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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호근미학 Mar 25. 2017

로봇에게 내 일자리를 빼앗길까? 「4차 산업혁명의 충격

클라우스 슈밥, 4차 산업혁명, 터미네이터, 알파고

말이 줄었다. 


말이 줄어들었다. 갑자기 말을 안 한다는 말이 아니다. 달리는 말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1900년대 말, 미국의 말 사육두수는 2100만 마리나 되었다. (우리나라 인구의 반이 넘는다.) 그 말들은 포니 익스프레스(우편)와 역마차, 코네스토거 왜건 (대형 마차) 등에 사용되었다. 말의 노동은 철도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내연기관이 도입, 확산되면서 추세가 급격하게 반전된다. 엔진이 자동차와 트랙터에 사용되면서 말은 무용지물이 된다. 1960년대 말의 사육두수는 300만 마리로 뚝 떨어진다. 말들의 노동력은 그대로였으나 제대로 된 기술이 개발되자 그 노동력들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필요치 않았다. 

최초의 자동차

1983년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바실리 레온피예프는 기계가 말의 노동력을 대신한 것처럼 사람도 언젠가는 기계에게 모든 노동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면서 이 주장은 다시금 조명을 받기 시작한다.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하고,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제퍼디 퀴즈 대회에서 우승하는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언젠가 기계가 인간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들의 예상에 따르면 기계들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고 인간은 일자리를 잃은 채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며, 경제 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의 고용과 일자리


2,3 년 전쯤부터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보스 포럼의 개최자인 클라우드 슈밥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이다. 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가 생산화에 적용된 것이라고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생산화를 뛰어넘어 모든 기술에 인공지능이 결합된 구조를 말한다. 많은 학자들은 IOT (internet of things)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IOE (Internet of everything)이 될 것이라 말한다. 집안의 가구, 난방시스템, 운송수단, 지식 관련 상품, 식품, 요리 등등 모든 부분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는 기계화의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규제해야 하는지, 개발자들의 도덕성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등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활발히 경제 활동을 하고 있거나, 경제활동을 준비하는 세대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일자리 문제일 것이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게 되면 자연스레 인간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방직기가 생기면서 바느질을 하던 노동자의 수가 감소되었고, 기계 자동화에 따라 생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줄어든 것처럼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면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다. 더군다나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칠 영향은
 중간 직종의 공동화뿐 아니라 고도의 전문지식과 스킬이 요구되는 의사, 변호사, 대학교수 등의 직종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래의 고용은 이제 초고등 교육을 받은 고급인력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강화되어 일자리 양극화, 소득과 고용의 불평등 심화 등의 사회적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경우에는 결국 스마트 기술의 발전이 경제 전체의 성장률 하락과 양극화라는 정치·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파급효과, 이에 따른 정책 변화「4차 산업혁명의 충격」


이러한 가운데, 4차 산업 혁명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집어 든 책이 있다. 그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이다. 이 책은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클라우드 슈밥 이외의 26인의 지성인들의 글이나 강연을 정리하여 엮어졌다. 책은 크게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파급효과, 그리고 이에 따른 정책 변화를 소개한다. 먼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를 밝힌다. 닐 커쉰펠드 외 4인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로봇이 일정 부분의 노동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지식활동 또한 대신할 거라고 전망한다. 책은 2부에서 이러한 기술들이 사회 전반 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노동과 도시 그리고 소셜 미디어에서 IOE로 인한 파급효과는 엄청나다고 밝힌다. 그중에는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부정적인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3부에서는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에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이 부분에서는 로봇의 도덕률, 시장 창조를 위한 노력, 혁신 국가로서의 길 등에 대해 소개한다. 


이 책은 단순히 4차 산업 혁명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소개하는데 머무르지 않는다. 책은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를 간단히 밝히고 어떠한 부분에서 이것들이 사용되는지를 알려주고, 이것들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 그리고 이 변화들에 대응하여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논의한다. 단순히 지식으로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생길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래서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까?


결론적으로 로봇은 수많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또한 언젠가는 인간보다 일을 더 잘 하게 되는 때가 온다. 알파고가 그러했던 것처럼 딥러닝을 통해 로봇은 인간보다 더 많은 수를 익히고 실수를 줄여 가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은 말처럼 개체수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기술이 발전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능력이 있다. 마차를 몰던 마부가 사라지고 나니, 택시 기사가 생긴 것처럼 말이다.



뿐만 아니라, 기계에게 감정과 욕망을 심지 않는 이상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다. 기계는 입력된 값을 송출한다. 기계는 역할을 A라고 규정해주면  A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감정과 욕망이 없다. 인간이 남들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이유는 바로 우월감과 수치심이다. 남들보다 자신의 지위가 높아 느끼는 우월감과 그 지위가 낮아 느끼는 수치심이이 있기에 인간은 다른 인간을 지배하려고 한다. 기계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지배함으로 얻어가는 이익이 전혀 없다.    



문제는 4차 산업 혁명을 통하여 생겨난 새로운 일자리는 초고급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일자리는 당연히 고등 교육을 받은 엘리트 집단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지식 산업과 1차 산업의 임금 차이는 지금보다도 더 차이가 나게 된다. 양극화는 걷잡을 수 없게 심해질 것이다. 자본이 있고 배운 자에게는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겠지만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자들에게는 역할이 없어지는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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