 동호회 노래 정말 잘하는 동생~이 동생이 마라톤 소개해줬다네요 너무 고마워~임선아~^^
또 다른 친구 외국 가순 줄 착각할 정도의 원어민 같은 외쿡인 ㅋ 파슈~
성주에서 모르 면 간첩 ㆍ 친구 용미 ㅋ
나의 첫 마라톤 도전은 너무 신났다
다음은 1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