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종점투어 사진일기, 이어서

지금이라면 분명 못한다고 할 테지? 네! 당연하죠!

by Hod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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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EY ISLAND


Pier의 끝에 도달하면 이렇게 경치도 구경하고 데이트도 하고 낚시도 하고 세계적인(비꼬는 게 아닌) 코니 아일랜드의 명성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그늘막(?)도 있다. 확실히 한적하게 여유로움을 즐길 수만 있다면 꽤 운치 있는 장소라고 확신한다. 물론 그런 장소야 세상엔 많지만 자유의 여신상이 서 있고, 마천루가 즐비한 뉴욕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에 이런 휴양지가 있다니 그것도 기분이 오묘하다.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돌아갈 나는 좀 불안 불안했지만.


피어의 끝에서 바라본 코니 아일랜드 보드워크 서쪽 끝 지점, 은 대충 저런 모습입니다


그리고 지나온 동쪽을 바라보며 돌아가면


이런 일광욕 시설(?)도 만나게 됩니다


온 김에 서쪽 끝을 한 번 찍어주고 돌아가기 시작하는데...


자, 고생문은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다시 화려한 중간지점인 루나파크로 돌아와 맨해튼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본 게 지도 제일 밑의 - 자 모양 브라이턴 비치에요 이거보다 20배는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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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관광지역을 벗어나 생활구역으로 들어오면 바로 자동차도로가 시작됩니다


관광구역을 벗어나 잠시 생활구역을 거쳐 다시 길게 뻗은 벨트 파크웨이 자전거 도로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 시점부터 상당히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도로의 주인공이 더 이상 자전거가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뉴욕은 전체적으로 자전거의 파워가 상당하지만 아무래도 주-부가 확실한 이런 도로에서는 자전거 운행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영차- 하고 벨트 파크웨이를 타고 베라자노 네로우 브리지를 바라보며 맨해튼 방면으로 직진


인데 멀어요. 멀다. 보기보다 멀다고!


후욱후욱 일단 지나갑니다


20140923_L1001352.jpg 고백하자면 이 시점에서 체력과 정신력은 이미 고갈됐습니다


하지만 저 멀리 맨해튼이 보이는 순간 감격의 에너지 풀 도핑


에이 이제 다 왔네 집에!


분명 초록색 길이 자전거 도로지만 인생은 실전이죠 | 공사 중인 수많은 도로들을 우회좌회 합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잠시 벗어나 시내길로 접어들어도, 자전거 표시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이쁜 벽화도 찍어주고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맨해튼으로 넘어가는 지점인 브루클린 브리지 근처에 도착


20140923_L1001399.jpg 반갑다 야!


흑흑 집이 있는 섬으로...


오른쪽에 맨해튼 브리지가 보이고 정면엔 원월드 트레이드센터가 보이네요 해는 이미 기울었고요!


사랑하는 연인의 러브샷이 부러운 것보다 저무는 해가 야속하고 조바심 났다는


20140923_L1001443.jpg 하지만 건축물의 아름다움은 또 알알이 느껴집니다


해가 너무 아름다워 기념샷 계속 찍고... 저 신발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 또
이렇게 한 장, 아저씨는 모르는 분입니다


자, 이렇게 맨해튼 본 섬에 도착하고 다시 집까지 40분 정도 달렸어야 했는데, 사진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당연한 얘기지만 찍은 사진이 없어 찾을 수 없었다.


이것이 (그날) 오늘의 마지막 사진 | 저 멀리 집(?)인 조지워싱턴 브리지가 보인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진을 찾아보니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다 구워 먹은 후의 부엌사진(이런 사진이 전 많습니다 왠진 모르겠지만)뿐이네요


애초에 용두용미가 될 것도 없는 자전거 투어였지만 정말로 슈퍼 한(super) 용두사미의 자전거투어였습니다. 이게 변명을 할라치면 다 영어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말이죠, 아무리 내가 현재 이곳에 살고 있다고 해도 나에게 자명성이 없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늘 긴장을 품고 산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 만으로도 개인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은 두 배 세 배가 된다. 내가 양화대교에서 천호대교까지 가는 것보다 훨씬 힘든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가 과연 정말로 나를 품어주는 내 동네인지, 그것은 그 시절의 그곳 정서와 나의 정서 그리고 많은 사정들이 적절히 맞아떨어져서 만들어지는 것일 테다. 2026년 지금, ICE라는 무소불위의 세력이 창궐하는 시점에서 어떤 외국인들이 미국을 자신의 두 번째 집으로 여길 수 있을까?


어휴, 고작 십 년도 채 안되게 살았던 곳이지만, 그래도 감히 인생의 황금기(?)에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나오면 중언부언하게 되네요. 아무튼, 뉴욕은 자전거 타기에 재밌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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