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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모다 Nov 23. 2023

특별한 보통사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한 때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그만큼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적절하게 표현한 책의 제목이다. 결혼 후에 나는 남편이 다른 별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다. 반대로 남편입장에서도 역시 나는 종종 외계인이었다. 심지어는 자녀도 하나같이 다르다. 물론 닮은 점도 많지만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고, 부모이지만 너무 다른 자녀의 모습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된 것은 각 개인이 너무 다르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외계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낯설고 당황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는 것 같다. 다른 것이 너무나 당연한데 왜 타인의 생각, 성격, 가치관 등 다양성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까? 

     

기인 = 성격이나 말, 행동 따위가 보통 사람과 다른 별난 사람.           


기인에 대한 사전 풀이는 보통 사람과 별난 사람을 나눈다. 계급이 생기면서 중간계층의 평민을 기준으로 위쪽의 지배계급, 아래쪽의 피지배계급이라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보통과 보통이 아닌 영역으로 나뉜 계급은 그야말로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쳤음에 틀림없다. 물론 시대는 바뀌어 계급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평등한 민주사회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21세기의 인류는 더 첨예한 계급사회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통사람이라는 범주에 속하고 싶어 한다. 대중이라는 말을 동의어로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보통사람이라는 보이지 않는 범주는 꽤 오래 사람들의 의식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기호도, 직업도, 취향도, 의식도 점점 평준화되며 대중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대중이 옳다 하는 것을 옳다고 생각하며, 대중이 가는 길로 가고 있다. 

     

별종으로 눈에 띄면 여러 가지로 불편하니 자기 목소리를 잘 내지 않으려 한다.  군중 속에 숨어 군중의 흐름대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이 보통사람이라는 단어가 주는 함정에 빠져 있다. 특별함을 아예 원천 봉쇄당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보고 싶다.  

     

우리는 모두 특별한 보통사람이다. 계급은 편의상의 분류이지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신분도 직업도 그것이 특별함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런 관점에서 왕도, 대통령도, 거리의 청소부도, 연예인도, 가정주부도, 회사원도 모두 보통사람이다. 그리고 모든 보통사람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모두 특별하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특별한 보통사람이다. 좀 더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우리는 모두 특별하다.  


대중,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아지려고 했던 무의식이 개인에게 끼친 영향은 아주 크다. 내 경우에는 그랬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장 행복했을 때는 내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짜 내가 되었을 때였다. 불행하게도 그 기억은 아주 어린 시절로 소급되어 간다. 나이가 들수록 눈치만 늘어났다. 보통사람이라는 단어가 주는 함정에 더 이상 빠져서는 안 되겠다. 자신의 특별함을 더욱 뾰족하게 갈고닦는 것이 어쩌면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기쁨을 다시 되찾는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의 특별함을 응원한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11월의 주제는 <기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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