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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에이치 Sep 23. 2021

일많 시간없 당신께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일은 많은데 시간이 없으시다고요? 경영학의 아버지가 알려드립니다.

마주했대도 눈길 주지 않았을 책을 읽게 된 사연


오전 이른 시간 출근해 야금야금 책 읽기. 북스타그램 @h__ever

읽을 책을 고르는 데 있어서는 항상 신중해지고는 합니다. 저는 책 한 권을 읽는 데 짧아도 3일, 길면 몇 달이 걸리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책들이 있어요. 갑작스럽게 꽂혀 바로 사서 읽게 되는 책들이요. 오늘 리뷰할 책인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가 그런 책 중 하나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경영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존귀하신 분이라고 하던데요, 경영학도가 아닌 문학도였던 제게는 이 아버지는 초면이네요. 아마 장중한 책의 제목과 표지 때문에라도 제 자신이 스스로 이 책에 손대지 않았을 거예요. 그렇다면 저는 이 책을 어떻게 만났을까요? 그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게요.


제가 평소에 애청하는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민음사TV에서 "~직장인 주목~ 일 잘하는 법 알려주는 책 4권 추천 (feat. 퍼블리 박소령 대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어요. 제목부터 일개 직장인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구나. 나도 일 잘하고 싶다. 바로 시청. 


영상 링크: https://youtu.be/ybuKYywwpz0


이 영상에서,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는 두 권의 책을 추천해주셨어요. 

1.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2. 마츠다 나오코, 「중쇄를 찍자」


그리고 첫 번째로 소개해주신「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는 퍼블리에 입사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며, 어떤 페이지를 펼쳐 보아도 도움이 될 책으로 소개합니다. 과연, 경영인이 아닌 이제 갓 입사한 신규인력에게도 도움이 될 법한 책이라면, 나 또한 꼭 읽어보아야겠구나, 싶었어요. 마침 구독하고 있는 리디셀렉트에서 바로 읽을 수 있더라고요. 그렇게 피터 드러커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정말 좋았어요. 부하직원, 중간 관리자, 경영인 등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을 더 잘 경영하고 가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실천적 조언을 줍니다.

 


목차


Part 1 목표 달성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기관리법

1_목표 달성 능력의 습득 방법

2_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3_조직의 공헌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

4_강점을 활용하는 방법


Part 2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

5_중요한 것부터 먼저 해결하는 방법

6_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7_목표를 달성하는 의사결정 방법

8_지식근로자의 현실

결론_ 목표 달성 능력을 배워야만 한다

옮긴이 후기



저는 팀에서 브레인이라기 보다는 손과 발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의사결정 권한이라고는 없다시피 미약한 인력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의 중요성과 올바른 과정에 대해서 다룬 Part 2보다는 Part 1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요즘들어 특히 고민하고 있는 문제인 시간 부족에 대한 피터 드러커의 의견은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제게 무게 있게 다가왔던 부분을 몇군데 소개하고자 합니다.


목표 달성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기관리법


이 책에서 피터 드러커는 일 하는 사람을 1. 육체노동자와 2. 지식근로자, 두 가지로 구분 지어 말하는데요,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지식근로자 중에서도 목표 달성 능력이 있는 지식근로자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 가지 덕목을 제시합니다.


목표 달성 능력이 있는 지식근로자의 네 가지 덕목


1. 실행력
    배울 줄 알고, 실행해서 습관화할 수 있어야 한다.

2. 시간 관리
    자신의 시간을 파악하고, 최적화할 줄 알아야 한다.

3. 조직 공헌 (aka. 성과)
    조직에 대한 공헌을 통해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4. 강점의 활용
    본인의 능력 장점을 강화해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야 막 '아,, 조직이란,, 직장생활이란,, 사회란 이런 것이구나...' 하며 얼굴 잔뜩 찌푸리고 있는 6년 차 직장인이 위 네 가지 덕목을 갖추고 있을 리 없고, 자기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리 만무하지요. 그런데 읽다 보니 직장인이라면 고하를 막론하고 필요할 조언들입니다. 나는 이러해서 제대로 성과가 나지 않고 있구나, 우리 조직장은 이런 점에서는 이상적이지만 이런 면에서는 다르구나. 조직 안에서의 나에 대해서 뒤돌아 보게 되었고, 조직이 돌아가던 모양새도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1. 실행력


어디 계획을 세울 줄 몰라서 실현 못하는 사람도 있던가요? 우리는 기회만 있다면 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는 하죠. 새해, 승진, 이직, 실패, 이사, 이별, 등 등. 우리 모두 특정 때만 오면 계획은 세웁니다. 이 계획을 수립할 때 우리는 보통 큰 목표를 정하고 작은 단위의 활동들로 쪼개어 어떤 순서로 실행할 것인지를 정합니다. 그러고는 계획을 세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착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행을 위한 시간 확보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않으니까요.


목표를 달성하는 지식근로자는 자신이 맡은 일이 무엇인지 먼저 검토하지 않는다.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먼저 고려한다. 그리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자기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하나의 계획이 정말 실행될 수 있도록 하려면, 그 목표에 들일 수 있는 시간부터 확보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피터 드러커는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실행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목표를 수립하고 그 세부 업무 단위를 수행할 시간을 확보하고, 실행에 옮기며 하나의 루틴-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시간 관리


제게 특히 와닿았던 장입니다. 하고 싶은 것, 처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늘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모든 사회인에게 읽기를 권유하고 싶어요.(목차 2_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관리자든 아니든 전혀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일에 꽤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많은 시간이 어쩔 수 없이 낭비된다는 말과도 같다. 조직 내에서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수록, 조직은 그에게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 모든 지식근로자들의 일상에는 이와 비슷한 시간낭비 요소들이 있다.

최소 요구 수준 이하의 시간을 투입한다는 것은 순전히 낭비다. 그들은 결국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하고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그러므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식근로자, 특히 최고경영자는 상당한 양의 연속적인 시간 단위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사용 가능 시간이 짧은 단위로 나뉘어 있다면 전체 시간의 양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시간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첫째, 자신이 시간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드러커는 본인 시간 사용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기억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철저히 기록해볼 것을 권합니다. 왜냐면 우리들의 기억은 참 부정확하고 자의적이라,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는 '느낌적 느낌'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객관적 기록을 통해야만 어디에서 시간이 새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해요. 둘째, 진정한 목적 달성에 부합하지 않는 낭비되는 시간들을 찾아 제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셋째, 가용이 확인된 시간들을 통합해 일정 양의 연속적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확보한 시간을 목적 달성에 활용해야 합니다.


현재 시간 활용의 파악 ➡ 낭비되는 시간의 제거 ➡ 조각 시간들의 통합 ➡ 활용


참 간단해 보이는 프로세스인데요, 제가 특히 유용하다고 생각한 것은 조각 시간을 통합해서 일정 단위 이상의 시간으로 만들어 활용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조언이에요. 드러커는 이를 위해서는 아침시간을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a.k.a. 미라클 모닝)


실제로 저는 출근하기 전인 아침 7시부터 8시 반까지, 약 90분가량을 독서와 글쓰기를 하다가 출근하는데요, 매일 90분씩을 일정한 일에 쏟아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척'이 없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그리고 "사용 가능 시간이 짧은 단위로 나뉘어 있다면 전체 시간의 양이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는 조언에 진짜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90분이라는 단위 시간이 한 가지의 일에 집중하고 무언가를 완성해 내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거죠. 


시간은 한정적인 자원이므로 진정으로 중대한 것이 무엇인지 추려서 일정량 이상의 연속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목표를 이루게 하는 핵심 규칙입니다. 선택과 집중. 너무나 기본적인 규칙이지만, 자주 잊게 되어 To-Do List는 늘어지게 되고 늘 시간 부족에 쩔쩔 매게 되는 것 같아요. 목표와 시간을 잘 재단하는 것, 상당히 중요한 능력 같아요.


3. 조직 공헌 (aka. 성과)


여기에서부터는 지식근로자는 어떻게 조직의 발전과 자기 계발을 어떻게 연계하여 함께 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룹니다.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조직의 가치와 목적에 대해서 조직원에게 늘 전파해야 하며, 이는 조직원이 본인 성과의 달성 목표와 자기 계발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조직과 동기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조직원의 입장에서는 조직의 목적과 가치를 인지하고 있어야 함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이 조직과 나의 삶의 방향이 맞는지 조직원 스스로 점검해보고 알맞은 방향으로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지식근로자는 우선 자신의 전문 분야, 자신의 기술, 또는 자신의 부서가 조직 전체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그리고 ‘조직의’ 목적과는 어떤 관계에 있는지 깊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인간, 특히 지식근로자는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성장한다. 사람은 자신이 성취하고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성장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자신이 되고자 하는 기준을 낮게 잡으면, 그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 만약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높게 잡으면, 그는 위대한 존재로 성장할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하는 것과 다름없는 노력만으로도 말이다.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말라는 말도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4. 강점의 활용


어느 조직에나 '대체 뭘 해 먹고사는 인간이야?'라는 의문이 들게 하는 조직원들이 있고, 항상 겪으실 텐데요. 저 또한 다양한 조직원/조직장과 협업을 해오면서 다양한 인간상을 봐왔어요. 대부분은 한두 군데는 닮고 싶은 점이 있는 분들이었고, 가끔 존경스럽도록 업무능력이 빼어나신 분들도 계시죠. 그리고 정말 부정하고 싶으리만치 높은 확률로 심각한 업무적/인격적 결함이 있는 분들도 있어요. 문서 작성이 주업인데도  맞춤법부터 흐름까지 어느 하나 제자리에 놓인 것 없이 엉망이라거나, 고객과의 의사소통으로 먹고사는 사람인데 말귀가 , 조직원들에게 막말과 인격모독 언사를 서음없이 퍼붓는 조직장 등.


그러나 조직의 인사관리에 있어서 조직장은 조직원의 강점을 활용하여 인사배치를 해야 한다는 피터 드러커의 의견을 듣고 나니, 그간 조직생활에서 간간히 마주치는 '이상한 놈들'을 보며 느꼈던 현타와 상처가 조금은 지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런 단점이 없는 사람을 찾는다거나 그런 사람을 배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기껏해야 평범한 인력배치밖에 못할 것이다. 세상에 단점은 없고 강점만 있는 사람(그런 사람을 지칭하는 적합한 용어가 ‘완전한 인간’, ‘성숙한 개성’, ‘세련된 인격’ 또는 ‘제너럴리스트’이든 간에), 즉 ‘다재다능한’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전제로 인력관리를 한다면 무능한 조직까지는 아니더라도, 평범한 조직밖에 만들어내지 못한다. 큰 강점을 지닌 사람은 언제나 큰 단점도 지니고 있는 법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 그리고 그 결과 강점을 활용하기보다는 약점을 줄이려는 사람은 약한 인간의 표본이다. 아마도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강점을 파악하고는 위협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과연! 아무리 못난 놈, 이상한 놈들이었대도 그들에게 조직이 필요로 하는 강점이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더라고요. 앞서 예로 들었던 막말과 모독적 언사의 조직장은, 사내에서 문제적 프로젝트의 해결사로 통하는 분이었습니다. 특히, 고객도 '들이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임원이죠.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기는 하죠. 이제는 회사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딴 걸 강점이라고 가지고 싶진 않다, 란 생각이 들긴 해도요.




참고 문헌

1.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 한국경제신문, 2003.04.01.


사진 출처

1.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rucker5789.jpg

2. 리디북스, https://ridibooks.com/books/703000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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