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사이드를 만족시켜야 하는 노가다가 필요하다는 것.
인사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플랫폼을 만들면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과 비슷하다.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로 창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플랫폼만 만들면 판매자도 소비자도 금방 늘어날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 플랫폼이 괜찮으면, 소비자도 판매자도 들어올 거야라고 말이다.
하지만, 플랫폼만으로는 아무것도 안된다. 판매자들은 소비자가 있어야 들어오고, 소비자들은 살게 있어야 들어온다. 항상 여기서 어려움이 생긴다. 아무리 혜택을 주더라도, 함께 늘어나지 않으면 모두 이탈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한쪽 사이드를 먼저 늘려야 한다. 그리고 적당히 확보한 뒤에 빠르게 다른 사이드를 늘려야 한다. 어느 한쪽이라도 부족하다면, 빠르게 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초기 창업 과정에서는 자금이 많지 않으니, 혜택 또는 이벤트를 많이 줄 수 없을 것이다.(자본금이 많거나, 투자를 많이 받았다면 다를 수 있겠다.) 그러면 처음에는 결국 노가다가 필요하다.
어떤 플랫폼이 되었건 판매자를 모으기 위한 노가다, 고객을 모으기 위한 노가다가 필요하다. 직접 판매자와 고객에게 찾아가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가입을 유도하는 과정이다. 보통 이 과정을 넘어가지 못해, 대부분의 플랫폼이 문을 닫게 된다.
우버의 창업스토리가 정리된 『우버 인사이드』의 내용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우버의 경우, 더 공격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각 사이드를 공략한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당연하게 생각하고, 쉽게 넘어가는 부분이 '전통적 형태의 노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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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스는 샌프란시스코의 리무진 차고를 돌아다니며 운전사들을 우버 서비스에 가입시켰다. 이 작업에는 고집과 끈기가 필요했다.(...) 신생 기업을 뒷받침한 것은 혁신적인 기술, 그리고 인간의 직감과 전통적 형태의 노력이 결합된 경영 방식이었다.
-『우버 인사이드』내용 중
플랫폼 서비스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HR 시스템에도 동일하게 적용이 가능할 것 같다. HR 시스템 역시 단순히 시스템을 만들어둔다고 모든 것이 잘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시스템을 만들 때부터 조직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찾아내고, 시스템을 만든 후부터는 각각 Needs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구성원이든 경영진이든 서로가 필요한 포인트가 맞아야 하고, 어디서든 먼저 시작해야 한다.(보통은 대표 또는 HR 담당자가 시작할 것이다.) 작은 기업의 경우, 경영진이 따로 나누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결국 각 개인별 Needs를 맞추는 접근이 필요해진다. 하지만 조직의 각 구성원들은 개별 Needs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모든 구성원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듣고 조율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 누군가가 초기에는 대표일 것이고, 어느 순간에는 HR 담당자와 리더가 된다. 이 과정 역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대부분의 조직은 구성원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없어서, 불평불만을 듣기가 힘들어서 듣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결국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그냥 직감으로 제도를 설계하고 구성원들에게 강요를 하게 된다. 그저 시스템을 만들면, 또는 조직구조를 개편하면 무언가 해결될 것 같지만, 실제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시스템을 만들고 나서 지속적으로 구성원들과 소통해야 한다. 소통을 통해 실제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이 함께 진행되어야만 시스템을 통해 일을 하는 방식을 바꿔갈 수 있는 것이다.
HR에 정답은 있다. 하지만 정답은 언제나 오래 걸리고 어려운 일이다.
그 과정을 실제로 해낼 수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