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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곤 별다방 Jul 05. 2021

아이와 여기 어때요?

수원박물관 야외 산책하며 전시지도보고 유물찾기 삼매경까지

2021-03-24 22:15:01최종 업데이트 : 2021-03-26 13:57:55 작성자 : 시민기자   배서연


수원박물관

코로나로 답답한 생활을 하다가 올해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첫 아이와 함께 박물관 탐험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내내 마스크를 쓰고 친구와 말도 섞지 못한다는 아이는 얼마나 답답할까 싶어 방과후 바로 집으로 향하기 보다 어딘가에서 뛰어놀게 하고 싶었다. 매일 다니던 동네 공원말고 어디가 좋을까 싶어 교육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박물관을 찾게 되었다.

가까운 박물관을 찾다보니 광교근처의 수원박물관이 떠올라 초등 첫째아이의 동네 친구와 함께 수원박물관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둘째 임신 사실을 알게 된 2019년 수원박물관에서 열렸던 태교교실에 참석한 경험이 있어 나중에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기억이 났다. 둘째를 낳고 처음 방문해 본 수원박물관은 천천히 둘러보니 2층에 수유실도 있고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어 다음에는 유모차를 끌고 와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수원박물관 입구는 언덕이 가파르다. 이곳은 대중교통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차량으로 이동을 권하는 곳이다. 야외주차장에 30대 가량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처음에는 박물관이 문을 열었을까, 열지 않았다면 야외에서 놀다가 가도 좋다는 마음으로 향했다. 수원박물관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온라인 단체관람에 대한 접수만 있고 개인접수에 대한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매월 첫번째 월요일만 휴관이라고 하니 일단 월요일을 피한 평일, 학교가 끝나고 이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둘째 아이까지 데리고 수원박물관으로 나서 보았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곳곳에 마스크착용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고, 1층 로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방지를 위해 QR체크인 후 이용할 수 있었다. 곳곳에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어 위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수원박물관입구

수원박물관 1층

사실 수원박물관 1층에는 어린이 체험실도 준비되어 매일 10:00~16:50 까지 운영했었지만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방지를 위해 개점휴업상태이다. 다행히 2층 전시실은 개방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로 인해 전시실이 모두 개방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홈페이지에 적힌 입장료없이 방문이 가능했다.

수원박물관은 우리 고장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역사관, 우리나라 서예의 역사를 전시한 서예관이 있다. 아장아장 걷는 둘째가 계단으로 기어 올라가고 있다. 아이를 따라 2층에 올라오니 오른쪽에는 수원역사박물관, 왼쪽으로 가면 서예박물관이었다. 수원역사박물관 앞에 아이들 키정도로 되는 알록달록한 캐릭터 조형물이 있어 둘째는 그곳으로 바로 향한다. 오른쪽 수원역사박물관이라고 적혀 있는 곳으로 들어가보니 1913년 최초로 보고된 한국 특산종으로 수원 서호에 서식하던 물고기 '서호납줄갱이'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멸종 어류라고 한다. 현재 모식표본 유일본이 미국 시카고 야외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수원박물관 2층 역사박물관

수원박물관 2층 역사박물관 입구


조금 더 들어가보니 '수인선의 역사'와 함께 예전에 다니던 협궤열차 수인선 한 칸을 복원해 놓았다. 아주 예전에 협궤열차를 마지막으로 운영한다고 가족이 다함께 수원역에 가서 협궤열차를 탔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당시 부모님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열차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 협궤열차의 일부분을 수원박물관에 복원해 두었다.

모니터에서는 수인선 기차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과 안내가 흘러나오고 있다. 수원과 인천을 잇던 수인선은 1937년 개통되어 17개역을 지나며 수원에서 인천까지 1시간 40분이 걸렸다고 한다. 해방 이후 국철이 되어 경제발전에 따른 자동차 도로확충과 수도권 전철개통으로 기능이 점차 위축되다가 현재는 수인분당선 지하철이 개통되어 수원에서 인천까지 다니고 있다. 지하철에서 노란색 라인인 분당선이 서울 왕십리에서 성남 분당을 거쳐 수원시청과 수원역을 지나 오이도를 거쳐 지하철 4호선과 만나 인천까지 가는 지하철로 변신한 것이다.


수인선 협궤열차 전시

그다음 볼만한 전시는 '1960년대 수원 만나기'라는 제목으로 역사탐방을 할 수 있는 재미난 곳이 있다. 1층의 수원박물관 어린이 활동지를 참고해 방문하면 더욱 재미있다. 처음 활동지없이 무작정 둘러볼 때는 갑자기 어둡던 박물관 내부에 불이 켜지고 시장거리로 조성해 놓은 상가 안에 사람크기와 비슷한 밀랍인형이 앉아 있어 깜짝 놀랐다. 코로나로 방문객수가 줄어 오후 4시경 방문했을 때 우리팀과 외국인 3명을 마주친 게 전부였으니 말이다.


수원박물관 2층

수원박물관 2층

전시관람이 끝나고 살펴본 어린이 활동지의 4페이지에는 1960년대 수원 남문시장 탐험하기로 상점에서 어떤 물건을 팔고 있는지 함께 떠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쌀가게에 가서 마광구 아저씨를 찾아보는 미션, 팔달사진관에서 교복을 입고 사진찍어보기, 다방에서 수원에 관련된 노래듣기, 중앙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제목 찾기 등을 하다보면 아이들도 신이나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게 될 것 같다.

마지막에는 수원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영상을 보고 수원의 인물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아이들에게 수원의 근현대 인물과 함께 수원의 인물들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곳이다. 23인의 수원 근현대 인물과 8인의 수원 독립운동가에 대해 살펴보고 나면 어느새 역사관 관람이 끝이 난다.


수원박물관 역사관 2층 영상실

수원박물관 역사관 2층 영상실앞 수원의 독립운동가

이제 같은 2층에 있는 서예관으로 옮겨 관람할 차례이다. 수원박물관 2층의 한국서예박물관에서는 현재 '서풍만리'라는 제목으로 특별기획전이 전시되고 있다. 서풍만리는 그동안 수집한 한국서예사 유물을 토대로 '조선시대 500년'을 되돌아보는 특별기획전이다. 한자문화권에 속한 우리나라도 삼국시대 이래 중국 서법을 수용하고 자기화시켜 서체별, 서풍별, 시기별로 다양한 서예를 선보이고 있는데 오늘날 한류가 세계를 사로잡은 것처럼 조선의 서풍이 만리를 넘어 많은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준 부분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삼국에서 고려시대의 서예와 조선시대의 서예로 넘어오며 '서예'라는 독창적인 예술 분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조선 오백년을 창업한 태조의 어필을 시작으로 조선이 망하자 순국한 심석재, 송병순의 글씨까지 그동안 수원박물관이 수집한 조선시대 서예가들의 글씨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전시이다. 품격 높은 전통 서예의 참맛과 깊이가 궁금하다면 수원박물관 2층 한국서예박물관을 찾아보도록 하자.

서풍만리 전시관 입구의 오른쪽으로 가면 화장실옆에 수유실이 있다. 화장실도 깔끔하고 수유실에는 기저귀 갈이대와 아기의자가 있어 꼬마를 데려와도 이유식을 먹이거나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서풍만리

수원박물관 2층 화장실 옆 수유실


사실 아이들에게 서예는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 알지도 못하는 한자가 꼬불꼬불하고 어두컴컴한 전시실이다보니 얼른 나가자고 아우성이다. 이제 수원박물관의 야외전시를 살펴보기로 했다.

역시 아이들은 뛰어야 신이나고 활기차다. 답답한 박물관 내부에서 재미난 게 뭐가 있을까 찾던 아이들이 야외 박물관으로 오니 마냥 뛰어다니느라 바쁘다. 수원박물관 1층 로비에서 챙겨온 야외전시지도를 아이에게 쥐어줬다. 한 명은 지도를 들고 다른 한 명에게는 카메라기능을 켠 휴대폰을 쥐어줬다. 야외전시지도에 표시된 전시유물을 보고 해당하는 사진을 찍어오라는 미션을 줬다. 처음 보자마자 '어, 이거 저기서 봤어, 우리 가보자.'하며 바로 뛰어간다. 사회적거리두기로 한적한 박물관이 이럴 때는 고맙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이 넓은 야외박물관을 독차지 하게 되니 말이다.


야외전시지도 안내 게시판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지도

수원박물관 야외전시지도


수원박물관의 야외 전시유물에는 청동기시대 금곡동 고인돌을 비롯해 고려시대 동래정씨 약사불을 거처 조선시대 전주류씨 효자정려문과 다양한 석물, 선정비, 괴목정교 표석을 비롯해 근대의 필동 임면수선생 묘비까지 야외박물관 지도에 표기되어 있었다. 한 장으로 제작된 야외박물관 지도는 아이들이 찾기 쉽도록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사실 대략적인 위치만 잡혀 있어 아이들이 근처에서 헤맬 때는 어른의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스탬프를 찍는 하얀 도장 부분은 아이들도 금방 알아채고 그 포인트부터 찾기 시작했다. 코로나전에는 야외에서 스탬프를 찍을 수 있게 해 두었는데 요즘에는 관리가 되지 않아 1층 로비에 모두 모아두었다고 한다. 미리 1층 로비에서 스탬프를 찍어온 종이는 아이들이 모두 찾고 난 뒤에 나누어 주었더니 정말 스탬프를 보고 고석, 괴목정교 표석, 문인석, 금곡동 청동기 시대 주거지, 동래정씨 약사불을 기억했다. 

수원박물관아직 초등 저학년이라 고석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설명해 주지는 않았다. 일단 박물관에 와서 아이가 즐겼다는 사실만 기억하게 해주고 싶었다. 다음에 다시 와서 하나씩 아이가 질문하기 시작하면 엄마도 함께 공부해 알려주어야 할 것 같다. 수원에서 가까운 곳에도 정리가 잘 된 수원박물관이 있어 코로나로 집에만 지내던 답답한 아이들에게 숨통을 틔워준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와 함께 쇼핑몰에가서 오후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 요즘, 짧은 시간 야외활동과 실내활동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수원박물관 산책을 살짝 권해본다. 물론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다녀오기를 강력히 당부한다.



수원박물관
주소: 경기 수원시 영통구 창룡대로 265(이의동) 우편번호 16227
전화: 031-228-4150
요금: 개인 어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어린이/노인 무료
시간: 09:00 ~18:00 (17:00까지 입장가능), 매월 첫번째 월요일 휴관(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휴관)
주차: 야외주차장
홈페이지: http://swmuseum.suwo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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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suwon.go.kr/?p=40&viewMode=view&reqIdx=2021032422150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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