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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do Lee Aug 07. 2020

Voigtländer NOKTONs

보이그랜더 녹턴 35mm, 21mm VM 렌즈 소개



저는 최근에 제 주 카메라를 라이카의 M시스템에서 SL2시스템으로 옮겼습니다. 그 이유는 연사, 오토포커스 그리고 동영상 등 보다 여러 기능 범위를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SL2시스템은 카메라의 다용성 만큼 그 크기와 무게가 더 나갔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하던 작고 가벼운 M시스템이 머릿속에서 너울거렸습니다. 그러나 자금 사정상 SL2시스템과 M시스템을 둘 다 운용하긴 아무래도 무리였습니다.


같은 35mm f1.2 NOKTON을 장착한 M10-P와 SL2 [SL2에는 어댑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생각해 본 것이 평상시에는 소위 말하는 크로스마운트-이종교배- 방식으로 SL2에 L to M 어댑터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작고 가볍고 부담 없는 M시스템 렌즈를 사용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SL과 M 마운트는 다른 시스템이지만 그래도 한 회사에서 제작했기에 완전히 다른 회사의 렌즈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나름 편의성이 높은 편이란 것과 화질에 큰 손해가 나지 않는다는 점도 ‘당장 해 보고 싶다!’는 병을 도지게 한 이유기도 합니다. 하지만 M 마운트의 현행 렌즈들을 사기엔 확실히 가격적 무리가 컸습니다. 이미 오토포커싱이 되는 걸출한 SL렌즈들을 필요한 만큼 구매해 놓았는데 겹치는 화각에 큰 지출을 하긴 어려웠습니다.



그때 눈에 띈 것이 바로 보이그랜더의 35mm F1.2 NOKTON III였습니다. 크기와 무게가 이전 버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어 라이카의 현행 SUMMILUX FLE 버전과 같은 무게가 된 데다 부피도 비슷한데 , 밝기는 1.2에 최단거리가 50cm라는 획기적인(?) 스펙에 관심이 갔습니다.

Voigtländer 35mm f1.2 Aspherical NOKTON III (버전 3)


게다가 보이그랜더의 35mm f1.2는 같은 스펙의 벌써 세 번째 렌즈라 그 이전 세대 렌즈들 보다 분명 많은 개선이 있었을 것이란 기대감까지 작용해 저는 VM 35mm f1.2 Aspherical 렌즈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스펙상 동일한 35mm f1.2 NOKTON II와 III의 크기 비교 샷입니다


제조사 설명상 길이가 20% 무게가 30%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실측상 버전 2가 500그램, 신형 버전 3가 330그램대(캡과 필터 등에 의해 약간의 오차 발생 가능)였습니다. 또한 길이도 많이 짧아졌습니다. 그리고 역시 무게는 엄청나다고 할 만큼 가벼워졌습니다. “이 정도면 완전 매력적이지! 클로즈업 어댑터를 사용하면 렌즈 설계 영역 밖의 접사도 찍을 수 있고!”!


여기에 또, 35mm 녹턴을 쳐다보다 관심이 간 렌즈가 21mm f1.4 녹턴이었습니다. 저는 M 시스템을 사용할 때에도 21mm f1.8 ULTRON을 자주 사용했기 때문에 f1.4라는 동급 최대 밝기로 나온 새 렌즈에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50cm인 최단거리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이카의 SUMMILUX f1.4 렌즈와 달리 아무 필터나 사용할 수 있는 점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Voigtländer 21mm f1.4 Aspherical NOKTON


이렇게 여러 자기 합리화 과정을 거쳐(…) SL2와 사용할 에브리데이 렌즈 라인업이 슬금슬금 구축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50mm 1.2 NOKTON까지 구해 녹턴 3 신기를 구성하는 방법이 제 욕심의 끝이었으나, 일단 광각 쪽 두 렌즈를 먼저 사용해 본 후 마지막 화룡점정으로 50mm를 구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럴만한 35mm f1.2와 21mm f.14의 매력 때문에 이렇게 리뷰를 쓰고 있으니까요.


21mm / 35mm NOKTON SPEC


이번 렌즈들은 렌즈 본체에 구면수차 제어를 위해 비구면 렌즈를 사용했다는 Aspherical이라는 글자를 넣지 않았습니다. 오직 박스와 설명서 등에만 그 사실을 표기해 놓았는데, 아마 이제는 고화소 디지털카메라 시대에 걸맞게 당연(?) 히 특수렌즈들이 설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굳이 표기를 하지 않은 것이라 추측해 봅니다.


저는 공학자가 아니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저분산 렌즈나 비구면 렌즈 등의 특수렌즈들이 설계에 들어가면 상대적으로 좋은 화질 확보와 렌즈의 소형화가 가능한 경향성이 있다고 합니다. -출처 : 월간 VDCM 다나카 키미오- 때문에 35mm f1.2 III의 경우 전 버전에 비해 소형 경량화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또 21mm 역시 이전 버전인 21mm f1.8 보다는 크기와 무게가 모두 커졌지만 밝기가 밝아진 것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하드웨어 전문가가 아니어서 명확한 수치나 설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실제 제가 렌즈를 사용했을 때의 감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렌즈의 스트로크 길이는 130도라고 합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정확 치는 않습니다!


만듦새의 경우는 제 기준에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오랫동안 라이카의 현행 렌즈들을 사용했기 때문에 포커싱 놉(knob)이 없는 것에 쉽게 적응이 될까 걱정을 했지만 두 렌즈 모두 걸리거나 덜그럭 대는 느낌 없이 아무 부드럽게 초점 링을 조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단 초점거리가 짧아져 그만큼 렌즈의 포커싱 길이(스트로크 길이 130도)가 길어져 적응기간이 조금 필요했습니다만 70cm까지의 스트로크가 길어진 것이 아니고 그 안쪽으로 더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35mm의 경우 가벼워지고 작아진 만큼 핸들링도 편했습니다. 21mm의 경우 마치 라이카의 Noctilux를 연상캐 할만한 구경이었지만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SL2에 사용할 경우 무게의 밸런스가 아주 좋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SL렌즈들의 경우 35mm f2가 600g대, 16-35가 900g을 훌쩍 넘습니다. 물론 제짝 렌즈들 또한 성능이 발군이며 오토포커스가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녹턴 렌즈 들은 말한 대로 평소 가볍(?)게 사용하기에 좋게 느껴졌습니다.


35mm at f1.2
35mm at f2


화질의 경우 35mm는 개방 시 약간의 글로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댑터를 통해 초근거리를 촬영할 때) 글로우는 개인마다 렌즈의 단점으로 혹은 특징으로 여기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제 경우 개방에서 저 정도의 글로우는 납득 가능한 수준이며 때때로 분위기를 위해 일부러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은 f2로 조리개를 조인 것으로 글로우가 많이 사라진 것이 확인됩니다. 


21mm의 경우는 개방부터 글로우가 거의 없는 현대적 표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어댑터를 사용해 초근접 촬영을 자주 하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보장하지 않는 화질 영역도 자주 사용합니다. 그런 재미가 있는 것이 바로 어댑터 사용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샘플 사진들입니다.


21mm at f1.4
21mm at f1.4 강아지 그림 풀 크롭


21mm at f1.4 강아지 그림 풀 크롭


35mm at f1.2
21mm at f1.4
21mm at f1.4
35mm at f1.2
21mm at f4
35mm at f1.2
21mm at f1.4
35mm at f.4
21mm at f1.4
21mm at f1.4


이 두 렌즈를 구입한 날이 7월 23일이라 지금까지 약 2주가 좀 더 지났는데 도무지 밝은 날을 만날 수가 없어 실내에서 개방 테스트(?)만 실컷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 렌즈 모두 현대 렌즈의 쌈박(?!)한 표현력을 지닌 프라임 렌즈라는 생각입니다. 제 경우 오리지널 SL 렌즈보다 상대적으로 작고 가벼운 데다 각각 f1.2 f1.4라는 아주 밝은 밝기 그리고 어댑터 사용으로 초근접 촬영이 가능한 등 이종교배의 장점까지 더해주는 요즘의 최애 렌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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