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홍문 옆 용연 지나 방화수류정까지 거니는 봄나들이 어떠세요
2021-04-19 04:39:35최종 업데이트 : 2021-04-23 15:56:34 작성자 : 시민기자 배서연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에서 '용연'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제주도의 용연이 나온다. 구글에서 '용연'을 검색하면 문화유산채널에 소개된 수원의 용연이 나온다. 제주도의 용담동에 있는 용연은 계곡의 물이 유입되는 호수로 산등성이부터 바닷가까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 신비로움을 선물한다. 제주시의 용연은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아 이 곳에 살고 있는 용이 승천해 비를 내리게 했다는 전설이 내려오기도 하고, 선인들이 풍류를 즐긴 장소로도 이용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 소개하는 용연은 제주도의 용연계곡이 아닌 수원에 있는 '수원 용연(龍淵)'을 말한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수원의 용연이다. 막상 수원사람보다 인천이나 외부사람에게 더욱 잘 알려져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꼽힌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면 2010년 무렵의 수원 용연 사진을 볼 수 있다.
아주 옛날 수원화성의 용연에는 하늘로 승천을 기다리며 천년동안 수양을 쌓던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매일 연못으로 놀러 나오는 소녀를 물 밑에 숨어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날 소녀가 발이 미끄러져 연못에 빠지고 말았고, 소녀가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용이 소녀를 몰래 구해주었다. 정신을 차린 소녀는 용이 자신을 구해준 것을 알지 못했다. 용의 존재를 모르는 채 소녀는 어엿한 여인으로 성장했고, 용 또한 승천일이 가까워졌다. 천년이 되는 날, 모두가 자고 있을 어둠 속에서 이무기는 용이 되어 용연 위를 박차로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하늘로 올라가자 소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며 온통 머릿속엔 소녀의 모습 뿐이었다고 한다.
저 멀리 소녀의 집이 보이자 순간 소녀가 자신을 보는 것만 같은 환상이 들었다. 마음이 뭉클해진 용은 온 몸이 굳어져 가는 느낌을 받는 순간 하늘로 더 이상 승천하지 못하고 그만 용연으로 다시 떨어져 이 때 용의 몸이 용연 옆으로 떨어져 언덕이 되었고, 머리 부분은 바위가 되어 용두암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 사람들은 이 바위가 용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용두암으로, 용이 살던 연못은 용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용연 방문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용연 근처의 화홍사랑채에서 캐리커처하는 이벤트를 알게됐다. 수원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화홍사랑채는 수원전통문화관이 위치한 서동진의 커피랩 길건너 방화수류정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화홍문 공영주차장이 있고 하루종일 주차해도 3,500원으로 요금이 저렴한 편이다.
필자는 따뜻한 봄날 아이들과 함께 그리고 싶어 캐리커쳐 한마당을 사전예약했다. 엄마와 셋이서 캐리커쳐를 완성하려고 했는데 오는 길에 유모차에서 잠들어 버린 아들 덕분에 딸과 단둘의 캐리커쳐를 그릴 수 있었다. 캐리커쳐 한마당은 매주 주말 및 어린이날(5.5.), 석가탄신일(5.19.) 오후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전문작가가 그려주는 캐리커처 체험은 현금과 수원페이가 아닌 신용카드로만 현장결제 가능하다. 사전접수 후 이용이 가능하며 30분단위로 예약할 수 있었다. 혹시 취소하거나 예약이 없을 때는 현장에서 신청해 캐리커처 그리기를 할 수 있으니 특히 주말에 화홍사랑채 주변이라면 지나치지 말고 들어가 보기를 권한다.
화홍사랑채 캐리커쳐 한마당 사전예약 홈페이지
화홍사랑채에서는 '꽃보다, 화홍'이라는 행사도 진행중이었다. 4월 3일부터 6월 6일까지 이어지는 3가지 행사는 '플라워 포토존에서 인생샷 찍기'와 즉석 포토거울을 제작하는 '포토거울 만들기(체험료: 개당 1천원)'와 '캐리커쳐 한마당(체험료: 1인부터 3인까지 동일한 15,000원)'이다.
몇년 전부터 용연으로 피크닉을 다녀온 사진을 인스타를 통해서 접해 보았는데, 수원에 오래 살았지만 용연이 정확히 어디인지, 어디로 가는 곳인지 알지 못하고 세월이 흘렀다. 인터넷에서 지도를 살펴보니 용연은 화홍사랑채에서 걸어서 4분정도의 거리로 정말 가깝게 위치해 있었다. 화홍사랑채에서 용연까지 다리 하나만 건너면 유모차로 쉽게 갈 수 있는 길이었다.
동북각루/방화수류정이 보이는 용연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준비한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주위에는 소문듣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돗자리, 캠핑의자 등을 펼치고 용연을 빙 둘러 앉아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방지를 위해 실내에서 모이기 힘든 사람들이 야외에서 나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모여있는 모습이다.
용연 주위 카페에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용연의 아름다움이 더욱 눈에 들어온다. 본래 용연의 모습은 반달모양이었는데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인해 수원화성의 문화재도 큰 손실을 보았다고 한다. 1937년에 이르러 용연에 대한 복원공사가 이루어지는데 이때 용연의 모습이 반달에서 보름달 모양으로 변형되었다고 한다. 1975년에는 6.25 한국전쟁 이후 파괴된 문화재를 복원했지만 여러군데 잘못된 점이 발견되어 다시 '화성성역의궤'에 따라 복원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도에서 보이는 현재의 모습은 아직 보름달인 듯 하다.
아이들과 용연을 한바퀴 돌면 될 것 같아 함께 걸어보기로 했다. 용연을 오른쪽에 두고 돌았더니 북암문이 나온다. 북암문은 화성 북쪽에 낸 비상출입문이라고 한다. 어쩐지 용연에서 북암문으로 가는 길이 문하나 너비밖에 안되어 좁다고 생각했다. 북암문에서 올라가면 정자같은 곳이 있다. 바로 동북각루/방화수류정이다.
동북각루는 화성 동북쪽 요충지에 세운 감시용 시설이다. 용두 바위 위에 각루를 우뚝 세워 주변을 감시하고 화포를 쏠 수 있도록 만든 군사시설이지만 아름다운 연못과 함께 있어 경치를 즐기는 정자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 정자의 별칭이 바로 방화수류정이다. 방화수류정에는 온돌방이 한 칸 있었다. 그래서인지 네모난 모습이 아니라 네모를 세 개 정도 붙여놓은 ㄱ 자 모양의 구조였다. 지금은 온돌방과 창문이 사라졌지만 원형의 건축물은 잘 남아있다.
동북각루/방화수류정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용연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정말 수원의 핫플레이스가 아닐까 싶다. 용연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경치감상도 좋지만 다음에는 동북각루에 일찍 올라와 자리를 잡고 앉아 용연에 둘러앉은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홍문 정자에 올라서면 수원천만 보이고 용연은 보이지 않는다. 화홍문을 지나 다리위를 계속 걸어가면 북동포루로 연결이 된다. 우리는 용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리밑으로 가는 계단을 찾아 징검다리를 건넜다. 광교산의 정기를 받은 물이 용연을 휘돌아 흘러나오고 그 물이 이무기 머리 모양의 석조인 석각이두에서 뿜어져 나와 수원천으로 흐르고 있었다.
용연 주위에는 다들 돗자리를 깔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예쁘게 모여 앉아있다. 외국의 어느 공원 부럽지 않은 곳이다. 화홍문 정자위에서 보았던 어떤 모녀가 떠올랐다.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가지고 수원천의 예쁜 모습을 담고 있었다. 다음에는 아이와 함께 간단한 그림도구를 챙겨와도 좋을 것같다. 유모차, 웨건 모두 끌고 와도 부담없는 곳이 바로 화홍사랑채에서 도보로 4분거리에 있는 용연이었다.
화홍사랑채
주소: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 377
전화: 031-256-5610
시간: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단, 어린이날(5.5) 및 석가탄신일 (5.19) 정상운영)
가까운 주차장: 화홍문 공영주차장, 일주차 3,500원(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팔달로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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