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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X힙합> 1)힙합 애프터 파티

힙합 드리머들에게 바치는 영화 <힙합 에프터 파티>

넷플릭스X힙합 

 혹시 힙합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힙합을 무척 좋아합니다. 힙합이 제 삶을 행복하게 했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러하리라고 믿습니다. 힙합이 좋은 이유를 간단히 적어보려다 실패하고 결국 이런 낯뜨거운 고백을 하게되었습니다. 이처럼 힙합이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힙합은 이미 우리 근처에 있습니다. 빌보드 차트의 대부분이 힙합이고, 패션, 방송을 틀어도 힙합은 존재합니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힙합은 어렵습니다. 왜 쟤네들은 마음에도 없어보이는 욕을 하고 자꾸 돈 자랑을 할까요. 왜 자꾸 스컼 스컼 에이 에이 에이 소리치고 기괴한 표정을 짓고 좋아하나요. 왜 사람들은 저걸 돈내고 보고 있는 걸까요. 넷플릭스 검색창에 ‘힙합’을 검색하면 나오는 콘텐츠를 리뷰하면서 힙합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물론 브런치에서 안뽑아주면 어쩔수 없지만요.


 힙합 드리머들에게 바치는 영화 <힙합 에프터 파티>

 넷플릭스 검색창에 ‘힙합’을 검색하면 두번째로 나오는 영화 ‘힙합 에프터 파티’는 랩스타 지망생 오언, 그의 매니저를 자청하는 제프가 주인공이다. 영화의 첫장면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음반사 담당자 라멜, 그 문 앞에서 오언이 랩을 하고 제프는 라멜을 열렬히 설득하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다. 변기에 앉아 있던 사람은 라멜이 아니고 인턴이었다. 내가 주목한 것은 노래가 끝나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였다.


인턴: 너 갱스터야? 사람 죽이고 막 그런거해? 누구 엄마 죽여봤어? 

오언: 아니요..

제프: 우리 엄마 죽여 완전 나쁜년이야 


 리얼 갱스터 랩퍼들과 이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제프는 하버드 입학을 앞둔 부자집 막내 아들이며 오언도 평범한 가정에 나고 자랐다. 이들이 듣고 자란 갱스터 랩과 현실의 어설픈 조화는 “패션오브크라이스트를 두번 봤지만 한번도 울지 않았어”라는 귀여운 랩을 만들었다.


 클럽에서 만난 위즈 칼리파가 대마 피우냐는 질문에 오언은 가끔 피운다며 허세를 부리다 무대에서 발작을 일으킨다. 발작남 밈으로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아 해병대 입대할거라며 주저앉은 오언, 입대를 극구 말리며 금요일까지 계약을 따내면 입대하지 않을거냐며 좌절한 오언을 잡아끄는 제프의 줄달리기가 영화를 이끌고 간다. 


그다지 드라마틱하지 않은 인생도 꿈을 이룰수 있을까. 게토의 지옥같은 삶을 극복하는 드라마가 없어도 예술을 할수 있을까. 약을 하지않고 총을 쏘지 않아도 힙합을 할 수 있을까. 이들이 꿈꾸는 랩스타는 초기 힙합씬에서의 랩스타와는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초기 힙합에서 랩스타와 농구선수는 게토* 흑인의 유일한 성공길이었다. Nas의 ‘We Will Survive’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Nothing left for us but hoop dreams and hood tournaments
Thug coaches with subs sit-in on the bench ; either that or rapWe want the fast way outta this trap
우리에게 남은 것은 농구로 성공하는 꿈
아니면 랩뿐
우리가 빨리 이 덫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이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다. 버나드가 롤렉스 시계를 빌려갔다가 돌려주는 장면에서 무심히 뱉은 대사 

“장신구나 옷말고 다가가서 진지한 대화를 할래. 헤에이 난 버나드야. 엄마랑 같이 사는 무보수 인턴인데 코스트코 회원이라 냉장고는 빵빵해요”

 작품을 통해 진지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를 돌아보는 여러 과정들, 능숙하지 못한 기술들이 단련되어 맞물리는 순간을 기다려야한다. 그 길이 고독하지만 영화는 치기어린 욕심 가득한 내게 따뜻한 동네형처럼 진실된 마음을 간직하라고 알려준다. 

 영화는 오언이 랩스타가 되고 무대에 오르면서 끝이 난다. 현실은 훨씬 더 많은 실패와 포기들이 있지만 이런 사실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것이 이 영화의 한계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여기서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힙합이 보여줄수 있는 것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다음 편도 기대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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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게토: 미국 북부의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흑인의 집중 거주지구

참고 서적: 김봉현 ‘힙합’

랩 가사 출처: 김봉현 ‘힙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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