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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틴강 Oct 08. 2022

10월 8일(토) 루틴과 강박, 융통성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봐도 나는 강박이 심하고 융통성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에게 루틴강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꽤 마음에 드는 별명이고, 잘 맞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다. 나 스스로도 그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루틴을 지키는 습관을 만들고, 습관화가 되면 의지 없이도 루틴을 지키며 생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수험생활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강박이 끼어들었다. 루틴을 지키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더더욱 루틴에 목메는 상황이 반복됐다. 거기에 더해 융통성도 없어서 하루 루틴이 어긋나면 일주일 내내 괴로워한다. 또 일주일이 어긋나면 한 달이 괴롭다. 강박과 융통성의 시너지는 어마 무시하다는 걸 1년이 다 되어서 깨달았다. 그럼에도 나에게 루틴은 중요하고, 강박은 여전하며, 융통성 없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평생 가지고 가지 않을까. 그럼에도 가끔은 만족한다. 정신이 완전히 나가지 않았을 때를 제외하면 매일 아침 먹는 약을 거의 거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동반자는 항상 '역시 루틴 강!'을 외쳐준다. 어쩌면 수험생활로 인해 생긴 루틴, 습관들은 수험생활이 끝난 뒤에도, 30대 내내 혹은 그 이후까지 내 삶에 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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