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본 나이듦 01 노인은 다 다르다

by 최학희

'나이듦에 관하여(Elderhood)'라는 책을 보고 설렜습니다.

지인들의 쓴 책들 중에 '나이듦을 즐긴다는 것'과 '나이듦의 품격, 그리고 책장에 꽂혀있는 '다시, 나이듦에 대하여'처럼 시니어라이프비즈니스를 연구하는 제게는 관심이 많이 가는 책입니다.

이 책이 설렌 이유는 아주 오랫만에 나이듦이라는 용어를 책에 적었다는 점이고,

의사인 루이즈 애런슨이 지은 점이고,

책의 두께가 무려 800쪽을 넘어간다는 점에서 입니다.

저자인 루이즈 애런슨(Louise Aronson)은 노인의학전문의의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의과대학의 교수입니다.






이 책은 나이듦에 대해 보는 관점이 조금은 색다릅니다.

바로 의사입장에서 바라보되, 인문학적인 관점을 가지고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도 처음에는 단순히 노년을 얘기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시작했는데, 의학이란 무엇인지, 나아가 인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까지 생각이 미쳤다고 서문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의사로서 노인을 대하면서, 노인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바람직한 노년의 모습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모할 수 있는지까지 노인들로부터 배웠다고 말합니다.

그는 책 26쪽-27쪽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인생을 얘기한다.

나의 노년이 상상하기도 싫은 구차한 생명 연장과는 다른 모습이길 원한다면, 오늘날 노인 의학의 현주소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현대인에게 인생 3막은 길고도 다채로운 무대가 될 것이다.

주인공인 우리들 각자에게 이번 무대가 어떻게 느껴질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의 태도에 달려있다.

부정적 선입견만 가득한 기존 통념의 틀을 깨부수고 한층 밝아진 눈으로 세상을 조망하면 새로운 선택지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

의사인 저자는 의사라는 바쁜 일상 속에서 만난 노인환자들의 삶의 관찰함으로써 노인 의학의 현실을 비판하고, 노인의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책에서 묻어나오는 저자의 고민과 관찰하고 경험한 시니어라이프에 대한 흔적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첫번째로 '노인은 다 다르다'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노인 의료 현실의 배경]

노인의료 현장에서 저자가 관찰 현실은 그 나름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가 느낀 의사가 노인환자를 대하는 기본 태도는 의료계의 과거의 관점은 24쪽의 내용에서 잘 나타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불로불사(늙지 않고, 죽지 않음)를 바라 왔다.

이 헛된 소망은 완벽한 완성품 기준에 미달하는 인간은 바로 폐기물 취급당하는 문화 풍조를 낳았다.

그런 사회의 울타리 안에서 운용되는 '치료 지상주의'의료 제도가 환자를 보듬는 의술과 충돌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62쪽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오늘날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20세기 의료계의 지배적 견해는 치료가 더 쉽고 보정 효과가 더 가시적인 젊은 성인들과 달리 노년층에게는 의료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아깝다는 것이었다.

그런 까닭에 노인 환자에게 의사들이 흔히 취하는 전략은 바로 웬만하면 무시하는 것이었다.

신경 쓸 일도 안 생기고, 돈도 안 들고, 꾀병 환자까지 막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였던 것이다.

20세기의 병든 늙이이는 사회생활도, 사교활동도 포기하고 병상에 누워 지내는 것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그저 비바람 피할 방 한 칸이라도 있고 배곯지 않는다는 데에 감사할 뿐이었다.

그러니 고령 집단에서 우울증, 비만, 근육위축, 욕창의 발생률이 유독 높았던 것은 당연하다.

그러다 1930년대에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다..'



[의사로 체험한 실제 경험]

루이즈 애런슨은 그가 의료현장에서 느낀 점을 솔직히 이야기합니다.

책 23쪽에서는 효과적인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합니다.

'노인들의 만성질환 관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훨씬 값어치 있는 것은 차라리 보청기, 주치의와 느긋하게 나누는 대화, 체조 교실 같은 것들 쪽이다. 병원 침대에 묶여 있을 때보다 몸도 마음도 더 편하고 내가 내 몸 갖고 할 수 있는 게 더 많으니 말이다. 그 덕분에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47쪽에서는 의료 제도의 목적과 실제 사이의 엄청난 괴리를 사례로 소개합니다.

'임상 현장에 있는 의사는 요주의 환자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때맞춰 처방전을 재교부해 주고, 환자의 질문에 응대하고, 환자를 병원에 오게 해 직접 볼 필요가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그뿐 아니다. 입원환자가 퇴원 후 외래 치료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돕는 것, 보호자와 가족들에게 주의사항을 확실히 전달하는 것 역시 의사의 몫이다. 이런 일들은 환자의 회복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데다가 길게는 몇 시간씩 걸리지만 어느 하나 의사의 공식 업무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임상 현장 최전방의 의사들은 늘 만성피로와 과로서의 위협에 시달린다. 환자들의 기대와 의사들의 요구는 늘 충돌하고 의료 제도의 목적과 실제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존재한다.'



그는 63쪽에서 고령환자 돌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고령 환자들은 자신과 대등한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의 간병을 받을 때 호전 속도가 가장 빨랐다.

그러면서 워런은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굳이 해 줄 필요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편이라는 명목하에 자꾸 다 주면 무기력과 의존성만 키울 뿐이라는 건데, 실제로 오늘날 도처에서 목격되는 이른바 '학습된 무력감'현상은 그녀의 예측이 정확했음을 증명한다.



[노인환자는 다 다르다]

그는 책의 초반부에 의료현실과 경험을 통한 괴리감을 알려줍니다.

또한 그의 실제 경험에 기초해서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핵심을 놓치고 있었다.

그 때 우리는 무슨 근거로 80대 노인과 젊은 성인의 우울증 치료 방법이 같을 거라고 단정했을까.

아흔이 다 된, 일반 성인의 반 토막만 한 할머니에게 몸무게 70킬로그램의 서른아홉 청년과 똑같은 용량을 처방해 놓고

난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합병증이 전혀 없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걸까... 80대 노인 앤은 나를 노인의학이라는 신세계로 인도했다.

정작 나는 이쪽으로 넘어온 지 여러 해가 지난 뒤에야 그 사실을 깨달앗지만 말이다.'



오늘 살펴 본 책의 내용 중에서 시니어라이프의 중요한 키워들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노인환자의 삶도 인생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노년에도 새로운 설레는 삶이 펼쳐진다.'

'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잔존능력을 유지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노인 의료와 돌봄도 삶의 질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 루이즈 애런슨 의사가 경험한 나이듦에 관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https://youtu.be/UoMTYHxxo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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