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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에이치 Nov 10. 2024

직장에서의 매니지먼트 기술: 매니징다운과 매니징업

그대의 상사도 관리하고 계신가요?

직장에서의 낀 세대, 중니어들의 고민 중 하나는 조직 내에서 점차 노골적이어 지는 '리더십'에 대한 요구이다. 연차가 쌓여 가면서 챙겨주어야 할 후임들도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레시맨들을 잘 다루고 있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사의 기대 또한 높아지기는 마찬가지다. 


위아래로 쏟아지는 요구들에 압도되기 쉬운 시기에 필요한 관리 기술인 매니징다운(하위조직원에 대한 관리)과 매니징업(상사에 대한 관리)에 대해 소개한다. 혹시, 매니징다운의 개념에만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매니징업에 주목하시기를 바란다. 맥킨지(Mckinsey & Company)의 리서치에 따르면, 성공적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매니징업이 매니징다운보다 50% 더 중요하며, 성공적 커리어를 위해서는 2배 이상 매니징업이 중요하다.


Managing Down : 주니어 챙기기

SHVETS production. https://www.pexels.com/ko-kr/photo/9742865/

매니징다운은 관리자가 부하직원들과 팀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후임자가 생겼다거나 승진을 하게 되었을 때 가장 필요한 스킬이다. 매니징다운은 단순히 업무를 정확하게 하달하고 필요한 업무 지식을 전달해 주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팀원들이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의사소통과 관리 전반을 말한다. 


효과적인 매니징다운을 위해서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 핵심적인 매니징다운의 기술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개인에 대한 이해와 목표 설정


일을 열심히, 잘할 마음으로 무장한 채로 데스크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자. 열의를 가지고 일하고 있는 동료가 얼마나 되는지. 직장에서의 삶은 축축한지라 열정의 불씨를 곧잘 꺼뜨리곤 한다. 

우리는 동기부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We Know Nothing about Motivation.
_Peter Drucker


좋은 사수이고, 관리자가 되고자 한다면 팀원들에게 목표를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많은 관리자들이 동기부여를 하고자 노력하지만, 동기부여는 어렵다. 스스로 일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도 동기부여는 쉽지 않다. 그러니 타인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줄지 고민하기보다는 목표를 상세화하는 데 집중하자. 막연한 목표를 달성가능한 과제로 브레이크다운해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성향이나, 사적 타임라인에 따라 필요한 조언과 목표 수준이 다르므로 팀원과의 대화가 중요하다. 팀원과 원온원에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그에 맞추어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한다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2. 적절한 코칭과 보호


주니어들이 자신의 사수나 상사에게 가장 바라는 건 넉살 좋은 웃음이나 식사 초대 같은 게 아니다. 주니어가 바라는 건 개인의 성장과 심적 안정감이다. 


무언가 배우고 있다는 효능감은 금전적 보상만큼이나 중요하다. 성장성만이 직장생활에 생기와 지속성을 부여한다. 이때 팀원의 성장을 위해서 직접 전수할 수 있는 통달한 분야나 필요 기술이 부족하다고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 팀원의 성장을 위해서 관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꽤나 폭넓다. 마치 운동선수와 코치의 관계를 떠올려보면, 코치는 선수에게 특정 기술을 시연하는 방식만으로 성장을 돕는 것은 아니다. 선수의 전체적 훈련과 성과를 조망하고 하루 일과와 연간 계획을 조정해 주는 일을 한다. 주니어들에게 어떤 방식의 코칭이 가능할지 자문해 보자.


팀원들을 보호해서 심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보호라고 해서 헬리콥터맘과 같은 미시적 제어를 떠올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무조건적 보호와 맹신은 오히려 독이다. 팀원들이 자신의 진실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팀 내의 갈등 상황을 기민하게 감지하고 조율하는 일, 실수에 대해서 보완할 수 있는 기회와 방안을 제공하는 일, 그리고 팀원의 결정에 대해 지지와 신뢰를 표현하는 것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다.


3. 일관되고 성장지향적인 피드백


중간관리자의 위치에서부터는 피드백에 대해 수렴하고 반응하는 일보다 피드백을 잘 주는 일이 중요해진다. 피드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따스함이나 다정함? 출발선으로는 적절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스티브 잡스는 진심과 유용성, 솔직함을 피드백의 덕목으로 꼽았다.

https://pixabay.com/users/lenalensen-2819406/
진심을 담아라, 유용해져라, 솔직해져라.
Be sincere, Be useful, Be candid.
_Steve Jobs


피드백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일관성이다. 일관적인 피드백이란, 같은 기준에 의거한 의견을 전달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관적인 피드백을 위해서는 기준 설정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상호 간에 협의되지 않은 기준에 따른 피드백은 피드백이 아니라 기습 공격이다. 갑작스러운 평가는 불합리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진실로 친절한 피드백이란 상호 협의된 명확한 기준에 따른 의견을 주고받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일관성에 방향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Good or Bad라는 단순한 평가를 넘어서서 더 나은 방향은 무엇인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나 '그렇게 좀 하지 말라'는 식의 말하기는 지양해야 한다. 직감적으로 맞는 판단이라는 확신이 있더라도, 숙고해 전달해야 한다. 전달 방식에 따라 가스라이팅이 될 수도,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직감적인 판정에 더해서 팀원이 납득할 수 있는 사유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소통능력이 필요하다.


Managing Up : 상사 움직이기


SHVETS production. https://www.pexels.com/ko-kr/photo/9743235/

매니징업은 상사나 경영진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우리 팀이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뿐 아니라 팀장도 자신의 일을 잘 해내야 한다. 중간관리자가 되면 팀장을 보는 시야가 바뀐다. 두렵고 멀기만 했던 팀장도 사실은 난해하고 불완전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팀장은 없다. 그렇기에 아래로만 잘 챙기는 중간관리자는 반쪽자리다. 중간다리의 역할자의 묘미는 위아래를 넘나드는 관리다. 결국, 매니징업은 상사를 잘 따라주는 것보다는 상사를 잘 (떠)밀어주는 것에 가깝다. 


매니징업은 비즈니스의 성공과 개인의 커리어적 성공에 매우 중요한 기술임에도 간과되고 있어 상세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매니징업을 잘하려면 염두에 두어야 할 것 세 가지다.


1. 상사가 가장 신경 쓰는 사람은 자신의 상사다.


상사에게도 상사가 있다. 실무자들은 고위급 매니저와 소통할 일이 잘 없다 보니, 이 사실을 쉽게 잊고는 한다. 상사에게도 자신의 팀의 업무 현황과 성과에 대해 보고를 올려야 할 상사가 있다. 즉슨, 나의 상사에게도 달성해야 할 타임라인과 목표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에게도 그 나름대로 감당하고 있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있다.


왜 팀원들이 상위의 어젠다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가? 단순히 상사의 지시에만 집중하는 팀은 상사의 업무 능력에 팀의 성과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팀원들의 수동성은 팀장의 성과를 갉아먹고,  나아가서는 팀의 성장을 정체시킨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완벽한 상사는 없기에 팀원들이 보완해 줄 필요가 있다. 상사의 어젠다를 넘어서, 상위 조직의 목표와 업무 우선순위, 의사결정의 흐름을 이해한다면 더 높은 가치의 일을 해낼 수 있다.


2. 똑소리 나게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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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금지

가장 지양해야 할 보고 방식은 '악' 소리 나게 하는 보고다. 상사가 깜짝 놀랄 일을 만들지 말자. 자신의 업무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주고, 예상되는 상황을 공유해야 한다. 어쩐지 불안하다거나, 감지된 위험이 있다면 상사에게 공유하고 대응 방식에 대해 의논하는 것을 미루지 않아야 한다. 주기적인 보고 스케줄을 확보해 두는 것이 가장 좋다.


상사의 소통 스타일 파악하기

세상에는 크게 두 가지 타입의 인간이 있다. 글쓰기형 인간과 말하기형 인간. 주로 글을 통해 의사소통하기를 선호하는 상사가 있고, 상대와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의사소통하기를 선호하는 상사가 있다. 당신은 어느 쪽이고, 당신의 상사는 어느 쪽인가? 글쓰기형 상사에게 말만 사용해서 보고해 왔다거나, 반대로 말하기형 상사에게 텍스트 기반으로 소통해 왔다면 상사는 당신과의 업무 소통에 갑갑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상사가 선호하는 방식을 먼저 사용해서 소통하도록 하자.


상사가 숲을 보는 사람인지, 나무를 보는 사람인지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관리직이라면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 하는 직무이라지만, 사람의 본성은 쉽게 갈아 끼워지지 않는다. 그림과 맥락을 보는 상사라면 보고서의 완성도보다는 신속하게 방향성을 잡고 싶어 할 것이고, 미세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상사라면 신속성보다는 신중함과 완결성을 중시할 것이다. 참고해서 완벽한 타이밍에 보고할 수 있도록 하자.


문제 보고 시에는 해결책도 함께

사람은 실수를 하고, 상황은 늘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의 발생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 문제를 상사에게 전달할 때에는 스마트해야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데 치중하는 보고자들이 많은데, 이는 최악의 보고 형식이다. 문제 보고의 핵심은 문제의 긴급도를 알리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보고 방식은 팀의 스트레스와 긴장도만을 높인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결정을 하는 자리로 이해한다면, 문제 보고 자리도 평온하고 차분해질 수 있다. 문제 보고 시에는 어떤 문제가 왜 발생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것인지 A안과 B안을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 대응별 장단점에 대해 공유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면 좋을지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상사는 본인이 생각하지 못했던 A+ 대응안을 있다.


3. 상사는 나의 힘이고 자원이다.


회사에서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최전선의, 최고의 자원은 상사다. 상사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사의 강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상사의 강점은 기술적 전문성이 될 수도 있고, 소통 능력이나 큰 그림을 조망하는 능력, 자원 관리와 배분, 추진력, 현명한 의사결정 능력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는 명확하게 도움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상사의 약점을 인지하고 보완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나에게는 손쉬운 작업으로 상사가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방관하지 말고 나서서 돕기를 꺼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터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원은 시간이다.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일에 쓰일 수 있어야 한다.


나의 발전을 위해서 상사를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피드백이다. 상사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없다면, 요청해서라도 주기적인 세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말 평가를 기다려서는 늦는다. 미리 나와 나의 업무에 대해서 상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피드백을 요청할 때에는 본인 스스로가 더 많은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어떤 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본인 업무에서의 우선순위, 어려움 등 의논하고자 하는 주제를 스스로 준비해서 피드백을 요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색하고 썰렁한 시간이 될 확률이 크다. 그리고 상사와의 피드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피드백 이후다. 파악된 개선점이나 수립된 방향에 맞추어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Managing All Around : 모두 잘 관리하기?


SHVETS production. https://www.pexels.com/ko-kr/photo/9742922/

관리(management)와 관련한 이론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체계화되고 있다. Managing side-ways, managing out 등의 새로운 개념들이 계속해서 추가되고 있다. 


Managing side-ways (양쪽으로 관리하기)
     - 부서 간 장벽을 넘어서는 협력
    - 투명한 정보 흐름으로 효율적 소
    - 자원 관리를 통한 중복 업무 배제

Managing out (외부 관리하기)
     -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구축 및 관리
    - 상호 신뢰와 협력 기반 강화
    - 투명성과 내부 변화 공유
_Forbes. Benjamin Laker. (2023)


이러한 추가적 모델들이 새롭다고 느껴지기보다는 모든 방향과 방면으로 관리하라는 탐욕적인 명령으로 들렸다. 흥미로웠던 점은 관리 대상이나 관리자의 역할에 대한 정의를 보며 느껴졌던 관계망의 변화였다. 조직 안에서의 Management는 점차 수평화되어 가는 조직 체계를 반영하는 동시에, 고객 관계로까지 확장되어 가는 추세였다.


어디까지 살펴야 하나, 막연하게 느끼기보다는 최근방의 관계들부터 차근차근 신경 써보는 것으로 매니징을 시작해 보자.



References

Forbes. Benjamin Laker. (2023). Managing Up, Down, Sideways, And Out. https://www.forbes.com/sites/benjaminlaker/2023/09/14/managing-up-down-sideways-and-out-the-holistic-approach-to-workplace-communication/

Mckinsey & Company. Why effective leaders must manage up, down, and sideways. https://www.mckinsey.com/featured-insights/leadership/why-effective-leaders-must-manage-up-down-and-sideways

Oliver Staley. (2022). Four ways to give your employees better feedback, from management veterans. https://qz.com/951928/how-to-deliver-employee-feedback-according-to-steve-jobs-aapl-ben-horowitz-and-other-experts

Turk W. (2007). Defense AT&L: March–April The Art of Managing Up              

오늘도 최명화. 상사 마음 속 SSS급 직원 되는 방법. https://youtu.be/WVmDsPD6qbM?si=kCnhN0PS7DH0lgq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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