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한 친구가 사는 곳으로 잠시 다니러 갔다 왔다.
버스 정류장에서 친구 집으로 걸어가는 길.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아침.
산길을 홀로 산책하다 찍은 사진.
이 깊은 산 속에 아무도 없다.
오랜만에 맛보는 고요함.
호박잎이 무성한 뒤켠 테라스.
이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친구는 바질과 토마토를 직접 키워서 먹는다.
친구가 만든 바질페스토로 내가 파스타를 만들었다.
바질페스토가 있으면 파스타를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면을 삶아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마늘을 살짝 볶다가 면이 익으면 팬에 면과 토마토를 투하.
잘 뒤적거린 뒤 불을 끄고 바질 페스토를 넣어서 섞어주면 끝이다.
십 분 만에 완성되는 맛있는 음식.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마지막에 후추를 훗훗 뿌려주면 끝이다.
그녀는 직접 담근 복숭아청으로 만든 쥬스를 내왔다.
소박한 밥상.
친구 부부는 스콧니어링과 헬렌 니어링처럼 살고 있다.
소비하는 삶에서 생산하는 삶으로.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다.
집 골조만 전문가에게 맡기고 모든 외관과 가구는 친구의 남편이 모두 스스로 만들었다.
지금도 망치와 나무만 있으면 뚝딱뚝딱.
집을 짓기 까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나로서는 결코 엄두가 나지 않지만.
천천히 뚜벅뚜벅 쉬어가며 조금씩 하다보니 집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결코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마음만은 넉넉한 사람들.
테라스 아래에서는 고양이들이 낮잠을 잔다.
뭘 보냐옹?
낯을 가리지 않는 새끼 냥이들.
온 천지가 이들의 놀이터다.
집에 두고 온 뚱냥이 두 녀석이 생각나서 마음이 짠했다.
그녀가 준 토마토 소스.
직접 키운 토마토를 듬뿍 넣고 마늘과 양파와 바질, 표고 버섯을 아낌없이 넣고 끓인 맛있는 소스다.
직접 만든 바질페스토도 한 병 나눠주었다.
어찌나 바질을 아낌없이 넣었는지...
집에 있는 바질 화분 두 개로 아껴가며 뜯어먹는 나로써는 부러울 따름...
서울 집으로 돌아와서 친구가 준 소스로 파스타를 만들었다.
생바질도 듬뿍....
통밀 푸실리를 데쳐서 소스에 투하하면 끝인 간단한 요리.
감칠맛이 가득하다.
그녀가 준 토마토를 숭덩숭덩 썰어 생바질을 올렸다.
입안에 향이 가득하다.
부자가 된 느낌. 바질 부자.
조만간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