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4살, 유방암 진단을 받다.

아직은 덤덤하다.

6/5 건강검진 결과(이상소견)

6/8 집 근처 유방외과 초음파 및 총조직생검

6/17 결과 및 2차 ㄱ병원 초진

7/1 2차 ㄴ병원으로 옮겨서 다시 초진. 수술 결정 후 혈액/소변/MRI 검사 진행

7/3 CT

7/8 ㄴ병원 외래진료 (검사 결과) 및 뼈스캔

7/9-13 입퇴원 (7/10 수술)

7/17 수술 후 첫 외래진료

7/18 타목시펜 시작

8/5 방사선 (16회) 시작

“안타깝지만 결과가 암으로 나왔어요.”

오히려 의사 선생님의 표정이 나보다 슬퍼 보였다. 정작 나는 생각보다 덤덤했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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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년 받는 회사 건강검진에서 처음으로 우측 가슴에 이상소견이 나왔다. 딱히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였을 법도 한데 이번엔 왠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6/5 건강검진 결과(이상소견)를 받아서

6/8 토요일 집 근처 유방외과에 방문했다.

초음파를 보시더니 모양이 조금 안 좋은 1.5cm가량의 작은 혹이 있다고 하셨다. 추가로 조직검사를 권유하셨고, 바로 부분마취 후 총생검을 진행했다. 100명 중 4-5명 정도는 암으로 발견이 된다고.

하필 그다음 주 내내 미국 출장에, 주말에 잠시 서울로 돌아왔다가 6/17 월요일 저녁 비행기로 다시 출국하는 상황. 따라서 결과는 6/17 월요일 오전에 듣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바쁘게 지내며 문득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암이란 단어가 아직도 낯설고 어색하지만, 교통사고처럼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병이라고.

결과를 듣는 날. 혼자 갈까 하다가 왠지 누군가와 함께 가야 할 것만 의무감이 들어서 짝꿍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다.

상황은 빠르게 진행됐다. 안타까운 표정의 선생님, 놀란 내 짝꿍, 그리고 생각보다 덤덤한 나.

바로 2차 병원으로 연결을 해주셨고, 나에게 궁금한 게 있냐고 여쭤보셨다.

내가 선생님께 드린 단 두 개의 질문은

(1) 제가 응급한 상황인가요?

(2) 당장 주의해야 할 만한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등이 있나요?

답은 당연히 “응급한 상황은 아니고, 특별한 주의점도 없습니다.”

매일 약 1시간 정도는 걷기 운동을 하고, 주 2회 근력운동을 하고 매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삼시세끼 밥도 집밥으로 건강하게 먹는 나로선 사실 청천벽력일 수도 있겠지만 억울하다던지, 눈물이 쏟아진다던지 등의 반응은 오지 않았다. 나도 왜 이렇게 덤덤한지는 잘 모르겠다.

궁금하긴 하다. 왜 생긴 건지,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일부러 인터넷에 검색하는 일은 피하고 있다. 결국 나에게 맞는, 나에게 편한 방법이 옳은 길 아닐까? 그리고 공식적인 의료진의 조언을 따르는 것도.

가장 걱정인 건 엄마한테 어떻게 말하지… 지금도 딸 걱정에 매일같이 노심초사하시는 엄마인데.

아직까진 내 걱정보다 엄마 걱정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