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과 함께 볼 영화 추천

플립 Flipped

기말고사를 끝내고 교과서를 벗어난 영어 경험 차원에서 선택한 영화가 플립이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마침 중학생과  같은 연령대라 공감이 잘 일어날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성공.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볼만한 영화였고, 실제 6개 반에게 시청을 하게 하면서 현장에서 체험했다. 아이들이 좀 더 생각하며 영화를 보게 하기 위해 끊어서 중간중간 익힐 표현의 소개와 함께 진행해보았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았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안다. 혹시 방학중에 10대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 중이라면 선택해보기를 권한다.   

1. 높은 몰입도.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아이들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영화가 먹힌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오히려 영화가 진행될수록 더 몰입하며 등장인물들에 동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2. 중학교 수준의 영어학습에 적절함. 10대들이 사용하는 일상 표현들이 짧고 간단하게 등장하여 중간중간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했다.

3. 영화가 다루는 주제. 영화의 가장 표면에 등장하는 알콩달콩 사랑의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더 깊이 '편견'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플립은 2010년 미국에서 개봉한 로맨스 영화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 속 배경은 2000년대인데 반해 영화는 1960년대로 시대적 배경을 옮겼다. 이성에 눈뜨는 10대들의 첫사랑을 잔잔하게 그려냈다.  올드한 배경인데도 2020년대의 아이들이 전혀 거부감 없이 영화에 빨려 드는 것을 목격했다.  사랑스런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줄리 베이커 (매들린 캐롤) - 여자 주인공

브라이스 로스키 (콜런 맥올리프) - 남자 주인공

스티븐 로스키 (안소니 에드워즈)  - 브라이스의 아버지

리처드 베이커 (에이단 퀸) - 줄리의 아버지

쳇 던컨 (존 마호니)  - 브라이스의 할아버지 

원제목 Flipped 의 flip 은 뒤집다는 뜻이다. 따라서 flipped는 '뒤집힌' 이라는 뜻이다. 기억하기로는 여주 줄리가 이사 온 브라이스를 처음 보았을 때 'The first time I saw Brice Loski, I flipped'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이어 브라이스가 줄리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나타날 때 'Completely  I had flipped'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10대들의 이성에 대한 감정 변화를 flip이라는 재미있는 단어로 표현했다. 스토리라인은 간단하다. 서로의 마음이 엇갈리다 결국 어느 지점에서 손을 맞잡게 된다는 축인데 에피소드별로 각각 줄리와 브라이스의 관점에서 소개되면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건이 전개된다.    

1. 부분과 전체    

 줄리가 브라이스에 반하게 된 눈빛(부분)과 점점 상대의 전체 모습을 보게 되는 성장 과정이 그려져 있다.

2. 정직

정직을 위해 처음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등장인물의 과정이 그려진다.

3. 편견 없이 보기      

사람을 볼 때 얼마나 편견이 작용하는지, 편견을 깨면 상대가 어떻게 보이는지 아이들의  시선에서 공감되게 그려냈다.

4. 마음을 얻는 법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를 두 사람의 예에서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교훈을 하면 꼰대가 된다. 말한다고 듣는 것도 아니고. 그런 차원에서 어떤 메시지를 영화를 통해 전달하는 것은 아주 서로 간에 평화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잔소리는 지긋지긋하지 않은가? 하는 입장이나 듣는 입장이나. 어른의 백마디보다 이런 영화가 아이들의 심부에 깊이 박히는 느낌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아이들에게 한줄평, 느낀 점, 인상적인 장면들을 기록하게 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할 줄 안다. 어떻게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어떤 게 가슴 아픈 것인지. 잔소리할 필요가 없다.      

해서, 시원한 수박 준비해놓고 아이들한테 이 영화 틀어주면 갑자기 천사로 변화는 아이들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자! 어서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