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휠체어 타고 혼자 영화 보러 온 너에게

나 그리고 아이들의 상처 치유기

by 파랑새


결단코 대학생이 된 너에게


우선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워 결국은 네가

가고 싶은 길을 가는 너에게 진심 어린 존경을 보내고 싶다.

그런 너에게 내가 많이 배웠다.


휠체어 탄 너를 수학여행에 데려가긴 어렵겠다 에둘러 표현하던 학교 선생님의 말에 굴복하지 않던 너.

휠체어 타고 무슨 대학 이냐며 말리던 어른들에 지지 않고 보란 듯 대학에 입학한 너.

어쩌면 너의 삶은 매일이 투쟁이었을까


평생을 온전하게 두 다리로 땅을 밟아 본 적 없는 너는

두 다리로 뛸 수 있는 나 보다 삶에 진심이어서

순간순간 부끄러웠던 것은 네가 너무 맑은 시냇물 같아서였다.


영화관에서 우리가 마주친 그날.

너의 뒤에 휠체어를 밀고 있는 누군가를 자꾸 찾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저 혼자 왔어요]

하는 너의 말을 쉽게 믿지 못하고 놀라던 나의 모습이 혹여 너에게 더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까.

영화를 보고 책까지 사서 가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나 또한 너에게는 그저 한 명의 편견을 가진 사람이었겠구나 슬퍼졌다.


너도 할 수 있다! 편견을 가지지 말라! 며 상담실에서는 그리 힘을 주어 외치더니

혼자 영화 보러 온 너를 믿지 못하는 내 모습이 오히려 너에게는 더 큰 상처가 되었을까 봐 애써 칭찬으로 무마하려던 내가

참 작고 초라해진다.


내가 너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너는 이미 무언가를 뛰어넘은 것 같다.

버림받음도, 두 다리의 장애도, 세상의 편견도 때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처절하게 싸워 이겼기에

이제 그 어떤 것도 너를 막지는 못 한다.


그저 지금만 같아라.

콘크리트를 뚫고 자란 민들레 같은 아이야

너는 이제 노오란 꽃이 되고 또 홀씨가 되어 바람을 타고 멀리 멀리 세상으로 나아가라.

나의 학생이자 나의 선생님인 너를 조용히 응원한다.

잘 자라주어 진심으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