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너는 언제 엄마를 배웠어?"

3남매를 잘 키워 미련없이 쿨하게 떠나보낸 아롱이

by 한명라

2013년 3월 중순에 아줌마의 친정집 뒷산 흙구덩이에서 태어난 아롱이는 2013년 4월 23일, 채 2개월도 되지 않아서 경남 함안에 있는 아줌마의 시댁으로 왔습니다.


아줌마의 시댁을 거쳐 창원의 아줌마집으로 온 저 아롱이는 2016년 9월 29일 저녁 6시에 혼자서 3시간에 걸쳐 3남매를 출산하고, 2개월 가까이 걸쳐서 키우는 모습이 아줌마에게는 똑소리 날 정도로 완벽하게 보였대요.


1녀 1남 두 아이를 낳은 아줌마는 그동안 가끔씩 '나도 엄마는 처음이어서...', '나도 어떻게 엄마 노릇을 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해서...'라는 변명을 혼자서 할 때가 여러 번 있었대요.


그런데 저 아롱이가 2개월도 되지 않아서 고향의 엄마를 떠나오느라 아줌마와 마찬가지로 엄마 역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은데, 그렇게 좋아하는 산책도 포기를 하고 오로지 3남매를 키우는 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했대요.


그런 저 아롱이가 안되어 보여서 아줌마는 아침 해가 떠 오르는 시간이면, 아롱이 3남매를 가슴에 안고 집 근처의 은행잎이 곱게 물든 곳으로 아롱이와 함께 산책을 나오기도 했습니다.


산책 중인 아롱이와 '뚱'이, '고미'
아침 산책 중인 아롱이와 '라온'이, '뚱'이


저 아롱이 3남매가 좋은 인연을 찾아서 각자의 집으로 입양을 갈 때까지, 아줌마는 단 한 번도 3남매의 똥이나 소변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저 아롱이가 깔끔하게 3남매를 키워내는 것을 보고 대견했대요.


그런데 어느 날이었습니다. 3남매 중 둘째이면서 장남인 '고미'(곰을 닮았다고 해서 '고미'라고 불렀습니다. 훗날 입양을 간 집에서는 '천둥'이라고 부르고 있대요.)를 저 아롱이는 콕 집어내서 교육을 시키느라 며칠 동안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때 아줌마는 저 아롱이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대요. 저 아롱이가 혹독하게 장남 '고미'를 교육시키던 며칠 후, '고미'는 11월 17일 제일 먼저 경기도 일산으로 입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3남매 중 아롱이에게 제일 먼저 교육을 받고 있는 '고미'


3남매 중 '고미'만 콕 찍어내서 혹독한 교육을 시키는 아롱이


저 아롱이는 알고 있었던 것일까요? 3남매 중에서 '고미'가 가장 먼저 자신의 곁을 떠날 것을요. 그래서 3남매 중에서 제일 먼저 '고미'를 그토록 혹독하게 교육을 시킨 것일까요?


'고미'가 우리 집을 떠나야 할 때, 아줌마는 저 아롱이에게 '고미'의 얼굴을 바짝 보여 주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롱아~ 이제 '고미'는 새로운 곳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 떠나게 되었어. 그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보내주자?"


그런 아줌마의 말을 듣고 저 아롱이는 더 이상 '고미'에게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듯,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고미'를 데려가기 위해 일산에서 온 형아는 저 아롱이가 '고미'를 떠나보내는 모습에서 가슴이 울컥했다고 했습니다. '고미'를 입양하는 분은 아직 미혼인 총각으로 자신의 성이 '천'씨여서 '고미' 이름을 '둥'이라고 지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성과 이름을 합치면 '천둥'이가 되었습니다. 그 형아는 다음에 언제라도 시간을 내어서 '고미'를 데리고 창원의 아줌마집으로 저 아롱이를 만나러 오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2016년 11월 17일, 그렇게 '고미'가 떠나고 아줌마네 집은 한동안 조용하고 평화로웠습니다. 그런데 저 아롱이의 혹독한 교육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라온'이를 향한 교육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라온'이가 엄마 아롱이를 향해서 앙칼지게 대들기도 했습니다. 그럴수록 더욱 심해지는 저 아롱엄마의 교육에 '라온'이도 어쩔 수 없는 듯 수긍을 했습니다. 어떨때에는 저 아롱엄마의 혹독한 교육을 피해서 '라온'이는 소파 밑으로 몸을 숨기기도 했습니다.


아롱이의 혹독한 교육을 피해 소파 밑으로 도망친 '라온'이


그렇게 며칠 동안 혹독한 교육을 받던 '라온'이가 11월 25일 김해 장유로 입양이 되었습니다. 아줌마와 친분이 있는 분이 '라온'이를 키우겠다고 해서, 아줌마가 저녁에 그분에게 '라온'이를 데려다 주기로 했습니다.


그날도 아줌마는 '라온'이를 저 아롱이 얼굴과 마주 보게 하면서 '고미'처럼 마지막 인사를 하게 했습니다.


"아롱아~ '라온'이가 이제 우리 집을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간대. 우리 '라온'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도록 마음으로 빌어주자~"


저 아롱이는 처음 '고미'를 떠나보내던 날처럼 '라온'이를 떠나보낼 때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쿨하게 떠나도록 했습니다. 그런 저 아롱이의 모습이 아줌마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고합니다.

'라온'이가 떠나던 날, 왠지 슬퍼 보이는 눈동자..


11월 27일 '라온'이가 떠나고 아줌마네 집은 또 며칠 동안 조용하고 평화로웠습니다. 막내 '뚱'이는 입양이 되지 않으면 '그냥 아롱이와 함께 우리 집에서 키워도 되지 않을까?'하고 아줌마와 아롱오빠는 마음으로 생각을 하고 있던 터였습니다.


다시 저 아롱엄마의 '뚱'이를 향한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라온'이 누나와 '고미'형 뒤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던 '뚱'이는 저 아롱엄마의 혹독한 교육에 속절없이 당하더니, 어느 날부터는 엄마에게 대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을 때, '라온'이를 입양을 해 간 분의 지인이 '뚱'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아줌마에게 연락을 해 왔습니다.


'뚱'이를 입양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아롱 오빠는 '뚱'이는 저 아롱이와 키우고 싶었는데, '뚱'이 마저 떠난다는 사실에 많이 당황을 했는지 벌컥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뚱'이를 보내도 될 마음이 들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해서 부탁을 해서 '뚱'이는 3일 동안 아줌마집에 더 머물렀습니다.


'라온'이 누나, '고미' 형도 떠났는데 혼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뚱'이


'뚱'이가 떠난 2016년 12월 3일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아줌마네 집 옆에 있는 산 너머로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는 시간에 아줌마는 '뚱'이와 저 아롱이를 데리고 약수터 입구로 마지막 산책을 나왔습니다. 그날 평소와 저 아롱이는 평소와 다르게 아줌마와 뚱이를 3남매의 아빠 '담'이의 집으로 이끌었습니다. 아빠 '담'이는 집안에 있어서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뚱'이에게 아빠가 살고 있는 집의 마당을 보여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 딸을 둔 부부가 '뚱'이를 데리러 아줌마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때도 저는 '뚱'이를 아롱이와 마주 보게 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했습니다.


"아롱아~ 이제 '뚱'이도 새로운 가족을 만나서 우리 집을 떠나야 해. '뚱'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도록 우리 보내주자~"


저 아롱이는 '고미'와 '라온'이를 떠나보내던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미련이 없다는 듯, 아무렇지 않다는 듯 '뚱'이가 새로운 가족의 품에 안겨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런 저 아롱이의 담담한 모습을 보고 '뚱'이를 입양을 해 간 분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고 했습니다.

'뚱'이를 입양을 해 간 가족은 '뚱'이 이름을 '후추'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하면서, 온 가족이 '후추'로 인해서 행복하고 즐겁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아줌마는 이렇게 저 아롱이가 3남매를 기르고, 교육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저 아롱이가 좋아하는 산책도 포기하고 하루 24시간을 3남매 뒤를 따라다니면서 보살피다가, 독립시킬 시기가 되자 냉정하고 모질게 3남매를 교육시켰습니다.


그리고 누가 먼저 저 아롱엄마의 곁을 떠날 것을 아는 것처럼 그 순서대로 3남매를 교육을 시켰습니다.


먼저 '천둥'이를 교육시키더니, '천둥'이가 제일 먼저 떠났습니다. 두 번째로 '라온'이를 교육시키더니, '라온'이가 두 번째로 떠났습니다. 막내 '후추'도 혹독한 교육 끝에 세 번째로 떠났습니다.


3남매 모두 아롱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떠나는 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마음이 울컥하고 애틋한데도, 저 아롱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담담하게 3남매를 떠나보내는 모습에서 더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저 아롱이는 마치 3남매 중 누가 먼저 자신의 곁을 떠날 것을 아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줌마도 1녀 1남 두 아이들을 떠나보내야 할 때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잘 떠나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대요.


저 아롱엄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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