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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모다 Aug 12. 2023

있는 그대로 보기

KN 자동차는 없다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차종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래도 한국의 자동차는 구별하는 정도인데 언제부터인가 못 보던 자동차가 눈에 띈다. 내 눈에는 KN이 그것이다. 운전 중이던 남편에게 물었다.    

  

KN자동차가 있어?  어디 자동차이지?      


남편의 대답도 명쾌하지 않고 추측성 이야기만 오고 가다 바로 검색을 해보았다. 결론적으로 KN자동차는 없다. 그럼? 기아자동차의 로고가 바뀐 것이다. 브랜드 리뉴얼차원으로 로고와 자동차의 디자인을 새롭게 했다. 그러고 보니 로고에서 kia가 보인다. 그러고 나서도 나는 몰랐다. 내가 보고 있는 로고가 KN으로 보였다. 한참을 보고 있는데 그제사 N자가 N이 아니다. 중간의 사선이 반대로 되어 있다. 그런데도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K옆의 디자인을 N으로 착각했다. 왜? K옆에 있었으니 당연히 영어 알파벳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람의 착시에 관한 다양한 검증 자료들이 있다. 길고 짧은 것도 무엇의 옆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틀린 글자도 문맥 속에서는 알아서 제대로 된 글자로 인식하고 읽는다. 문맥이나 흐름 그리고 주변상황 속에서 하나의 실체는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살아가면서도 무수히 이런 경우를 발견한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추측하고 착각하고 보는 사람의 틀에 의해 다르게 해석한다. 살아온 시간이 오랠수록 이런 증상은 더 심각하다.      

오늘도 나는 틀에 좌우되지 않고 사람을 사물을 보려고 노력한다. 쉽지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마음을 머리를 비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 호흡을 하고 멍 때리기를 해본다. 

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쉬고 

이러기를 몇 차례 하다 보면 

생각은 사라지고 

호흡에 집중하게 된다. 

머리가 맑아진다. 

잡념이 사라진다.      

있는 그대로 보며 

깃털처럼 가볍게 살고 싶다.    

  

KN 자동차는 없다. 

내 눈에 KN으로 보였다. 

내 눈앞에 너를 너로 보고 싶다. 

네 눈앞에 나를 나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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