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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에이치 Jan 24. 2023

중동문학 읽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중동문학 주요 작가와 작품 모두 모아봤습니다.

이번에는 중동문학을 읽어보려고 한다. 국내에 소개된 중동문학 작품을 조사하려면 어디에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까? 막막함이 앞선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얼굴들이었다. 요르단에서 함께 일했던 아랍어 통역사님들의 친절한 얼굴들. 새해 인사도 나누지 않는 막연한 사이의 얼굴들에게 다짜고짜 아랍문학에 대해서 좀 추천해 주시오, 하고 넙죽 손부터 내밀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내 나름의 조사부터 해보기로 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중동인가?


시작부터 난관이다. 중동.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상에 기대어 표현하자면 중동은 아랍과 이슬람 그 둘 중 무언가로 떠올려지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뭐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웠다. 지역 개념부터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자료들을 둘러보니 여기저기에서 다 다른 말들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교부의 지역정보에 따르면 중동(Middle East)은 그 범주가 뚜렷하게 정해져 있지 않지만(씁) 전통적으로 이집트에서부터 아라비아반도 및 이란 등을 포함한다. 세분화하면 걸프연안 및 아라비아반도ㆍ레반트 지역ㆍ비옥한 초승달 지역ㆍ마그레브 지역으로 나뉜다고 한다. (출처: https://www.mofa.go.kr/www/wpge/m_3553/contents.do)


자료를 찾아 읽을수록 더 잘 모르겠다. 대충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가장 협의의 중동은 '아랍'에 가깝지만, 중동≠아랍이며, 중동≠이슬람이다. 그렇지만 딱 잘라 중동이 아랍도 아니고 이슬람도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약 3시간을 조사했으나 당초 알던 것과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 같은 이해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도식화라도 해본다. 내 이해에 따르면 중동은 아래의 그림과 같다.


구분에 따라서 위 권역 모두를 묶어 중동이라 하기도 하고, 일부 지역을 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누가 뭐래도 중동이 확실한 국가는 도식 중앙의 아랍연맹에 포함되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작은 원을 그리고 있는 국가일 것이다. 이 외의 국가 그룹은 관점에 따라 달리 구분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구 터키)가 중동 국가인가에 아시아 국가인가 유럽 국가인가 대해서도 논란이 많은 것처럼.


사실 나는 선긋기에는 별 관심이 없으므로, 속결한다. 원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국가들의 문학작품을 모조리 조사하자.


오로지 손품


누군가 아랍문학 작가나 작품을 집대성한 포스팅 정도는 인터넷에 있을 줄 알았건만, 그마저도 없었다. 도식화해 추려둔 지역구분에 따르면 북아프리카에 아시아, 동유럽까지 조사 범위가 너무 넓다. 어딘가에 국가별 작가 색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국적만 가지고 어떻게 조사를 해야 하나. 이럴 때 어디를 가야 하지?


답은 어렵지 않았다. 귀찮았을 뿐. 클래식하게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온라인 서점 사이트(알라딘)에 들어가 중동문학 섹션의 작품들을 시작점으로 해서 작가들의 작품들을 정리했다. 십 대 청소년 시절, soulseek을 뒤지며 디스코그라피를 만들던 때의 추억에 젖어서 열심히 디깅을 했다. 지루하지만 즐거운 작업이었다.


어느 주말 반나절을 들여 약 15개 국, 30여 명의 작가에 대한 리스트업을 할 수 있었다.


모나 선생님... 부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느 정도 리스트가 만들어지고 나니, 이제쯤이면 주변에 자문을 구해보아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떠오르는 건 요르단에서 통역사로 만났던 모나 통역사님이었다. 문득, 암만에서 모나 통역사님께 저질렀던 실수가 떠오른다. 통역사님이 데려가주신 한 레스토랑에서 사과맛 시샤를 한껏 하고 귀갓길에 구토했던 추억... 사과맛만 피우면 두통이 심하다는 통역사님의 충고를 들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의 나는 다르다!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었다. 온마음으로 충고를 듣겠어요. 머뭇거림과 움찔거림 그 사이 어딘가의 몸짓으로 모나 통역사님께 DM을 했다.


통역사님, 오랜만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염치 불고하고 여쭐 것이 있어 연락했습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중동 작가들을 조사하고 있음에.. 혹시라도 누락된 주요 작가가 있거나 개인적으로 추천해 주실 만한 작품이 있으실까요..


모나 통역사님은 <보이지 않는 세계들> 모임 취지를 응원해 주시는 한편, 자신은 문학전공자가 아니니 이에 대해 답해주기 주저스럽다며 주변 문학전공자들에게 물어보고 코멘트를 받아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도 최근에 번역되어 소개된 젊은 작가와 여성 작가 몇을 추천해 주시었다. 역시... 찐들은 겸손하다. 그리고 멋지다. 불과 몇 시간 뒤 주변 아랍문학전공자들의 코멘트를 그러모아 요약하여 보내주셨다.


북클럽에서 생산적인 토론을 위해서 추천할만한 책들을 여럿 알려주셨고, 이전 중남미 문학 세션과의 연계성까지 고려한 소중한 코멘트도 있었다. 감동. 리스트에 귀한 코멘트들을 추가해 넣었다.


중동문학을 그러모으며


<보이지 않는 세계들>에 참여하면서 이런저런 지역권의 문학작품들을 조사해 볼 기회가 있었다. 중동문학이 어느 지역보다도 조명받지 못한 세계란 걸 느꼈다. 우선 번역되어 소개된 작품 자체가 적기도 했고, 중역도 많았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도 극히 드물었다. 아랍문학만 하더라도 그 세계의 시공간이 너무도 크고 넓다고 들었는데, 참 아쉬운 일이다.


그나마 여러 작가가 소개된 나라는 튀르키예,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세 곳 정도였다. 튀르키예의 인구가 9,000만 명에 가깝고, 이집트 인구는 1억 명이 넘는다. 이들 국가 인구의 규모나 유구한 역사를 생각해 보면 이들 국가의 문화적 힘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의 인구는 500만 명 정도로 앞서 이야기한 나라에 비해 매우 작은 나라인데도 여러 작가가 국내에 소개되었는 점이 내 관심을 끈다. 우리는 고통의 목소리를 선택적으로 소비하는가?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고통이 문학이 될 따름인 걸까? 문학은 우리에게 어떤 관심을 촉구하는가? 중동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쓰고 읽는가?


몹시 궁금해 얼른 모임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치만 시작하면 또 몹시 허덕이겠지.)


국별 대표작가와 그의 작품만 간단히 리스트업한  조사한 결과를 아래에 공유한다.

작가별 간단한 약력 등의 정보가 포함된 조사 전문은 블로그(https://wvwv.tistory.com/86)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일러두기

❣️: 여성 작가
✨: 3대 문학상(노벨, 맨부커, 공쿠르) 수상 작가
     - 노벨: 나지브 마흐푸즈(이집트), 오르한 파묵(튀르키예)
     - 공쿠르: 아민 말루프(레바논), 아티크 라히미(아프가니스탄)
     - 맨부커: 해당 없음
✏️: 중동문학도의 코멘트
❌: 현재 절판


국별 작가 및 대표작

* 모든 링크는 알라딘의 책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레바논

칼릴 지브란

예언자

사람의 아들 예수

어느 광인의 이야기

아민 말루프 

동방의 항구들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사람 잡는 정체성 �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사우디 아라비아

하이파 알 만수르 ❣️

어린 페미니스트 와즈다


수단

타예브 살리흐 ✏️

북으로 가는 이주의 계절 
✏️ : 이민, 이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음


시리아

라피크 샤미

1001개의 거짓말

한줌의 별빛


아프가니스탄

아티크 라히미

흙과 재

인내의 돌


할레드 호세이니

그리고 산이 울렸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연을 쫓는 아이


알제리

아시아 제바르 ❣️

사랑, 판타지아

프랑스어의 실종

알제의 여인들


이라크

아흐메드 사다위 ✏️

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 
✏️ : 아랍의 환상문학이 궁금하다면 추천


이란

사데크 헤다야트

눈먼 부엉이/올빼미

사죄/사면

세 방울의 피

파리누쉬 사니이 ❣️

나의 몫

목소리를 삼킨 아이

조야 피르자드 ❣️

불을 끄는 건 나야


이스라엘

아모스 오즈

나의 미카엘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1, 2

유다

친구 사이

시골 생활 풍경

여자를 안다는 것

이도 게펜

예루살렘 해변

도리트 라비니안 ❣️

페르시아의 신부

 

이집트

나지브 마흐푸즈 �✏️

우리 동네 아이들 1, 2 
✏️ : 이집트의 사회적 쟁점들을 잘 드러내는 작품

미라마르

천국에도 그 여자의 자리는 없다 (중동 13개국 대표 작가 단편집)

알라 알아스와니 ✏️

야쿠비얀 빌딩 
 ✏️: 이집트 사회의 거울과 같이 사회적 쟁점들을 잘 드러내는 작품. 「택시」와 함께 아랍 사회 혹은 이집트 사회의 사회정치적 상황 이야기를 나누기 좋을 작품

시카고 
✏️ : 「대나무가 자라는 땅」, 「대나무가 자라는 땅」과 함께 이민, 이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음

할레드 알하미시 ✏️

택시
✏️ : 이집트 사회의 거울과 같이 이집트의 사회적 쟁점들을 잘 드러내는 작품. 「야쿠비얀 빌딩」과 함께 아랍 사회 혹은 이집트 사회의 사회정치적 상황 이야기를 나누기 좋을 작품

살와 바크르 ❣️

황금 마차는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

아랍 단편소설선 (단편집)

쿠쿠 수단 카바쉬 ❌


쿠웨이트

시우드 알사누시

대나무가 자라는 땅 ✏️
✏️ : 정체성 관련 소설이라 꽤 재밌게 토론해볼 수 있어 추천. 「시카고」, 「북으로 가는 이주의 계절」과 함께 이민, 이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음


키르기즈스탄

친기즈 아이트마토프

백년보다 긴 하루

카산드라의 낙인

자밀라

바다로 달려나가는 뻬기 뽀스

하얀배


튀르키예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1,2

새로운 인생

이스탄불

하얀 성

검은 책

빨강 머리 여인

내 마음의 낯섦

Omer. Z. 리반엘리

불안

행복

야샤르 케말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의적 메메드 상, 하

바람부족의 연대기

물결의 비밀 #북클럽/보이지않는세계들

아지즈 네신

생사불명 야샤르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틀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왜들 그렇게 눈치가 없으세요?

엘리프 샤팍 ❣️

이브의 세 딸

이스탄불의 사생아

40가지 사랑의 법칙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사랑의 책

줄퓌 리바넬리

마지막 섬

살모사의 눈부심 ❌


파키스탄

타리크 알리

석류나무 그늘 아래

술탄 살라딘

1960년대 자서전

모신 아메드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법

서쪽으로


팔레스타인

가산 카나파니 ✏️

✏️ : 팔레스타인 저항문학을 읽는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가

뜨거운 태양 아래서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세계문학 단편집)

사하르 칼리파 ❣️✏️

✏️ : 팔레스타인 여성문학을 읽는다면 추천하고 싶은 작가

형상, 성상, 그리고 구약

뜨거웠던 봄

유산 ❌

나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 (아시아 작가들의 글쓰기와 삶)          

수전 아불하와 ❣️

예닌의 아침

아스팔트를 뚫고 피어난 꽃 (기후변화 관련 에세이 모음집)


단편집

아랍 단편소설선  

작품은 총 20편 (이집트 6편, 예멘 3편, 튀니지 3편, 알제리 2편, 요르단 2편, 이라크, 시리아, 바레인, 리비아 각각 1편씩)

옯긴이 리스트를 보았을 때, 영어중역본인 것 같음

아랍 여성 단편소설선  

아랍문학을 대표하는 20인의 단편소설

세계 민담 전집 (1-19)  

세계 민담 전집 07 - 터키 편

세계 민담 전집 13 - 아랍 편

세계 민담 전집 15 - 이스라엘편

세계 민담 전집 16 - 이란편

팔레스타인의 눈물  

팔레스타인 작가 13인의 산문 15편

아시아 문학선 9

천국에도 그 여자의 자리는 없다 ❌

이라크,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13개국 대표 작가들의 단편소설 모음집

마음의 땅, 보이지 않는 자들 - 알려지지 않은 쿠르드족 이야기 ❌

쿠르드족 사이에 구비 전승되어온 위대한 이야기와 전설들의 기록



참고자료  

김능우, 아랍인의 희로애락

https://ttalgi21.khan.kr/3251

알라딘 저자파일 및 책소개

Mona님(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을 통해 수집한 아랍문학전공자들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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