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는 아침
밤이 오는 게 싫고 자기도 싫고 잠드는 게 무섭고 그렇다고 시간을 보내는 것도 쉽지 않고 매 초마다 불안하고 재미없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다. 어떠한 글이나 영상도 사람도 재미가 없고 그저 유튜브에서 알엔비팝이나 틀어놓고 멍이나 때린다.
왜 사는 건 재미가 없을까. 자유라는 건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나는 각자 자유의 시간이 다르다 생각한다. 나는 육아와 아내의 역할이 있지만 일은 하고 있지 않은데(아르바이트는 하고 있지만) 그 남는 자유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사는 게 즐겁고 웃게 될까.
남편이 하루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암흑 같아.
그 한마디가 내 머리를 때리는 것 같았다. 맞아 나 지금 암흑 같아. 사는 게 너무 버겁고 재미없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나한테 방법을 좀 알려줄래?
오직 아이에 대한 감정만이 살아있는 기분이랄까. 내 보은 같은 아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죽어있는 것 같다. 정신과에서는 아마 울증 상태일 거예요라고 하겠지만 언제까지 내가 약을 먹으며 버틸 수 있을까 싶다.
Just keep going. Just do it.
지금 내게 할 수 있는 말은 이 두 개인데 매 초가 암흑 같다. 어쩔 땐 감옥에 있으면 지금보다 더 편안할까 싶기도 하다. 감옥에 있으면 최소한 정해져 있는 삶이니까.
연기자 배우를 꿈꾸고 나서 정말 행복했는데 그 연기조차 재미없어지니 정말 바닥인 기분이다. 그래도 계속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매일 연습해 보고 거울 보고 웃어본다. 내 마음의 허전한 어떠한 것을 채우려 탓을 돌리려 다한증 수술도 예약했다. 그래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내 인생에서 힘든 다한증 때문일 거야 하고.
나는 손 발 겨드랑이에 땀이 과다하게 많고 어릴 땐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고 학생 때는 시험지가 젖어 휴지를 몇 장씩 쥐어가며 공부했고 성인이 돼서는 예쁜 굽 높은 구두도 못 신어봤으며 지금은 아이가 물어본다. 엄마 손에 땀이야? 이젠 수술할 때가 온 것 같았다. 아이가 싫어할까 봐.
빛 좋은 개살구. 언제 빛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