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going to be a radical writer.
언제부터 인가 브런치의 [글쓰기] 버튼 옆에 [멤버십 작가 신청]이라는 버튼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인 페이지에는 멤버십 작가들의 글 중 [오늘만 무료]로 선정된 (이걸 브런치 측에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작가가 오픈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글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눈에 “오, 구독자 수가 많은 경우 후원을 받는 시스템을 구현했나 보군!”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의외로(?)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동시에 하게 되었다.
지금은 좋든 싫든(사실 저는 싫다-에 가까워요) 구독의 시대다. 특정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그것을 한 번에 큰 재화를 들여 결제하고 구매하는 것이 아닌, 은은하게(?)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재화가 슬금슬금 오래오래 차곡차곡 빠져나가는 시스템이 정착된 것이다.
내 직업인 “작가”는 벌이가 일정치 않다. 때문에 일정하게 재화가 솔솔 빠져나가는 구독 서비스가 사실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아니 이번 달에는 작품이 한 점도 팔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구독료를 낸다지?”라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다. 작가의 작업이란 결코 정기적으로 꼬박꼬박 팔리지 않는다.
물론 때에 따라 회사의 직원이 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면서 최소한의 생계와 필요한 구독 서비스들을 이어 나가고 있지만, 아무튼 소비자로서 구독 서비스란 장벽은 생각보다 나를 숨차게 만든다.
하지만 이와는 정 반대로, 생산자의 입장으로서 나는 내 작업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려면 역시 구독 방식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꾸준히 해 왔다. 왜냐하면 사진(이미지)을 소비하는 방식이 이제는 과거와 전혀 다르게 변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주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미술작품을 큰 재화를 들여 구입하고 자신의 집이나 갤러리에 보관하는 시대가 아니다. (물론 아직도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존재합니다.) 대신 우리는 대체로 손바닥 안의 화면에서 그것들을 보고 즐기고 소비한다. 이것은 좋고 싫고 혹은 옳고 그르고의 가치판단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삶의 형태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도비나 유튜브, 넷플릭스 애플뮤직 같은 회사들과 서비스가 그런 흐름을 먼저 알아차리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그에 맞춰 재구성한 것을 볼 때 사실 처음에는 “이런 영악한 녀석들!”이라는 기분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 그들이 수많은 불법 복제물들과 전쟁을 치르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런 시각으로 보자니 문제(?)는 나의 금융 시스템이 이들처럼 일정한 기간에 맞춰 일정한 재화를 버는 일반 셀러리가 아니라는 것에 있을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간간히 직장을 다니는 동안은 나도 애플리케이션이나 음원 등의 구독 서비스를 부담 없이 이용했다. 아휴 참 뭐든지 상대적인 것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나서 나 스스로에게 생산자로서 포커스를 맞추어 보니 어쩌면 나야말로 구독이라는 시스템에 들어맞는 무엇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특히 사진이란 특정 분야를 보자면, 이제는 더 이상 19세기, 20세기식 소비 패턴과 사진이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애초에 하루에 수억 장 이상의 사진 이미지가 생성되고 소비되는 이 시점에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가치를 부여받은(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곳에서) 사진 작품이 극소수의 사람들의 거실이나 서가, 갤러리에 안착하는 것을 상상하면 그것은 결국 그들 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으며 거기에 내 작업을 대입해 보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휘발성이 너무도 강하지만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을 꾸준히 이용하는 것이 그나마 내 작업들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나에게 일정한 기간 일정한 수입이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그것을 제공해 주는 독자들에게 계속 일정하게 좋은 이미지(적어도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한)를 지속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바로 요 며칠 전에 살려낸 홈페이지처럼, 그냥 내 모든 것을 몽땅 보여주는 형태의 웹 생태계에서 도대체 어떻게 그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라는 막막함을 넘어서기 힘들었다. 때문에 고민의 골이 깊어지는 찰나에, 브런치의 구독 서비스가 눈에 들어왔고 “어? 이건가?!”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지속적으로 나의 변화하는 사진, 영상 작업들과 그런 작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 혹은 그 과정에 미치기까지 필요했던 사유들을 정리한 강의(비슷한 무엇)등등을 연재와 구독이라는 형태로 자리매김하여 나누는 것이 마치 꼭 맞는 옷을 입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때마침(?) 어제 올린 글이 감히(?) 독자 분들께 “이제 그냥 1:1이라 생각하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 외치는 글이었으니, 앞으로 내 작업과 글들을 구독의 형태로 바꾸고 일어날 일들에 대해 각오가 단단히 되는 시발점이 아닌가 싶기도 할 정도다. 아마 구독을 해 주시는 독자가 단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그분에겐 분명 어떤 종류의 질문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무런 질문이 없어도 제 멋대로 강의는 계속될 것이긴 하지만요. 게다가 하나 더, 어떤 분야에 대해서도 제가 견해를 낸다면, 훨씬 맹렬하고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까지처럼 두루뭉술하고 부드럽게(!?) 쓰는 것보단 훨씬 짭짜름(레디컬) 할 것이란 건 약속드립니다. :-)
PS | 독자분들이 한 달에 한 장이라도 쓸만한 배경화면(컴퓨터든 핸드폰이든)이라도 얻어갈 수 있다면 또 괜찮지 않겠는가? 하는 바람도 들고,
PS2 | 만약 원고 마감 기간 안에 그런 이미지를 만들지 못했을 경우 왜 그렇게 바빴는가를 실시간적으로다가 보여드리면 또 재밌어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하여, 과감하게 브런치 멤버십 작가 신청을 하러 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