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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열무호두 Mar 08. 2021

방구석 운동의 끝판왕 케틀벨 스윙

초보 채식러의 운동이야기

저는 몇 년동안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해왔어요. 처음에 도전했던 것은 푸쉬업이었습니다. 채식을 하기 전에는 푸쉬업 한 개도 힘들었는데, 채식을 본격적으로 하고 푸쉬업 연습을 했더니 한 번에 스무개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을 찾기 위해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산 것은 케틀벨 8킬로짜리. 케틀벨 스윙을 하고 싶었지만, 허리에 무리가 간다는 말에 일단 케틀벨 데드리프트부터 시작했습니다. 케틀벨 데드리프트로 자세에 대한 감을 익혀가다가 본격적으로 케틀벨 스윙을 시작한 것은 세 달 전부터였습니다. 


케틀벨 스윙은 칼로리 소모 끝판왕입니다. 유산소와 근력운동의 장점을 둘 다 갖고 있어요. 저는 8키로로 시작했는데도 5분만 하면 폐가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피곤해서 점심 때는 꾸벅꾸벅 졸았어요. 하지만 하루 종일 살이 빠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몸무게를 안잰지 오래되서 얼마나 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몸에 탄력이 많이 생겼습니다. 케틀벨 스윙을 15초하고, 15초 쉬고 이런 식으로 타바타 식으로 진행했더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다른 운동 한 시간 하는 것보다 케틀벨 운동 20분이 훨씬 효과가 좋아요. 그래서 저는 제 운동 스케줄에서 다른 타바타 운동을 다 빼버렸습니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면 케틀벨 스윙을 했습니다. 


케틀벨 스윙은 최강의 다이어트 운동입니다. 그리고 힙업에 아주 좋은 운동이예요. 스윙을 하다보면 엉덩이가 빵빵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윗엉덩이에 탄력이 생기더라구요.. 많이 먹은 날 다음날도 케틀벨 스윙을 한 20분 따라하면 금방 땀이 비오듯 하고 몸의 부기가 빠졌습니다. 남편은 추운 겨울 아침에 땀에 젖은 채 만신창이가 되어 샤워하러 들어가는 저를 보고 혀를 끌끌 차더군요. 땀이 진짜 무지하게 많이 납니다. 심박수 올리는데는 최고죠. 그리고 코어에도 좋은 운동입니다. 케틀벨 스윙 운동을 하고 나서 물구나무 서기 자세를 할 때 발을 차올리지 않고 그대로 다리를 쭉 뻗은 채 위로 올릴 수 있게 되었어요. 코어의 힘이 강해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방구석 운동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자세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잡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케틀벨 스윙은 좋은 운동이지만,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자세를 똑바로 해야 합니다. 스윙을 하기 전에 힙 힌지에 대한 감각을 익혀 놓아야 합니다. 힌지는 경첩이라는 뜻입니다. 경첩처럼 고관절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이죠. 스윙을 잘하려면 힙힌지 자세가 정확하게 되어야 합니다. 유튜브에 힙힌지를 검색하시면 가르쳐주는 채널이 엄청 많습니다. 힙힌지 자세가 정확하게 되지 않으면 무릎과 허리에 무리가 갑니다. 그리고 호흡도 중요하죠. 헬스장도 닫고 저희 집 근처에 케틀벨 지도자 체육관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유튜브 채널과 인터넷을 통해서 자세를 연구해 나갔어요. 자세에 대해서 가장 많이 도움을 받은 채널은 아찌의 운동티비 입니다.  몸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하신 분 같아요. 가장 큰 득이 되었던 조언은 허리를 과신전시키지 않기 위해서 일어설 때 아랫배를 위로 당길 것(필라테스 호흡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몸통에 팔을 붙여서 옆구리와 광배근에 힘을 줄 것 등등입니다.


처음에는 자세를 잘 못잡아서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어느날은 허벅지 안쪽도 아팠어요. 뭘 잘 못했는지 찾아보면서 자세를 고쳐나갔습니다. 자세를 고쳤더니 더 이상 몸이 아프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따라하기 좋은 채널은 몸트티비입니다. 경상도 쪽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운영하는 채널인데, 힘들다고 투덜거리면서 투닥대는 게 재밌어서 따라하기 지겹지 않았습니다. 5분을 하다보니, 10분이 되고, 10분을 하다보니 20분 영상을 다 따라하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지난 주 토요일 저는 케틀벨 스윙 12킬로로 천개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시간을 재면 55분 정도됩니다. 내과 의사이자 운동유튜버인 닥터스핏이라는 분이 케틀벨 스윙 24킬로 1000개 영상을 올려 놓으셨더라구요. 닥터스핏님은 케틀벨을 고르는 법이나 효과, 주의할 점에 대해서 영상에서 상세히 설명하고 계시니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쨌든 그 영상에 맞춰서 하니까 12킬로 1000개 스윙을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뭐 겨우 12키로로 1000개 한 것이 뭐가 그리 자랑이라고 주절대고 있느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몸치였어요. 그래서 운동이란 건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고, 운동신경도 젬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육은 일도 없는 물살 체질 있잖아요. 그런데 1000개를 달성하고 나니, 생각보다 내 체력이 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내가 나를 너무 우습게 본 것은 아닐까? 게다가 12킬로 1000개를 하고 났음에도 불구하고 힘이 남아서 다른 운동을 더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사십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가 되었지만, 제 체력은 저의 20대 때보다 훨씬 강해졌습니다. 채식과 규칙적인 운동이 저를 이렇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엄청나게 멋진 몸매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지금까지의 저와 비교했을 때 좋아졌다는 얘깁니다. 


 12킬로 케틀벨 1000개 달성 기념으로  브런치에 기록을 하고 싶어졌어요. 일상의 자잘한 성취들이 저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오늘 아침에는 시간이 없어서 800개만 했지만, 이번주에는 1일 1000스윙에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해요. 그게 너무 쉬워지면 16키로 케틀벨로 다시 도전해야겠죠. 조금씩 무게를 올려가면서 작은 도전들을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다음에 16킬로 케틀벨로 1000개를 하게 되면 또 글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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