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패의 리더십
유방과 항우의 이야기를 다룬 초한쟁웅 51편을 모두 보았다.
초한지는 예전에도 읽어보았지만, 중화드라마로 보니 인물들의 세세한 느낌과 시대상황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한고조 유방에 대해서는 전혀 새로운 호감과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유방과 항우, 장자방과 한신 등의 스타일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었다.
항우가 모든 면에서 탁월해 보이나 왜 유방이 중국을 통일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들의 차이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초한쟁웅 드라마 51편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유방의 매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유방은 사람을 좋아한다.
본심부터 사람에 대해서는 호감을 가지고 차별을 하지 않는다.
평민출신인 점도 작용하고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에서도 드러나지만
그는 정말로 사람을 사랑하고 백성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는 어떤 누구도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막지 않는다.
거지건 부자건 사람에 집중한다.
무고하게 사람을 죽이는 것도 싫어한다.
어떤 사람이든지 만나면 호감을 가지고 대하고 그들을 자신과 소통하게 한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일단 듣고 얘기한다.
그의 사람에 대한 애정은 백성을 사랑하는데서도 나타난다.
진나라의 수도를 취한뒤에 그는 약식으로 3법만을 정해 공포한다.
관중사람들은 그가 다스려주기를 바란다.
한중에 들어가서도 왕궁을 지을 목재로 백성들의 집을 수리하게 한다.
정치적인 목적도 다분히 있었겠지만, 그 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바탕이 된다.
둘째, 유방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 말을 걸더라도 가급적 말을 존중해서 듣는다.
특히, 책사들이나 스승이 될만한 사람의 말은 만사를 제쳐두고 집중해서 듣는다.
그토록 좋아하는 여인들, 술과 함께 있더라도 경청할 때는 집중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이나 책사들의 조언은 무조건 따른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항우를 막아낼 때도, 한신에게 군사의 절반을 떼어 준다.
왕보고 미끼가 되라는 제안도 책사들의 의견이라면 존중하여 일단 따른다.
그토록 미워하게 된 한신도 70만대군의 총대장으로 다시 삼아 중용한다.
속으로는 증오하더라도 그 사람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반기며 말을 경청한다.
자신의 한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은 지인들의 의견을 구할 줄 안다.
셋째, 유방은 사람들과 소통할 줄 안다.
유방이 항우가 초대한 자리에 늦었서 말을 서둘러 몰고 가는 장면의 대사다.
"서두리자. 늦으면 밥없다!"
이 말을 들은 여치(부인)이 체통이 없다고 뭐라하자,
유방은 말한다.
어려운 말을 하면 군사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들이 가장 쉽게 이해하는 말로 소통한다.
항우는 여러번 유방을 죽이려했다.
그러한 위기때마다 유방은 마음이 통하는 소통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여러번 배신했었지만, 상대방과 소통하여 위기를 모면하고
나아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그 정도로 유방은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법을 안다.
그의 소통력은 사람들이 모이게 했고,
사람들이 조금은 서운하더라도 끝까지 따르게 했다.
그에 반해 항우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첫째, 항우는 마음속으로 사람을 차별한다.
명문가의 자재인 항우는 형제라하는 유방을 마음속으로는 항상 낮게 바라본다.
부하들도 마음속으로는 차별한다.
백성들도 차별한다.
무려 20만명의 군사를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하여 생매장한다.
유방이 차지했던 진나라수도를 항우가 점령하자 3일동안 생지옥이 되게한다.
군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온갖 방탕함과 혼란을 3일간 허락한다.
이때, 백성들은 항우로부터 마음이 떠난다.
그의 사람에 대한 차별적인 관심은
훗날 초나라사람들조차도, "항우가 천하를 통일하면 나라는 잔인해질것이라"는 뒷말을 남기게한다.
비록, 드라마속의 이야기이지만, 그의 곁을 떠나간 사람들을 보면
그의 차별적인 관계형성과 그 속마음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 부분이 문제가 되었다.
둘째, 항우는 자기 확신과 자부심이 너무 강했다.
항우의 아부로 불리는 제일의 책사 범증의 조언도 여러차례 무시되었다.
유방을 경계하고, 유방을 미리 제거하라고 수도없이 조언했다.
항우는 유방은 그런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설혹 유방이 힘이 커지더라도 쉽게 제압하리라 확신했다.
실제로, 항우는 유방과의 전쟁에서 패한 적이 없었다.
항상 압박했다.
초한전쟁의 타협점에서도 항우는 자신이 잘나, 자신있게 전쟁을 종결했다.
영토전쟁에서도 그 범위를 마음대로 통크게 정했다.
그만큼 매사에 자신감과 자신의 권위나 자부심을 지키는 방향으로 임했다.
한신에게 쫒기는 상황에서 강동으로 건너면 살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항우는 자신의 단 한번의 실패가 부끄러워
돌아가기를 멈추고 자결한다.
단 한번의 패배가 그의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셋째, 항우는 사람을 가려쓰고 빈자리를 채우지 않았다.
항우는 가히 전쟁의 신이다.
힘이나 지략이나 권위나 모든 것이 완벽한 주군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는 패도는 알았지만 왕도나 황도는 생각하지 못했다.
전쟁에는 능했지만, 왕이나 황제가 되는 자질은 부족했다.
범증이 죽은 후, 모든 일을 혼자서 결정했다.
빈자리를 채우지 않았다.
그의 주위에 있던 현자들은 무시되었고
그들은 항우를 떠나 유방에게 갔다.
유방은 난세에는 재능이 중요하다며, 사람을 재능에 따라 중용했다.
속으로는 함께 자란 동네지인들에 의존했지만, 겉으로는 능력으로 대하고 권한을 위임했다.
그러나 항우는 재능과 함께 덕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능이 있지만 덕이나 과거의 실수가 있는 인재는 속으로 차별했다.
심지어, 장자방처럼 재능과 덕을 갖춘 인재도, 그가 백성을 품을 마음이 없음을 알고서는
약하디 약해보이는 유방을 찾아 떠났다.
항우는 범증의 자리를 채우지 못한 채 유방과의 연승으로 전쟁의 힘을 보여주었으나,
2년 넘게 한 지역에 같혀있었다.
그 동안 한신은 북쪽으로 돌아 항우를 포위하는 형국을 만들었다.
항우가 멈춰 있는 동안 항우는 줄곧 이겼다.
그러나, 그 멈춰있는 시간이 그의 패인의 원인이되었다.
또 다른 영웅인 장자방과 한신의 이야기다.
장자방은 혼란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항우가 아닌 유방을 택한다.
실력과 주변여건 항우가 모든 면에서 우월했다.
유방은 평민출신으로 항우에 비해 보이지도 않는 존재였다.
그러나, 항우 곁에는 범증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항우는 패도는 알았지만,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덜했다.
백성들로부터 사랑받는 법에는 관심이 적고, 오히려 지배하는 욕심이 강했다.
장자방은 술과 여자를 밝히며 실력이 부족해 보이는 유방을 택했다.
그러나, 그는 유방을 가르치려는 자세로 대하지 않았다.
부드럽고 유방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했다.
유방의 생각이 틀릴 경우에는 강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안을 준비했다.
항상 경우의 수를 대비하고 시대의 큰 흐름에 맡겼다.
그는 완벽함을 추구하지는 않았지만, 대안을 준비했고
무엇보다도 백성들을 위했다.
그리고, 백성을 위하는 유방을 믿었다.
그의 화법을 보노라면, 유했다.
장자방은 적이 없었다.
유방의 최고의 책사인 그는 항우쪽 인사들과도 친했다.
그의 긴 호흡과 시대를 보는 통찰력은
유방에게 중국통일을 가능케 했다.
통일후 전국을 유람했다는 대목에서 장자방의 사람됨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황제는 아니지만, 다른 방식으로 세상의 법을 만들려했다.
이에 반해, 한신은 조금 다르다.
어렵고 어려웠지만 자존심은 유달리 강했던 한신.
그는 바지가랭이를 지나갔다.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서는 힘으로 뺏기고 비굴해보이지만 포기했다.
그러나, 그는 유방의 승인으로 대장군이 되었다.
그는 연승했다.
힘을 얻자 그는 유방으로부터 독립을 꾀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고 관망했다.
자신의 이익의 최고점을 찾는 모습에서 유방은 실망했다.
그는 항우를 상대할 수 있는 전쟁의 신이었지만,
그의 모습도 사람을 좋아하는 유방의 모습과는 달랐다.
실력을 갖춘 기회주의자의 모습이 엿보였다.
결국, 독립도 하지 못한채
자신의 책사들이 떠나보내며 유방에게 중국통일을 선물한다.
그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드라마는 유방이 강한 중국을 만들었다고 하며 마무리를 한다.
전에 읽던 초한지나 사람들이 얘기하던 유방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호색한에 능력없이 운이 좋은 사람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유방은 자신의 한계를 명확하게 읽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무엇보다도 전란속에서 백성 한명 한명의 목숨을 소중히여겼다.
긴 호흡으로 그때 그때 상황에서 임기응변을 잘했다.
전쟁없고 배부른 백성들이 함께 사는 천하통일이라는 긴 호흡속에서
그는 그때 그때 주어진 환경과 상황속에서
주변사람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행했다.
비참한 상황속에서 웃음을 잊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고,
나중에는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연극했다.
친구들과 술 한잔 하면서, 즐길 줄 아는,
현실에 치열하게 적응하면서 기다리며 사람들을 다독이며, 8년만에 천하를 통일했다.
그외에도 전쟁이 숫자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도 초한쟁웅을 통해 알게되었다.
10배 이상되는 군사력을 이기는 모습을 자주 본다.
군인들이 목적이 불분명하게 뭉쳐진 조합이었기에, 그 틈도 컷다.
전략과 응집력으로는 10배 이상의 숫자를 능가하는 모습이 있었다.
Open Mind와 Speed가 중요하다는 것도 엿보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모습은
민심이었다.
민심이 천심이었다.
민심의 지지가 초한전쟁의 승리를 결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