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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Mar 21. 2021

이제는 시대가 바꼈다. 『물건 말고 당신을 팔아라』

SNS마켓 시대에서 장사하는 법

회사를 그만두고, 이제 대학원 학기도 마치고 나니 스스로 돈을 벌지 않아야 할 핑계가 없어졌다. 예전에 아마존을 통해서 물건을 팔아본 경험이 있으니 그쪽으로 한 번 재화를 만들어보고자 했지만, 내가 아마존을 할 때와 이미 세상이 너무나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방법으로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때마침 서점에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와 읽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온라인으로 구매되는 상품의 양이 오프라인에서 구매되는 양을 넘어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라인 구매의 대부분은 모바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대부분 검색엔진을 통한 오픈마켓과 자사몰이 중심이었던 온라인 시장은 이제 SNS를 통해서도 이뤄진다. 만약 이런 시대에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판매방식을 고수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건 말고 당신을 팔아라』 는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합한 마케팅 방법들을 제시한다. 책의 저자인 후지무라 마사히로는 SNS를 통한 시장에서 단순히 물건만을 판매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이전에는 새로운 물건을 팔거나 가격을 낮춤으로써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상품을 사야 하는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낮은 가격은 구매할만한 가치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시대에 어떠한 가치 둘이 소비자로 하여금 그 제품을 사게 만들까? 책의 저자는 관계성, 개성, 좋아하는 것 , 편집, 일탈 5가지의 주제가 그 가치들이라 주장한다.


01

관계성

세상에는 수많은 제품들이 존재한다. 그 제품들 중에서 굳이 우리 회사의 제품을 왜 사야 하는가? 그것을 만드는 것은 관계성에 있다. 똑같은 제품을 많은 사람들이 판매한다면 소비자는 알고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산다. 예를 들어 그렇게 많은 신발 회사들 중에서 나이키 신발을 사는 이유는 나이키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판매자는 고객을 회사의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팬이 회사에게 상품을 팔아달라고 부탁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같은 것을 사야 한다면 익숙한 곳에서 구매하려 한다. 상품의 품질이 비슷할 경우, 보다 관계성이 깊은 사람에게 가는 거 인지상정이다. p23



02

개성

저자는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것은 경쟁이 아닌 개성을 통해 드러난다고 말한다. 그는 더 이상 다른 회사와 차별화에 신경 쓰지 말고, 독자화가 되기를 신경 쓰라 조언한다. 오리지널티가 있으면 그들에게는 가격경쟁에 휘말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회사의 물건이 아닌 ‘나’를 팔아야 한다. 나는 그야말로 독자적이기 때문이다. 나를 판다는 것은 내가 행복해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것을 파는 것이다.


원가, 인건비, 매출, 객단가, 전년 대비 이익만 생각하는 유명 셰프의 가게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고객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기쁨으로 요리하는 셰프의 가게. 당신은 어느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싶은가? p118


사람들은 어디서 사는가 보다 누구에게 사는가를 더 고민하고 무엇을 살까 보다 누구에게서 살까를 더 고민한다. 지금은 사람들과의 연결 관계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된다. 그러니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03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재화를 벌어들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전 시대의 발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통해 충분히 재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시대이다. 혁명적인 이노베이션은 스스로 좋아서 무언가에 몰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그것을 뛰어나게 잘하지 못하더라고 갖가지 방법으로 폭넓은 사람들과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은 사람들을 모으고, 공유과정이 이어지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잘 알지 못해도, 프로가 아니더라도, 지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일단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p147


04

편집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전해서는 소용이 없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고 싶은가 이다. 내가 정보를 공유한다면 정보 수신자를 명확하게 파악한 뒤 그들의 관심사에 맞게 새로 편집해야 한다. 저자는 세상에 ‘팔리는 상품’은 없다고 말한다. ‘팔리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을 뿐이라 말한다. 상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무언가와 조합하여 선택받을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편집력’이다.


05

일탈

앞서 이야기했지만 세상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데, 나는 가만히 멈춰 있다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코닥과 후지필름의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코닥은 과거 카메라계에서는 누구와도 경쟁할 수 없는 독보적인 회사였다. 그들은 디지털카메라를 세계에서 최초로 발명할 정도로 기술력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들이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필름 카메라 분야를 쉽게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결국 파산하게 된다. 반면 후지필름은 가장 높은 이익을 올리던 필름 산업에서 과감히 일탈을 시도했고,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부속 필름 쪽으로 비즈니스를 옮겼다. 그 결과 후지필름은 세계 스마트 기기 부속 필름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일탈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나는 20살 무렵 처음으로 온라인 마켓을 알게 됐다. 지마켓 옥션이라는 사이트에 남성 옷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때에는 온라인 마켓이 활성화가 안되어 있던 시절이라 경쟁자가 적었다. 사장님은 동대문에서 팔고 있는 옷을 사진으로 찍어서 사이트에 올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새벽에 동대문에 가서 옷을 띄어오고 하는 식으로 판매를 했다. 그때에는 그게 가능하던 시대이다. 동대문에 가지 않아도 동대문 옷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니까. 6년이 지나고 미국에서 이베이와 아마존에 스튜디오 라이트닝 제품들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다. 당시의 사장님은 독특한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사장님은 업계 1위인 회사의 제품들을 모두 카피해서 구성을 똑같이 하고, 그 회사보다 무조건 10% 싸게 판매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시 사장님이 중국에 제조사와 관계를 잘 맺어서 싼 값으로 제품들을 소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방법들이 지금 시대에도 가능할까?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것들은 너무 어려운 방법이다. 일다 지금은 누구든지 동대문에서 옷을 가져올 수 있다. 같은 제품을 파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중국에서 싸게 만들어와서 다른 업계보다 싼 값에 팔 수 있을까? 이제는 알리바바라는 국제 온라인 도매사이트가 생겨서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혁신적인 신제품이 아닌 기존의 제품들을 싸게 팔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물건이 아닌 나를 팔아야 한다. 후지마라 마사히로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사는 것보다 누구에게 사는가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는 나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다섯 가지의 요소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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