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
부서질 것처럼 요동치면서도 잔잔하던 바다. 큰 나무 사이로 몇 안 되는 작은 집들과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작은 가게들이 보였다.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갈 것만 같은 이 분위기가 고요하고 평온해서 좋았다. 영화 속 한 장면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고성과 양양 바다를 즐겨 찾던 나에게는 다른 분위기를 안겨주던 곳이었다. 울진 바다는 고성 바다보다는 더 깊고 짙은 색을 지닌 바다였다. 연한 에메랄드보다는 제주 바다가 떠오를 정도로 채도가 높고 하늘색에 가까운 짙은 에메랄드색이었다. 멀고 깊은 바다일수록 진한 피코크 블루 색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암초와 바위가 있는 곳은 검푸른 파란색이 곳곳 흩어져 있었다. 하늘도 구름 없이 바다 색상처럼 파래서 모든 것이 다 파랗게 보일 것만 같았다. 햇볕이 강해, 눈을 지그시 감으니 선명할 듯 희뿌연 파란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이 순간을 눈 속에 꾸욱 담아두고 싶어졌다. 이 바다를 유리컵에 담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다를 커피잔에 담는다면 에메랄드 색상 한 스푼, 피코크 블루 다섯 스푼, 프루시안블루는 한 꼬집 넣지 않았을까? 실없는 상상에, 혼자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남아서 계획 없이 걷다가 무작정 다다른 곳인데 이런 멋진 곳을 발견하다니 기분이 더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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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미혜(mi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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