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로서 전한 작은 바람
코치로서 전한 작은 바람
코치로서 작은 바람을 불게 하다
코치로서 누군가에게 작은 바람으로 다가간 순간
제 인생 다음 챕터의 커리어를 "코치"로 결정하고, 그 목표를 글로 쓴 지 2주가 지났네요.
"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바람이다."
바람은 움직이는 것들을 통해 비로소 눈에 드러난다.
나의 코칭이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바람이 되길 바란다.
그 사이에 KAC 코치 자격증을 목표로 코칭 베이직 교육 1회차를 들었고, 이번 주말이면 교육이 끝납니다. 베이직 코칭 교육에 대한 것은 이번 주말에 교육 수료 후에 정리해보려고 해요! 이번 글은 교육보다는 제 인생의 첫 코칭 경험의 순간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베이직 코칭 1회차가 끝날 무렵, 강의해 주시는 봄코치 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오늘부터 코칭을 시작해 보세요!"
1일차 교육 과정에서 코치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로 'Practice, 훈련'을 말씀해주셨거든요. 아직 모든 걸 다 배우진 않았지만,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한 번 코칭실습을 시도해 보기로 했어요!
제 첫 코칭 고객은 저희 함께 일하는 팀원이었어요. 그 친구가 요즘 고민이 많아 보여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기도 했고, 제가 배운 코칭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코칭이라고 했으니, 실습이긴 하지만 "고객"이라고 표현해야겠네요 :)
첫 코칭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코칭을 어떻게 설명하지?'라는 것이었어요. 제가 고객에게 코칭을 실습을 부탁했으니, 코칭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코칭의 의미와 대화의 방향을 소개하는 나름의 인트로를 준비했어요.
"코칭은 고객 스스로 가지고 있지만 알아차리지 못한 해답을 찾아가는 대화이며, 코치는 그 여정에서 함께 걸으며 질문을 던지는 안내자입니다"
이렇게 준비하고 난 다음에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하지, 뜬금없이 '코칭 실습의 마루타(?)가 되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말 밖에 없더라고요. 코칭 교육을 받고 있고, 코치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실습 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솔직하게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코칭 시간을 정하고, 저는 부랴부랴 인트로부터 코칭 교육 때에 배웠던 것들을 다시 보았습니다. 많은 내용은 아니었지만, 보고 또 봤어요. 실습이긴 하지만, 시간을 내어준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코칭 시작 시간이 되어, 함께 마주 보고 앉아 간단히 스몰토크를 좀 하다가, 준비한 인트로와 함께 코칭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 살짝 벗어나긴 했지만... 다른 코칭 관련 웨비나에서 들었는데, 연사로 나온 코치님이 코칭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게 처음에 가장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역시 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칭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팁도 들었어요. "코칭을 설명하려 하지 말고, 경험하게 하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담, 컨설팅 등과는 다른 부분이기에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대화를 하면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어요. 실습을 하고 나서 보니, 다음에는 간단하게 설명하고 바로 대화를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코칭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이시라면 이 방법을 한번 써보세요. 저도 한번 시도해 보고...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첫 코칭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인트로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다행히도 제 고객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눠주었고, 생각보다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고, 보람 있었던 순간은 고객이 "잊어버렸던 꿈"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을 때였어요. 고객은 초등학교 때 품었던, 대학교 시절을 마지막으로 잊고 있던 꿈을 다시 떠올렸다고 했어요. 너무 오랜만에 그 꿈을 떠올렸다며 놀라워했고, 앞으로의 커리어에 그 꿈을 어떻게 녹여낼지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군요. 그 모습이 저에게도 큰 감동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더 호기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고객에게 궁금한 질문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코칭을 마친 후에는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인턴 친구가 제게 개인적인 궁금증을 많이 물어왔고, 저는 제 커리어 여정을 돌아보며 답해주었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2시간 30분이 흘렀습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깊이 빠져들었던 대화였어요.
마지막에는 고객을 해주었던 인턴 친구의 말 한마디가 제 머리를 때렸어요.
"어쩌면 이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일찍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코칭을 통해 서로를 그리고 스스로를 알아갈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코칭 대화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코칭 실습을 핑계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어요.
아직 코칭 자격증을 따지 않았고, 기초 교육의 1일차 교육을 마친 것이 전부이지만, 첫 코칭에서 고객이 잊고 있던 꿈을 다시 떠올리게 한 순간은 정말 특별했어요. 짧은 대화였지만, 그 대화 속의 무엇인가가 바람이 되어 고객 마음속 잊힌 꿈을 조금이나마 흔들어 알아차리게 한 것 같아, 저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제 인생 목표를 아주 작게 이룬 순간이기도 했네요. 이 대화로 고객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작은 바람이 불어 제가 잘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소중한 첫 코칭 경험이라, 이렇게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코칭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는 작은 바람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이 글도 누군가에게 작은 바람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