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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미로 Nov 21. 2022

취미로 인테리어

EP03. 나와 집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취미


취미로 :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혜빈 : 안녕하세요 저는 장혜빈이라고 합니다. 28살이고, IT 서비스 기획자로 일한지 3년 정도 되었네요. ENFJ와 ENFP 사이 어딘가, 사람을 좋아하는 집순이랍니다.

집순이라고 했지만..밖에서 여행하는 모습을 보내는 혜빈ㅎㅎ




취미로 : 취미는 무엇인가요?

혜빈 : 내가 요즘 가장 빠져있는 취미는 '인테리어'야. 사실 원래 좋아하는 게 이것저것 많은 편인데 여행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뮤지컬도 자주 보러다니고. 2년 전에는 갑자기 스테인드 글라스 공예에 꽂히기도 했지. 한 20만 원어치 재료 사서 집에서 유리칼로 유리를 잘라 납땜까지 직접 해서 유리공예 작품 만들다가, 또 금방 질려서 쌓아 두고 있어ㅎㅎ 또, 오일 파스텔 그림도 해봤는데 그것도 몇 달 하다가 지금 방치되어 있고.. 아무튼 이런저런 잡다하게 좋아하는게 정말 많아. 그러다 오랜만에 오래 가는 취미를 찾았고, 그게 바로 인테리어야. 지금 집에 이사오고 나서 반 년 넘게 인테리어에 빠져서 계속하고 있어.

혜빈이 직접 만든 스테인드 글라스.




취미로 : 워후 굉장히 취미부자네. 어떻게 인테리어를 취미로 하게 되었어?

혜빈 :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볼게.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집을 나와서 살았어. 계속 기숙사에 살다뷰니 조그만 방안에 답답하게 살던 게 싫었어. 취직하고 첫 집을 구할 때, 회사랑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너무 좁지는 않은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그렇게 얻은 첫 집에서도 살짝 집을 꾸미긴 했었는데 지금처럼 제대로 꾸미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 이후 2년 동안 열심히 돈을 모아서 창이 넓게 트인 하늘이 보이는 투룸 집으로 이사왔어. 투룸에 살게 되니 방마다 컨셉을 다르게 인테리어를 시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그렇게 조금씩 집을 꾸미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어서 기록하고 있지. 어느새 인테리어 계정 운영한지도 벌써 8개월 정도 되었어.

최근 팔로워 600명을 달성한 인테리어 계정 '혜삐하우스'. 축하합니다!




취미로 : 인테리어 계정을 보니 직접 가구도 만들던데?

혜빈 : 인테리어 시작하면서 만든 것 중에 제일 자랑할 만한 게 타일 테이블이야. 이름 그대로 타일을 붙여서 만드는 테이블이고.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한 건데 기성품을 사면 많이 비싼 가구라서 사람들이 직접 만들어서 쓰더라고. 나도 해보고 싶어서 타일 시공하는 업자들이랑 똑같은 재료를 하나하나 주문해서 만들었어. 테이블을 구해서 목재 위에 타일 본드라는 걸 발라. 그리고 타일을 하나하나 사이즈 맞게 재단해서 붙이고 그 위에 시멘트를 물에 개서 타일 사이에 채워서 말렸어. 그렇게 완성시키는 공정을 혼자 집에서 했지.. 하하

혜빈의 타일테이블 제작기.




취미로 : 인테리어 컨셉을 설명해줄 수 있어?

혜빈 : 일단 전체 공간의 공통이 되는 키워드는 노란색이야. 여러 인테리어 계정들을 보니까 명확한 콘셉트가 있는 게 좋더라구. 나만의 정체성을 살리고 싶어서, 원래도 좋아하던 노란색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어 :)


침실은 월넛 재질의 가구를 중심으로 노란색 패브릭을 채웠어. 중간에 포인트 컬러로 파란 소품을 배치했고. 체크 패턴을 좋아해서, 체크 무늬의 이불이나 베개 커버를 골랐지. 침실은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공간으로 만들었어. 벽에 붙인 엽서도 전부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 일러스트야.

월넛 재질의 가구와 노란색 패브릭으로 채운 침실.


거실은 요즘 유행하는 '미드 센추리 모던' 인테리어를 하고 싶었지만, 아직 미완성인 공간이야. 그래도 나름 철제가구로만 공간을 구성하여 최대한 통일성을 주려고 했어. 흔히 거실을 구성하는 소파와 TV 대신, 서재와 홈카페 공간으로 꾸며보았어.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가장 넓고 트인 공간에서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처음부터 거실을 서재로 꾸밀 생각으로 집을 구했지! 재택근무 하다가도 창 밖에 보이는 산과 하늘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져.

미드 센추리 감성을 표방한 거실.


작은 방은 벽지가 회색이라 빈티지 분위기를 내보았어. 저상형 침대를 중심으로, 빈티지한 일러스트의 엽서로 벽을 꾸미고, 커다란 몬스테라 화분을 배치했어.

빈티지 분위기의 작은 방.




취미로 : 인테리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뭐야?

혜빈 : 인테리어를 할 때는 가구들의 색감재질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해. 우리 집 침실은 가구들이 모두 월넛 색감의 나무 재질로 통일 되어 있어. 가구의 재질과 색감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예쁜 게 모여 있어도 어울리지 않더라. 근데 진짜 못생긴 체리 몰딩 집이어도 기본적인 톤을 맞춘 가구들을 배치하면 빈티지 인테리어처럼 보이더라. 통일성은 인스타그램에서도 매우 중요해. 글 하나하나가 좋더라도 그 피드를 딱 봤을 때 이미지 간 통일성이 없으면 안 되더라고. 피드의 분위기가 팔로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더라. 그래서 갈수록 어떤 위치에서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든 무조건 노란색을 포인트로 해서 올리고 있어.

전반적으로 통일감이 있는 혜삐하우스의 피드.




취미로 : 혜빈’s 홈의 재밌는 시스템도 있다던데?

혜빈 : 우리집에는 방명록 시스템이 있지. 친구들이 놀러오면 거기에 방명록을 적어야해. 친구들이 열심히 꾸며주더라고. 그림도 그리고, 폴라로이드 찍은 것도 붙이고. 귀엽지? 그 전에 살던 집에도 많은 친구들이 놀러왔는데, 놀러온 친구들에 대한 기록이 남지 않아 희미해지는 기억이 너무 아쉽더라구. 그래서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오면 커피 한 잔 내려주고 방명록을 쓰게 하는 규칙이 생겼어. 그동안 내가 요리를 준비할 시간도 벌고!

친구들의 흔적이 담겨있는 방명록.




취미로 : 취미로 인테리어를 하면 좋은 점이 있어?

혜빈 : 말해도 되려나..? 여기 있는 가구 거의 다 내 돈 안 들이고 샀어. 모션데스크도 받은 거고, 노랑 테이블도, 게스트룸 매트리스도 받은거야! 침대 프레임은 오늘의집 활동 열심히 해서 모은 포인트로 산 거야.

사진에 보이는 매트리스는 협찬으로 받은 것이다.




취미로 : 와우…..엄청난걸..그런 협찬은 어떻게 와?

혜빈 : 두 가지 방식이 있어. 첫번째는 인테리어 관련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본인 브랜드와 결이 맞는 인테리어 크리에이터를 선택하여 제품을 보내줘. 그래서 초반에는 노란색 아이템을 위주로 많이 받았던 것 같아. 우리집은 명확하게 귀여운 분위기에 노란색 포인트가 확실하니까, 제품이 내 인테리어 공간이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한거지. 

 최근에는 조금씩 먼저 협찬 제안이 들어오기도 하더라고. 모든 협찬을 다 받지는 않고, 내 인테리어의 정체성, 공간의 분위기와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브랜드의 제품만 받고 있지. 

협찬 받은 포스터. 공간과 잘 어울리는 모습.




취미로 : 많은 취미를 경험해 봤는데 홈인테리어만의 매력이 있다면?

혜빈 : 아무래도 집은 내가 계속 머무는 공간이니까 일상생활이랑 많이 밀접하잖아. 그러니까 인테리어를 하면 기분 전환하는데 좋아. 나는 재택근무를 하니까 계속 여기에 머무르거든. 집에 계속 조금씩 변화를 주면 일상에 활기가 되기도 해.

또 다른 매력을 생각해보면, 내가 인스타에 올리는 콘텐츠를 보면 인테리어 공간만 올리는 게 아니거든. 내가 집이라는 이 공간에서 즐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올려. 스스로를 크리에이터라고 부르기에는 좀 민망하지만..아무튼 콘텐츠를 계속 만들게 돼. 요리 과정을 촬영하기도 하고, 홈카페 커피 내려 마시는 영상을 올린다거나, 가구리폼하는 메이킹 영상을 만들거나. 집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홈 인테리어라는 이름 하에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 인테리어하기 전에는 영상 편집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인테리어를 통해 릴스 영상을 직접 만들어 올려보니 추억도 되더라. 친구들이랑 집들이 해도 요리 만들고 끝이 아니라 그걸 사진이랑 영상으로 남겨서 올리면 그 순간 순간들이 좀 더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아. '나'와 '집'의 '이야기'를 기록할 수 있는 취미라고 할 수 있지. 

집에서 레몬에이드를 만들어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




취미로 : 마지막으로 누나에게 취미는 뭐야?

혜빈 : 하고 싶은게 생기면 꼭 해야하는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인 나에게 취미는 필수 불가결이야. 보통 사람들에게 본업이 있고, 취미는 기타 선택사항 같은 느낌이잖아? 그런데 나에게 있어서 취미는 선택사항이라기보다는 필수적인 존재같아. 항상 무언가를 취미를 즐기고 있는 게 숨쉬듯 자연스러운 느낌? 내가 하고 있는 취미가 누군가에게는 쓸모 없어 보일 수 있어. 왜 굳이 집을 노란색 색감으로 예쁘게 꾸며야하며, 그냥 커피 마시면 되지 굳이 영상까지 찍어서 올려야겠어. 그런데 쓸모없어 보이는 행동들이 나에게는 오히려 가치있다고 느껴져. 그걸 해야만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면, 쓸모 없는 행위로 치부할 수 없지 않을까? 

혜삐하우스에서 해피한 혜빈:)




취미로 : 그치. 그래서 누나가 취미 부자가 되었구나. 앞으로도 더 부자가 되겠군. 나중에 누나 집에 놀러가서 방명록 쓰고 그래야지~

혜빈 : 오케이. 근데 우리집에 놀러오려면 장문의 집들이 후기를 써야 해!!

취미로 : 그림으로 그려줄게!ㅎㅎ



[혜삐하우스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hyeppy_house/


[취미로의 인스타그램 계정]

https://instagram.com/hobbyroad_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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