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

주말 오후

by Mihye

평평하고 고른 잔디밭을 찾아 돗자리를 펼치고 몸을 누워본다. 긴장을 풀고 힘을 뺀 채로 오후 햇볕을 쬐니 움츠러진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다. 둘이 왔지만 약속한 것처럼,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말소리보다는 바람 소리가 귀를 스쳐 지나가고, 햇빛이 숨바꼭질하듯 나뭇잎에 숨었다가 나타났다. 유리에 반사된 햇빛처럼 눈 부셔서 눈을 찡그리길 수십번이지만 전혀 귀찮지도 언짢지 않다. 2시의 햇빛보단 덜 따갑고, 아침보다는 진득하고 아늑해서 그런가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다.

얼굴이 타더라도 자꾸만 쐬고 싶다. 오늘 하루를 다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이 시간대가 유독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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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미혜(mi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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