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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에이치 Jan 07. 2024

<보이지 않는 세계들> 중동 문학 세션

떠날 채비하기.

<보이지 않는 세계들> 중동 문학 세션

북클럽 <보이지 않는 세계들>의 중동 문학 세션이 시작되었다. <보이지 않는 세계들>은 알게 모르게 서구 지역에 한정된 우리의 문학 세상을 넓혀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모임이다. 2022년 상반기의 아시아 세션, 하반기에 중남미 세션이 진행된 이후로 근 1년 만에 중동문학 세션을 진행하게 되었다.

사실 국내에 출간된 중동 문학 책에 대한 조사는 작년 연초쯤에 마쳤는데, 각자 삶을 열심히 살다 보니 때가 꽤 지나있었다. 집대성한 중동 문학 책 목록(▸관련 글 : 중동문학 읽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을 기반으로 열음님이 추가적인 조사를 거쳐서 북클럽 독서 리스트 6권을 엄선해 주셨다.

지난 세션과 같이 단편선으로 시작해서, 여성 작가도 두 명이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지역의 작가들로 목록을 채우려고 고심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슬람 문화, 중동 지역의 정치 분쟁, 여성 문제뿐 아니라 식민 지배 이후의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도록 세심히 책을 골라주셨다.

중동 문학에서 읽게 될 책들

「아랍 단편소설선」, 글누림 (알제리, 바레인, 예멘, 이집트, 튀니지, 요르단, 시리아)

「새로운 인생」, 오르한 파묵 (튀르키예)

「나의 몫」, 파리누쉬 사니이 (이란)

「바그다드의 프랑켄슈타인」, 아흐메드 사다위 (이라크)

「야쿠비얀 빌딩」, 알라 알아스와니 (이집트)

「프랑스어의 실종」, 아시아 제바르 (알제리)

자유선택 1권

지난 세션과 다른 점이라면 마지막 모임에서는 각자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고 서로 다른 책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책을 고르다 보면 이것도 리스트에 넣어야 할 것 같고 저 책도 읽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그렇다고 모든 책을 함께 읽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2주에 한 권씩을 해치우다 보면 버겁기 마련이다. 특히나 비슷한 지역의 책들을 연달아 읽는 일은 생각보다 더 피로하다. 여러 책을 두루 읽고는 싶지만 참여자들의 체력을 고려해서 함께 읽는 책은 6권으로 단출하게 구성하되, 마지막에 각자 관심이 가는 책을 골라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열린 결말로 끝나는 소설처럼 더 읽을 책들에 대해 열어두고 이야기하며 모임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우리의 소망을 담은 선택이다.

벌써 세 번째 세션, 깜깜한 지도에 불 밝히는 일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에 친밀하게 느껴지는 아시아나, 명성이 자자해 많은 문학팬 인구를 거느린 중남미 문학과 달리 중동 문학은 훨씬 더 낯설고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중동 세션에 참여할 클럽원을 모집하는데 걱정이 좀 앞섰다. 같이 읽어주실 분들이 나타날까?

다행히도 지난 세션에 함께 읽었던 분들이나, 인스타그램과 다른 커뮤니티를 통해서 신청해 주신 분들이 있어 총 8명의 인원으로 중동 문학 세션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시 뵐 분들의 얼굴은 참 반갑고, 새로 뵐 분들도 얼른 환영해드리고 싶다.

읽어보지 않은 지역의 문학을 읽는 일은, 광활하고 낯설게만 느껴지는 지역에 불을 밝히는 일 같다. 깜깜한 지도에 불을 켜는 문학적 여행을 다른 분들과 함께 할 생각을 하니 막막함이 덜하다.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선사해 주는 유대감을 알기에 그 부분도 많이 설렌다.

1월부터 2주에 한 권씩 총 7권의 책을 읽고 온라인 공간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지난 어떤 세션보다도 멀게 느껴지는 지역의 문학들인 만큼, 어떤 모험이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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