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면 분명 못한다고 할 테지? 네! 당연하죠!
Pier의 끝에 도달하면 이렇게 경치도 구경하고 데이트도 하고 낚시도 하고 세계적인(비꼬는 게 아닌) 코니 아일랜드의 명성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그늘막(?)도 있다. 확실히 한적하게 여유로움을 즐길 수만 있다면 꽤 운치 있는 장소라고 확신한다. 물론 그런 장소야 세상엔 많지만 자유의 여신상이 서 있고, 마천루가 즐비한 뉴욕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에 이런 휴양지가 있다니 그것도 기분이 오묘하다.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돌아갈 나는 좀 불안 불안했지만.
관광구역을 벗어나 잠시 생활구역을 거쳐 다시 길게 뻗은 벨트 파크웨이 자전거 도로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 시점부터 상당히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도로의 주인공이 더 이상 자전거가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뉴욕은 전체적으로 자전거의 파워가 상당하지만 아무래도 주-부가 확실한 이런 도로에서는 자전거 운행이 쉽지만은 않다.
자, 이렇게 맨해튼 본 섬에 도착하고 다시 집까지 40분 정도 달렸어야 했는데, 사진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당연한 얘기지만 찍은 사진이 없어 찾을 수 없었다.
애초에 용두용미가 될 것도 없는 자전거 투어였지만 정말로 슈퍼 한(super) 용두사미의 자전거투어였습니다. 이게 변명을 할라치면 다 영어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말이죠, 아무리 내가 현재 이곳에 살고 있다고 해도 나에게 자명성이 없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늘 긴장을 품고 산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 만으로도 개인이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은 두 배 세 배가 된다. 내가 양화대교에서 천호대교까지 가는 것보다 훨씬 힘든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가 과연 정말로 나를 품어주는 내 동네인지, 그것은 그 시절의 그곳 정서와 나의 정서 그리고 많은 사정들이 적절히 맞아떨어져서 만들어지는 것일 테다. 2026년 지금, ICE라는 무소불위의 세력이 창궐하는 시점에서 어떤 외국인들이 미국을 자신의 두 번째 집으로 여길 수 있을까?
어휴, 고작 십 년도 채 안되게 살았던 곳이지만, 그래도 감히 인생의 황금기(?)에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나오면 중언부언하게 되네요. 아무튼, 뉴욕은 자전거 타기에 재밌던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