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든, 소설이든, 에세이든 다른 사람들이 글로 풀어낸 것들을 보고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 매거진 <글과 함께>를 엽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이것저것 건드리고 있는데, 끝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저지르고 수습한다는 어느 작가님의 말처럼, 저도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겁내지 않기로 합니다.
이전에 읽고 써 놓았던 글을 조금 다듬어서 올렸습니다. 글 창고에 그래도 끄적끄적 써놓은 글들이 조금 있네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지요. 흩어져 있던 나의 조각들을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해체하고 모으고 정리하는 것. 나의 글도 그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정리함은 또 삶의 정리이기도 하니까요.
<남자들은 모른다>라는 시집을 친구의 권유로 읽었습니다.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에 만난 책이지요. 여성작가들이 쓴 많은 시를 읽다 보면 가슴이 메어집니다. 너무 우울해져서 더 이상 붙들고 있을 수 없는 글들이었지요. 그사이 책장에 넣어둔 시집인데 다시 그들의 이야기를 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눈 뜨고 볼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여자들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은 여자라는 단어로 상징된 약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하고자 한다면 끝도 없겠지요. 남녀 대결 아닙니다. 혹은 두 관계의 입장이 뒤바뀐 경우도 있으니까요. 여자(약자)가 아닌 사람들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자(약자)들이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합니다. 다른 사람 아닌 우리자신 그리고 우리 딸들의 이야기니까요. 이 책을 기웃거리다 혹 기회가 된다면 다시 단상斷想으로 인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