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절뚝이는 뒷모습을 사랑하는 법

베드버그인지, 세월탓인지

by 호히부부

<히>


올 것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

''가 종아리가 몇 군데 가렵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더니

다음날부터는 점점 번져 주변이 거의 벌겋게 달아올랐다.

드버그인지 피부병인지 모르겠지만 심란하다.

순례 시작한 지 며칠 됐다고..


가져온 피부연고로 응급처치를 하고 길을 걷는데

이번엔 또 ''무릎이 심상치 않다.

순례 시작해서 둬시간이 지나면 무릎의 당기는 증세가 심해져 걸음이 정상이 아니다.


하긴 호히부부 둘다 시원찮은 다리들로

요 며칠 엄청 무리를 하고 있긴 하다.

신기한 건 다음 날이 되면 다시, 새로

걸어진다는 것.


그나저나 내 앞을 몇발짝 앞서서 벌건 다리로 절뚝이며 걷는

''의 뒷모습이 좀 안쓰럽긴 하다.

늘 마음으로는 강하고, 건강할 것만 같지만

세월이 흘러가니 몸도 자연스레 사위어가는 거겠지.


잔소리 좀 덜하자.

행복하게만 해주자 .


짠한 맘으로 '호'를 바라보며 잠시 다짐해 본다.

앞으로 같이 살 날도 얼마남지 않은 듯한데,

잘 해주자. 잘 해주자!!!


그런데 문제는..

몇발짝 걷다보면 다 잊어버린다는 것,

한없이 마음 순해질 법한 순례길에서마저 별 효력이 없다는 것.^^


순례길에서는 기본절차에 불과하지만..


로그로뇨 약국에서 산 현지(?)연고를 바를 즈음엔 이미 좋아지기 시작


동키(택배)로 다음 숙소까지 열심히 배낭을 보내고(빨간 푸대자루^^)


종합비타민,비타민c도 챙겨 먹자^^


마치 미술 전시품같은 정육점 창문에서


알베르게 숙소 새벽, 공용공간으로 나와 짐싸는중


반려견과 함께 순례. 용서의 언덕에서
"참 잘했어요" 반려견 순례자 여권에 쎄요를!


'호'여~~ 가자! 힘내자!




당뇨 20년차 '호'의 혈당일지


그게 뭐라고?

마냥 고대하고 기다리던, 이라체 수도원

무료 와인 앞에서 무너졌다.

우리가 좋아라 와인을 벌컥 따라 먹고나자

바로 뒤이은 커플은조그만 조가비로

진짜 한모금으로 입술만 축이네.


오래된 부부와 젊은 연인의 욕망의 대비. ㅎㅎ


점심에도 또 와인. 무료 와인은 아님^^



아니나 다를까.

에스텔라에서 로스아르고스까지(20km) 걷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점심 후 혈당수치가 높다.

욕망의 결과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