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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건축가 Sep 06. 2020

집의 귓속말 by 최준석

처음 내집을 지으며 생각한 것들

나는 이천에 작은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다.

처음에는 몇몇 건축가들처럼 내가 지은 집을 홍보해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생각보다 집짓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많은 노력을 요했다.

준공사진을 찍는데는 준공하고 1년반이 걸렸다.

시간이 흘러가는 만큼, 생각들을 잡아두지 못했다.


이제는 건축가들이 집을 지어서 사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많은 사례들이 생겨났다.

(예전에는 건축가들도 아파트에 사는게 어쩌면 피할수 없는 현실이였다. 중이 제머리 못깎듯이...)

단지 건축가의 집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그 예가 많다.

진작 집을 지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해 놓지 못한 데에 대한 후회가 들었다.

나도 책을 써야 하는데...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단어를 수집해야 한다.

단어들이 모여서 문장을 이루고, 문장을 편집해서 글을 이루게 한다.

집에 대한 단어들을 수집해보고자 읽기 시작한 책이 '집의 귓속말'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처음보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우랩의 최준석 소장님은 집을 짓는 과정 중에 글을 썼다. 그 생생함이 전달되었다.

그리고 나의 집짓기 과정도 돌아 볼 수 있었다.

소장님의 블로그에는 많은 글들이 창고처럼 쌓여있다.


집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귓속으로 파고 든다.

저 멀리서 확성기로 들려오는 괴음이 아닌,

잔잔하게 귓바퀴속으로 밀려오는 미세한 진동으로 전해진다.

건축가의 집짓는 이야기를 통해, 집짓는 과정이 10년 늙는 시간이 아니라,

10년의 행복을 보장받는 시간으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책을 쓰기위해 다시 키보드 자판을 두드린다.



몇마디 스크랩하자면 다음과 같다.


"집은 살아온 모든 경험이 그려내는 풍경이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생활방식과 취향에 맞는 빛의 방향이 중요하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내집의 설계는 최소 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설계비를 먼저 제안하는 건축주를 한번쯤 만나고 싶다"

"며철 전 이메일로 문의를 하신 분은 집짓기에서 설계가 무슨 역할인지를 궁금해했다...'설계는 건축주와 건축가가 만나서 대화하는 일입니다. 대화의 공용어는 도면과 모형이고요. 집에 살아야 할 사람의 마음과 건축가의 생각이 서로 공감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많은 대화를 나누는 일이 좋은 집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집 짓는 과정에서 건축주와 건축가가 같은 목표를 갖는 협력자로서 나누는 대화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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