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한달살기(17)/예술과 자연 사이를 걷다

웨이우잉 벽화마을과 예술문화센터, 도시공원에서 하루

by 호히부부

[호]


예술과 자연을 동시에 느끼며

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기 좋은 동선을 따라

오늘의 가오슝 산책을 시작합니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초대형 벽화로 가득 찬 예술 마을로 변신한 곳,
바로 웨이우잉 벽화마을입니다.

이곳을 둘러본 뒤 도로만 하나 건너면,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연장으로 알려진

웨이우잉 예술문화센터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자연 생태가 살아 있는 위무영도회공원이 이어져 있어,

굳이 서두르지 않아도 하루 일정이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동선입니다.


%EC%A7%80%EB%8F%842.jpg?type=w1600
SE-17cb03b0-f71e-45b5-9ff8-3f94c2221d45.jpg?type=w1600 웨이우잉역


지하철 레드라인 웨이우잉 역을 올라서면 바로 인근이 벽화마을입니다.

위무미미촌(衛武迷迷村,WeiWu MiMi Village)이라 불리는 이곳이

오늘의 첫 목적지입니다.

블럭마다 그림의 주제가 달라지고,

골목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야외 갤러리처럼 느껴집니다.


SE-34f11c93-a80f-4ce8-b483-20cfa1b150f5.jpg?type=w1600


20231104_102227.jpg?type=w1600
SE-c733ece8-652a-486c-af56-10986c672f66.jpg?type=w1600
20231104_102303.jpg?type=w1600
위무미미촌 방향표시도 재밌다


SE-2ec1419f-d816-4bd0-87fd-f4011dfe6891.jpg?type=w1600


20231104_094530.jpg
20231104_095759.jpg?type=w1600


SE-52d5e93f-c87e-45ce-8b42-d6da0db26128.jpg?type=w1600


이 벽화마을은 대만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계획된 관광지가 아니라, 마을 이장이 주민들을 설득하며
조금씩 만들어간 공간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아래 사진은 아마도 이 마을 이장의 사무실인 듯합니다.


SE-f2760967-e2db-4d16-b203-3ab6ead3c14e.jpg?type=w1600 '무리 이장 구수미 복무처'라고 씌어 있다^^


벽화는 건물 벽에만 그려진 것이 아닙니다.

길거리 곳곳에도 재미있는 그림들이 숨어 있고,

얼핏 보면 진짜처럼 보이는 실사 풍의 벽화들도 눈길을 끕니다.

해외 15개국의 거리 예술가들이 참여해 마을 곳곳에 벽화를 남겼고,

2022년에는 거리예술축제도 열렸다고 합니다.

한국 작가의 작품도 자연스럽게 섞여 있습니다.


20231104_101002.jpg?type=w1600
SE-aa7bf949-6e26-4a32-aa5a-502766559003.jpg?type=w1600
20231104_102118.jpg?type=w1600


SE-9958cf26-630a-41e4-bcf6-5ba030764b1e.jpg?type=w1600


20231104_095638.jpg?type=w1600
20231104_095644.jpg?type=w1600


SE-bd2a21d8-7af0-4591-8aea-aca1926c185b.jpg?type=w1600
20231104_095915.jpg?type=w1600


SE-f5a0eb81-610b-42ee-850b-9af698ad85fa.jpg?type=w1600


낡고 허름한 아파트 외벽은 벽화로 화려하지만,
그 안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소박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을의 고목 아래 정자에는 주민들이 나와 앉아 쉬고 있고,

골목과 베란다 빨랫줄에는 빨래가 주렁주렁 널려 있습니다.
어딘가 우리나라 옛 주공아파트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


그래서인지 이곳은 볼수록 잠시 들렀다 사진만 찍고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온 시간이 겹겹이 쌓인, 사람 사는 냄새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정겨운 벽화마을로 느껴집니다.


SE-b186be30-af2e-4069-a989-240f26101722.jpg?type=w1600


선물 보따리처럼 생긴 빨간 건물은 카페겸 레스토랑입니다.

벽화마을을 한바퀴 둘러본 뒤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웨이우잉역 바로 옆에 있어 동선도 좋습니다.

모처럼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한끼였습니다.


SE-64f0cd27-207a-4064-a9cc-a73be8ab4d3a.jpg?type=w1600
SE-dd08c065-72c0-44eb-a53e-7a3aea13d428.jpg?type=w1600




이제 길을 건너 거대한 모습의 웨이우잉 국제예술문화센터로 향합니다.

건물 전체를 담기 위해 반대편 잔디광장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멀리서 봐야 비로소 규모가 가늠되는 건물입니다.

처음 마주한 인상은 흡사 거대한 UFO 우주선이 내려앉은 듯한 모습입니다.
이 건물은 2018년에 완공된 것으로,
네덜란드의 여성 건축가 프란시스 하우벤(Francine Houben)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SE-bb8886cf-2ca0-4568-aa16-da1e6dfcfebc.jpg?type=w1600


사진만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 건물 안에는 아주 큰 오페라홀을 비롯해
콘서트홀, 드라마 극장, 리사이틀 홀 등 총 네 개의 다목적 공연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아쉽게도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는 없으니,
이해를 돕기 위해 예술문화센터 홈페이지에서 사진 한 장을 빌려와 봅니다.


SE-4548bd6b-fc48-4bcc-8d89-a522f7735222.jpg?type=w1600


입구로 한 번 들어가 봅니다.

지금껏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공간입니다.
거대한 고래나 가오리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건물의 외관만큼이나 내부 공간도 압도적입니다.


SE-2c052a75-1735-42fe-8ebd-125aa39b1451.jpg?type=w1600


SE-e1a3d52d-70b5-4131-9f1b-7903b3d032d1.jpg?type=w1600


SE-cffc8b1b-a233-41bf-93d4-c40a6f867461.jpg?type=w1600
SE-e69ad499-f762-4f53-b1ca-758f123760f0.jpg?type=w1600


한 학생이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피아노를 개방해 둔 모양입니다.

예술센터 홈페이지를 보니 12월 2일에는 리사이틀 홀에서
우리나라 3인조 집시 악단 ‘상자루’의 공연도 예정돼 있네요.
입장료는 300~800대만달러 (한화 약 1만 2천 원~3만 2천 원 선)로,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EC%A0%9C%EB%AA%A9_%EC%97%86%EC%9D%8C1.jpg?type=w1600


asd12.jpg?type=w1600


주말이라 그런지 커다란 돔 형태의 천장 아래에서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농산물 특화시장인 듯합니다.

공연장이면서 동시에 주민들의 일상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는 점이

이곳을 더 인상 깊게 만듭니다.


SE-5066ed6b-bf32-4272-9c70-92c42d4b0a53.jpg?type=w1600


SE-b88de997-aa73-468b-80e0-58e750255fc7.jpg?type=w1600
SE-65a32ec7-f1d3-4dd9-9ff0-a1be5854ca76.jpg?type=w1600
최신 건물이라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대만의 공공 화장실은 참 깨끗하다


20231104_133122.jpg?type=w1600 대만의 강아지들도 우리나라처럼 최고 대우를 받는 듯^^




예술문화센타를 나와 바로 옆 위무영도회공원을 걸어봅니다.

서울의 올림픽공원을 떠올리게 할 만큼 규모가 크고 잘 조성된 공원입니다.

다만 서울과는 달리 인구 밀도가 높지 않아서인지

어디를 걸어도 한적합니다.

넓은 공원을 거의 혼자 쓰는 기분입니다.


SE-b6356420-5351-4be1-8429-70881f1d448c.jpg?type=w1600
20231104_134808.jpg?type=w1600


20231104_134830.jpg
20231104_135555.jpg


20231104_133738.jpg?type=w1600


이 나무의 이름을 알았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알 수가 없습니다.
열대 나무인 듯한데, 줄기에서 지면으로 뿌리를 내리고
그 뿌리가 다시 굵은 가지처럼 자라 촘촘한 숲을 이루는 모습입니다.


20231104_133621.jpg?type=w1600
20231104_134406.jpg?type=w1600


20231104_134610.jpg?type=w1600
20231104_134701.jpg?type=w1600


벽화마을에서 시작해 예술문화센터를 거쳐

도시공원까지 이어진 오늘의 산책은,
가오슝이라는 도시가 예술과 자연을 얼마나 느긋하게 품고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주었습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걷고, 바라보고, 잠시 멈추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채워집니다.


한 달 살기라는 시간 속에서
이런 하루가 점점 더 소중해집니다.






*이 글은 대만 가오슝 한달살기 중(2023년 가을), 가족 카페에 실시간으로 남겼던

기록을 바탕으로 '현재의 생각'을 때때로 덧붙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