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싸람들이
<호>
나는 양반이다.
한양 조씨, 병참공파 26세손이지만...
(급 겸손 모드 장착!)
조선시대 양반이 외출하면 의관을 정제하고 출타해야 양반노릇하듯, 이번 순례길에 나는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 마이 갓"을 소중하게 가지고 왔다.
산티아고 순례객들이 그게 뭐냐고 물어보면,
"오 마이 갓"이라고 말해줄려고 한다.
덧붙여 '갓'은 한국말로 '모자'란 뜻이고,
'갓'은 한국의 선비들이 쓰는 '모자'라고
말해줄 참이었다.
근데,
그런데,
일주일째 등뒤에 갓을 매달고 다녀도
아무도 묻는 사람이 없다.
이~싸람들이 한국 양반을 몰라봐도 유분수지, 어찌 이럴 쑤가?
한국 '양반'은 몰라도
'케데헌'은 알 텐데,
여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라서 아직 '케데헌'을 모르는 것일지도(하고 위로를 해본다).
언제 기회가 되면 부르고스나 레온같은
대도시 하교길의 중고등학교 근처를
갓을 쓰고 함 배회해봐?
양반 체면에 외국서 싸돌아다닐 수도 없고.
대략 난감이로구나!
오 마이 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