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다행이다
꽃밭에 산책하러 온 사람들이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눈다.
내 아들은 너무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야 적극성을 키울 필요가 있어.
어휴 내 딸은 외향적어서 여기저기 참견하느라 잠시도 쉴틈이 없어.
내 남편은 맨날 지적질이야. 내 맘을 잘 몰라줘.
내 아내는 너무 감정적이야. 툭하면 울거든 이해할 수가 없어.
사람들이 자리를 뜨고 나자 조용해진 꽃밭에
꽃과 나무들의 소곤소곤 소리가 들린다.
메리골드야! 네 노오란 얼굴색이 화사하고 좋구나.
핫립세이지야! 넌 어쩜 춤추는 무희를 닮았니! 널 보고 있으면 춤추고 싶어.
램즈이어야! 보들보들 네 피부를 만져보면 아기피부 같아 마음이 포근해져.
아티초크야! 넌 까칠하게 보이지만 왠지 네 마음에 깊은 물이 흐를 것 같아.
유칼리툽스야! 넌 어떤 꽃들과도 잘 어울리는 매력이 있어.
로즈메리야! 너의 향기에 난 취해.
소나무야! 늘 한결같은 너의 청청함은 또 얼마나 멋진지!!
서로를 칭찬하는 꽃들은
자기 자리에서 웃고 있다
달라서 너무 아름다운 웃음들
MBTI심리검사는 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설명한다.
사람을 구분짓는 도구라기보다
각자의 다름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면 좋다.
어디 16가지 유형이겠는가?
어쩌면 이 땅의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지도 모른다.
하나도 똑같은 사람이 없다.
그래서 다행이다.
우리가 모두 똑같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달라서 다행이다.
그걸 인정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멋진 세상!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9월의 주제는 <MBT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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