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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모다 May 02. 2022

납작한 삶에 생기가

안송이 작가의  종이 접기처럼 살고 싶은 도전기   





종이접기는 납작한 종이에 숨결을 불어넣어 실체를 만드는 일


흔히 어린 시절의 놀이로 알고 있는 종이 접기가 언제부터인가 입체적인 형태를 띠는 작품으로도 유행했던 때가 있어 나 역시 꽃을 접어 꽃바구니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납작한 종이가 어떤 형태로 형상화되는 즐거움에 계속 종이를 접곤 했었다. 책 <종이 접기처럼 살고 싶어서>의 작가 안송이 씨(영글음 작가)는 남편을 따라 외국에 가서 두 아이를 키우며 점점 사라져 가는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수공예작가라는 직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의 의미를 깨우쳐 가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이 책은 종이처럼 납작했던 작가의 삶이 이야기가 있는 살아있는 삶으로 변모하는 성장 이야기이다.

  

일상의 무대는 세계를 향해 뻗어나갔건만 내 사회생활의 무대는 막을 내려야 했다. 그러는 사이 둘째 아이도 태어났다.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 두 아이 모두 엄마 손이 덜 가는 시기가 왔다. 이제는 진짜 나를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관객이 별로 없는 무대라 할지라도 출연자가 되어 오르고 싶다는 욕망이, 냄비에 찌개 끓듯 보글보글 넘쳐흘렀다. p.6



종이 접기처럼 살고 싶다


종이접기를 하듯 살았으면 좋겠다.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소중한 나의 삶 내 뜻대로 접으며 혹시 마음에 안 들면 활짝 폈다가 다시 접으면서 살고 싶다. 이왕이면 어린아이의 마음을 닮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는다. 종이접기를 대하는 어린이들의 눈동자는 대개 반짝반짝 빛나곤 하니까.   p.8


스코틀랜드에서 생활하던 작가는 액자에 끼운 작품을 그곳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것을 알고 액자 안에 넣을 무엇이든 만들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되며 접근이 용이한 종이접기를 배우고 작품으로 만들게 된다. 누군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작품이 점점 발전하고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수준으로까지 자라게 된다.

   

막상 액자를 완성했을 때는 진이 다 빠졌지만 스스로가 대견스러워 눈물을 흘릴 뻔했다. 내가 이런 걸 만들 줄 아는 여자였다니!   p.46
접어야 할 종이 접기의 개수가 커지고 배송 국가가 하나둘씩 늘면서 나는 점점 창의적인 사람이 되었다. p.48  
내가 어쩌다 금손 소리를 듣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하게 되었을까. 별건 없다. 하도 많이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p.49
결국 창의성을 키우려면 시간을 들여야 한다. 부지런하고 성실해야 한다. 몸을 직접 움직여 남들의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아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이든, 음악이든, 글이든 아니면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이든 마찬가지다.  p.53


종이를 접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다시 펴고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 바로 삶의 모습이듯이, 작가는 자신의 삶도 그 누군가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배워가게 된다.

 

  

지금 여기, 꼭 재미있게 살라

    

한 번뿐인 나의 인생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나답지 않게 그리고 나답게.
당신도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답지 않게 그리고 당신답게.
종이접기를 하듯 마음껏
접고 펴고 오리고 붙이면서 살아보겠습니다.  p213   


자기로서의 삶을 바로 지금 여기 즐기며 살아보고 싶은 염원이 종이접기 과정을 통해 실현되는 과정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경탄스러운 작품들



액자에 끼운 종이접기 작품들


작품을 보는 순간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작품이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은 결혼식 복장을 테마로 한 작품이었는데, 스코틀랜드의 전통복장인 퀼트(체크무늬) 옷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 후부터였다. 결혼하는 부부의 옷과 소품의 특징을 잡아 작품화한 창의성과 디테일을 살리는 치밀한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을 보면 당장 구매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끊임없이 연구하는 성실함 그리고 고객과의 진솔한 소통으로 이루어내는 협업 과정의 결과물들이었다.






안송이 작가는 종이접기 수공예 작가이며, 현재 브런치 작가(영글음 작가)이며 브런치 작가 레이블 팀라이트 멤버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 나이트를 통해 북토크 강연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종이 접기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나다움을 펼치게 될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이 책은 종이접기 수공예에 관심이 있는 사람 외에도      

나 답게 살고 싶은 길을 찾는 사람

실패가 두려운 사람

내가 즐기고 돈이 되는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

시작하기 전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

인생을 즐기고 싶은 사람 등      

인생 전반에 걸쳐 스스로 자기만의 삶을 개척해가고 싶은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종이 접기처럼 우리네 삶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얼마든지 붙이고 펴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크게 공감하게 됩니다. 저도 종이접기처럼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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