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가 좋아야 맛도 좋지! 우리나라도 서비스 강국의 반열에 오르기를
탁, 휙, 땡그랑, 휙, 휙, 휙...
이 소리는 한국에 있는 보통의 식당에서 경험한 순간을 있는 그대로 적은 것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을 때는 이런 것들이 크게 이상하다거나 기분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일본에서 오랫기간 지낸 탓인지 이런 서비스를 받는 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거기다 물가는 이미 일본 이상으로 비싼 것 같다.
비싼 돈을 내고 (웨이팅을 한다면 시간까지) 음식, 그리고 서비스를 받으러 왔는데 이런 푸대접을 받으면 뭔가 음식이 정말 맛있어도 마음속에서 별이 한 개, 두 개씩은 깎여 내려간다.
물론 가게들마다 서비스의 편차가 있고 일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10곳 중 7곳은 대체로 보통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손님이 오면 '어서 오세요(いらっしゃいませ)'라는 말이 기본이다. 물컵이나 그릇을 하나 내려놓더라도 되도록 소리가 나지 않도록 내려놓는다. 손님의 요청에 대해서는 최대한 친절히 답변한다. 설령 그 요청을 들어줄 수 없을 때에도 '죄송합니다. (すみません)'이 대체로 먼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보통 식당에서 경험했던, 그러한 소리를 일본에서는 도통 듣기 힘들었던 것 같다. 맛이라는 것은 워낙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낫다 나쁘다 말하기 애매하지만 적어도 서비스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도가 높았었다.
물론 다 먹고 돌아가는 손님에게도 '감사합니다.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라고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다. 맛 때문에 실망해도 서비스 때문에 실망하는 경우는 적을 것이다.
그렇다고 '손님은 왕'이라고 치켜세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라고 해서 고객에 대해 마음을 담아 접대하는 것이 일본식 서비스의 대명사이다. 일전에 도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13년 9월 8일 IOC총회에서 타키카와 크리스테루(滝川クリステル)가 '오모테나시(정확히는 お・も・て・な・し)' 발언한 것이 일본 내외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예전에 어느 책에서 보니 선진국으로 갈수록 제조업과 같은 전통 (2차) 산업은 개발도상국 등으로 이동하고 그 대신 서비스와 같은 분야가 발전한다고 한다. 일본도 선진국이 된 (1975년) 이후 서비스 분야를 국가경쟁력으로 키워 왔을지도 모른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은 2021년 7월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설립 57년 만에 List A(개발도상국)에서 List B(선진국)로 분류가 변경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인정 받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사례를 만들어 낸 대한민국! 이처럼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아직 선진화가 진행 중이거나 미처 손이 닿지 못한 영역이 많을 것이다.
그에 비해 일본은 이미 선진국이 된 지 반세기 정도가 되었으니 어찌 보면 일본과 한국의 서비스 면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어쩌면 세대교체가 이루어짐으로써 이러한 것들이 개선될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주변 사람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인식이 있어서 그러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유교문화권 국가답게 도덕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그러니 머지않아 일본 이상의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물가는 상승하는데 서비스 품질은 제자리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