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보다가 우연히 「레버리지」라는 책에 대한 광고를 보게 되었다. 영국의 가장 젊은 백만장자인 롭 무어의 성공 비결이었다. 롭 무어는 삼십 대 중반의 나이라고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삼십 대 중반에 백만장자? 이 책을 읽으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겠지?'
어릴 적에는 저급하다고 비난했던 그런 생각을 나도 했다. 역시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어렵구나 하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모두가 저자처럼 백만장자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누군가는 자신을 되돌아 보고 그 방법을 잘 적용해서 백만장자가 될 수도 있다. 아마도 1% 미만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모두가 속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부자가 될 있지 않을까 하는 욕망에 책을 사는 거야 라는 불손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그런 마음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자기계발 책은 별로 돈 주고 사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서관에 대출하려고 알아보고 예약을 했다.
레버리지는 '지렛대'이다. 책의 첫 세션에 저자는 아르키메데스의 명언 '나에게 충분한 지렛대를 준다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을 적어 놓는다. 지렛대는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데 사용된다. 저자는 이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하여 일을 처리하는 법을 소개한다.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레버리지는 바로 '가치 창출을 위한 규모와 속도의 법칙'이다. 번역가가 이렇게 번역을 한 것인지 모르지만, 한눈에 안 들어오는 문장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해한 레버리지는 '적은 시간, 노동을 사용하고, 남들로 하여금 빠른 시간 안에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저자는 시간과 가치가 비례한다는 점에 대해 부정한다. 이전의 시대는 오랫동안 노동하면 그 시간에 비례하여 가치가 창출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하루 24시간이라는 한정적인 시간이 존재한다. 이 한정적인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그는 다른 사람의 시간, 경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일을 하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영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회사를 운영할 때 이전의 창업자들은 본인이 스스로 인터레어부터 시작하여 회계, 마케팅들을 모두 책임지려 한다. 하지만 레버리지를 적용하는 창업자는 빚을 내서라도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고, 자신은 가장 높은 가치에 집중한다. 그럼으로써 많은 일을 빠른 시간 안에 할 수 있다.
요즘은 대행 서비스 업체가 많다. '크몽'이라는 재능판매 사이트는 개인들이 이전에 전문가들만 할 수 있던 일들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예를 들어 포토샵 작업이나, 번역 작업, 사이트 구축 같은 일들이다. 창업자들은 굳이 직원을 채용하지 않더라도 파트별로 작업자를 구해, 빠른 시간 안에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다. 아마존은 셀러들에게 창고와 고객 서비스 배송까지 대신 처리해준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기에 해변에서 일하며 자신의 시간을 최고 가치에 사용할 수 있는 일들이 가능하다.
이전의 시대였다면, 이 시스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통신이 그 어느 때보다 발전한 지금에서는 가능하다. 장소나 시간에 관계없이 세상의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기에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책은 읽기 어렵지 않다. 이전에 있었던 자기계발 책들의 좋은 점들을 잘 버무려 놓았다. 그리고 저자의 주장을 가능케하는 방법들도 잘 설명해 놓았다.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풀어놓지 않았다는 점이 참 좋았다. 몇몇의 자기 계발서는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서술한다.
그렇지만 책은 읽기 쉽지 않다. 구성이 너무 두서없이 되어 있어서 짧은 강연을 4,5번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겠지만 손으로 쓰면서 읽지 않으면,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어렵다. 번역된 책이기에 문장이 자연스럽지 않은 곳이 몇몇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