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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열무호두 Jan 10. 2023

빅 히스토리

도서 리뷰

http://m.yes24.com/Goods/Detail/116575313


우리는 왜 역사를 공부할까?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미래를 알기 위함일 것이다. 이제 ai혁명의 도래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는 막연한 불안감과 기대감을 한꺼번에 느끼고 있다. 어떤 세대가 끝나고 새로운 세대가 이어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까지 세계의 역사에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그렇다면 그 새로운 시작과 끝이 연결될 때 무슨 일들이 벌어졌을까? 그리고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신화적 기원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은 대륙별 특성이라 치부되었고, 각 나라의 학교에서는 자국의 신화적인 기원들만 가르친다. 하지만 저자는 이제는 인류 보편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알아야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핵전쟁이나 기후 온난화의 위협같은 도전 과제들, 한 사회가 해결할 수 없고 전 세계 인류의 협력이 필요한 문제들에 직면한 현재에는 진정으로 보편적인 이야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부터 현재의 인류, 그리고 몇 천년 후의 미래까지 총망라하여 고찰하는 책이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다루고 있는 시간의 길이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두꺼운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쉽게 쓰여져 있고,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쏟아져 나온다. 빅뱅의 기원, 별, 화학원소들, 그리고 행성과 생명. 그리고 호모사피엔스의 출현. 구석기 시대를 거쳐 농경 사회, 그리고 지금의 현대 세계/인류세까지 아주 친절하게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책을 읽다가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각 챕터마다 구성요소, 구조, 골디락스 조건, 창발성으로 나누어 놓은 표를 곁들여서 한 눈에 보기 쉽다. 골디락스 조건이란 복잡성을 가진 존재가 출현하기 위한 가장 최상의 조건이다. 지구라는 이 별에 우리들이 나타난 이유도 골디락스 조건이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역사를 설명하는 도구는 존재의 복잡성과, 그 복잡성을 가능케하는 골디락스 조건이다. 나는 골디락스 조건이라는 단어를 이 책에서 처음 접했는데, 엔트로피가 최소화 될 때, 존재가 출현한다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닌가 유추해본다.



그리고 저자가 크로노미터 혁명이라고 부르는 방사성 연대 측정법과 dna를 비교한 유전적 연대 측정법, 플랑크 위성의 자료 사진들로 역사는 새롭게 씌어지고 있다. 저자는 이 과학적 방법들이 알려지기 전의 문자 언어로만 해독하여 오독해왔던 역사적인 미신들과 오류또한 바로 잡는다.


쉽게 쓰여진 문장, 흥미진진한 스토리, 그리고 역사적 해석에 대한 조심스러운 태도가 이 책에서 내가 발견한 큰 장점이었다. 저자는 구석기 시대의 인간은 이랬다! 라고 주장하지 않고 각계의 주장을 소개하며, 그 중 가장 타당해보이는 이론에 근거를 제공한다. 역사 또한 인간의 해석이고, 그 해석의 패러다임 또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마지막 챕터를 소개해본다.


'인간은 늙은 우주가 아니라 (물론 138억년이라는 나이 때문에 극도로 늙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주의 봄을 살고 있다. 우리는 우주가 많은 에너지, 많은 기울기등 별과 행성과 생물과 더 나아가 인간 같은 복잡한 것들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닌 시기에 산다. 현재 별, 생명, 인간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골디락스 조건이 존재한다! 우리는 우주가 경이로운 세계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역동성을 지니고 있던 시절의 산물이다.'


지금 이 세계는 도대체 왜 요모양 요꼴인가 저절로 한숨이 나오시는 분들, 앞으로 도대체 어떻게 될 건가 궁금하신 분들, 내 안의 구석기인스러운 모습은 뭘까 궁금하신 분들..... ㅎㅎ, 지적인 호기심이 충만하고, 책을 읽는 기쁨을 아는 모두들에게 추천한다. 우리는 엄청난 확률의 결과로 출현한 존재들이라는 것에 동의하시는 분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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