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권태를 이길 수 없었다 <블루 발렌타인>

영화 <블루 발렌타인> 리뷰

진실에 다가갈 수록 두려운 법이다. 담담하게 남긴 평론가들의 한 줄평을 보면서 나에게는 교회오빠 근성과 유교보이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아차차, 세삼 느낀다. 그리고 나는 마주한다. 나에게 학습된 오래된 사랑의 관념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10여년 전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손예진이 투명한 눈동자로 남편에게 새로운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애걸복걸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눈이 돌아가버렸다. 노발대발하면서도 그 영화를 두 세번을 돌려봤다. 6년 전에 본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자극을 찾아 외도를 하는 미쉘 윌리엄스를 보고서 당시 평론가 병에 걸린 나머지 이거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지만 시뻘게진 얼굴로 부들부들 떨면서 괴로워했다.


<블루 발렌타인>을 보면서 나는 또 나의 허술한 사랑의 관념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을 느낀다. 결혼은 결국 신디의 권태와 욕망을 버틸수 없어 마지막 장면의 폭죽 소리처럼 펑펑 터져버리며 결혼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증명한다. 스윗남 라이언 고슬링의 사랑으로도 불가할 만큼. 이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서, 나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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