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넌 지금 어디?_오후
다시 여자가 되고 싶은 때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백 퍼센트 깨달은 때
난 지금 그래. 34.
어떻게든 젊어 보이고 싶고 더 이상 늙기가 싫고 눈에 살짝 뵈는 거 없이 여러 영양제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이거 먹으면 여드름 염증 박멸! 이거 먹으면 말라짐! 이런 대놓고 광고글에 구매를 하는 내 모습을 보며 놀랍기도 기이하기도 짜증 나기도 웃기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매일 반복되는 일주일을 자투리 시간을 인스타그램에 쏟으며 온갖 영양제를 사고 있고 그게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은 오래 안 먹어봐서 모른다.
가땡시니아 판땡힐 먹어보고 후기도 써볼까.
나의 오후는 씻고 난 후 결정된다. 위이잉 드라이기를 키는 순간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스케줄과 아차 싶은 몇 가지들.
정말 신기하게 매일매일 놓치는 것을 드라이기 키는 순간 알아챈다.
“아이씨” 내가 혼자 있을 때 가장 첫 감탄사가 바로 이거다.
약속을 미루고 만들고 고치고 바꾸고 모두 드라이기 시간에 한다면 믿을까? 껐다 켜었다 하지만 사실이다.
옷은 대충 보이는 대로 꺼내 입고, 스타일러 거울로 옷태 좀 본다음, 쿠션팩트로 돈가스 만들 때 고기망치로 고기 때리듯이 미친 듯이 두드려주고 눈썹 슥슥 그리고 가방 들고 나온다. 입술은 틴트립밤으로 죽죽 그어주고 윗입술 정리만 손가락으로 쓱. 참고로 가방은 전날에 싸놓는 편이다.
나가기 전 텀블러 챙기는 것을 잊는 것도 태반이다.
난 에코주의! 텀블러 매일 들 거야! 하고 큰 맘먹고 산 텀블러인데 집에서 물컵장식이나 하고 있다.
나의 오후는 일주일에 네 가지로 나뉜다.
1. 아르바이트 - 하원 - 집 or 도서관/놀이터/등등
2. 학원수업 - 하원 - 집 or 도서관/놀이터/등등
3. 학원연습 - 하원 - 집 or 도서관/놀이터/등등
4. 집 - 야외 -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