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내게 엄마집이 생겼어요.
단골집 삼아 들리는 찻집은 조금씩 고향이 되어간다.
피곤한 몸으로 잠시 들렀다 쉬어 가는 곳
어느새 쿠폰에 도장이 10개 꽉 차게 찍혀
오늘은 서비스로 한잔 대접을 받았다.
나를 위해 누군가가 차를 내어온다.
운이 좋을 때는 방울토마토, 햇감자까지 곁들여주신다.
피곤한 몸으로 앉아
대추차를 기다리는 시간은
나를 위해 밥을 준비하시던 엄마의 음식을 기다리는 것 같다.
젊은 날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며
엄마 배고파
엄마 배고파
그러면 얼른 맛난 밥을 준비해서 내어오시던 엄마
그 음식 앞에
하루의 피곤이 씻어지던 기억
대추차 한잔에
그때의 따뜻한 감정이 되살아난다.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갑작스러운 엄마와의 이별
어른답게 이겨내려 묻어두었던 그리움이
민망하게
이 나이에 자꾸 올라온다.
엄마 배고파
그 그리움이
이 곳에 오면
허기를 채운다.
이제 이곳은 엄마 집이다.
주인장 모르게 나 혼자만 아는 비밀이다.
말할 수 있지만
혼자만 아는 비밀이다.
오늘도
엄마는
대추차로 오셨다.
먼 훗날
내가 이곳을 떠난 후
나의 고운 사람들은
어디서 나를 만날까?
음식 만들기 싫어하는 나를
엄마로 둔 나의 고운 사람들은
어디서 나를 만날까?
대추차가 아니어도
어디선가….
나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충분히 하지 못한 인사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을 인사
대추차에 전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