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11)-깨끗하고 화려한 국왕 정원

퓔~받아 제멋대로 쎌카놀이를^^

by 호히부부

(2018/1월중순~2월중순)


[호]


동물이나 식물, 심지어 순천만 정원처럼

무슨 무슨 테마를 가지고 만들어진 정원들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국왕을 주제로 만든 테마파크는 처음 보았다.


치앙마이 국왕정원(Royal Park Rajapruek)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라,

나라에서 국민적으로 매우 존경하는 리더의 정신을 자연 속에 구현한 공간으로,

(2017년에 돌아가신) 푸미콘 국왕의 80세 생일과 왕위 즉위 60주년을 기념하며,

2006년에 국제 원예 박람회를 개최한 것이 시작이다.

원래는 일회성 행사였지만, 큰 성공을 거두자 2008년부터 상설 정원으로 재정비되어

지금의 국왕정원(Royal Park Rajapruek)으로 개방되었다고 한다.


20180129_120212.jpg 잘 조성된 공원 중심에는 국왕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공간, '로열 파빌리온'이 자리하고 있다


드넓은 자연에 (약 200 에이커, 여의도 면적의 28% 크기) 대규모 식물원 겸,

30여 개국의 국제정원이 아름답게 조성돼 있는,

태국 북부의 대표적 문화생태 관광 정원이라고 하니

탁 트인 공간에서 태국의 왕실정신과 정원문화를 한데 느껴봐도 좋을 것 같다.


20180129_101612.jpg 국왕정원까지 자전거로 온 여행객들


치앙마이에서 웬만한 거리는 뚜벅이로 다니고 있지만

국왕정원까지는 좀 먼 거리라(구시가에서 약 11km) 이번엔 우버를 타기로 하고 알아보니,

구시가에서 국왕정원까지 대략 150바트가 찍힌다(약 6,000원).


베트남에서와 달리 태국에서는 아직 우버나 그랩(Grab) 택시는 불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베트남 여행 중에 우버의 편리함을 만끽한 적이 있기에 망설이지 않고 불렀다.


이왕 우버(그랩) 얘기가 나왔으니 얘기지만,

우버(그랩)의 편리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봐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첫째는 부르기가 쉽다는 점이다.

앱을 깔고 이름, 전화번호, 카드번호등 몇 가지 사항만 입력하고 앱을 켜서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끝이다. 금액과 택시기사, 차량번호가 뜨고

가까이 있는 그 차량이 내가 서있는 곳까지 찾아온다.


두 번째는 차량에 탑승 후 아무 말이 필요 없다.

목적지와 택시요금이 나와 있으니 어디로 가자는 둥,

요금이 얼마냐라는 둥 가격 흥정이나 실랑이를 할 필요가 없다.


세 번째는 목적지에 도착 후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사전에 등록한 내 카드로 요금이 자동결제되기 때문이다.

빠이빠이, 혹은 고맙다는 말 한 마디면 끝이다.


갑자기 우버(그랩) 예찬론자가 됐지만,

이건 부인할 수 없는, 획기적인 이동 수단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거의 전 세계적인 현실이다.


(그런데 현재는 우버가 동남아에서는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버는 저희가 치앙마이 한달살기 여행을 마친 직후인 2018년 3월부로

서비스가 중단, 그랩에 매각되면서 태국 포함, 동남아 8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지금은 동남아 최대 차량 호출 플랫폼인 그랩이 사실상 우버 역할을 하는 가운데

몇 년 전부터 Bolt, InDrive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도 생겼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우버블랙, 2014년 우버X가 처음으로 진출했으나

택시업계의 반발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논란으로

서울시가 2015년 고발하고, 법원이 불법유상운송으로 판결해 퇴출당했지요.

2016년 우버는 합법호출 택시서비스로 다시 시작하고,

2021년에는 티맵과 우버의 합작회사인 우티(UT)가 생겨나 합법적으로 택시호출 서비스를

하곤 있지만 외국의 일반인 자가용 우버는 여전히 금지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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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왕실의 권위와 힘을 보여주는 10마리 흰 코끼리들이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국왕정원은 입장료가 있는데 외국인은 내국인의 두 배를 받는다.(200바트, 7천 원)

워낙 넓은 공간이라 입구에 무료로 탈 수 있는 트램(전기셔틀)을 이용하여 정원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2025년 현재 입장료는 그대로 200바트인데 트램은 유료, 20바트라고 합니다.)


시간이 넉넉하거나 체력이 좋다면 두 발로 걸어 다니며 구경할 수도 있을 테고

(더위에 그런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혹은 입구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돌아다닐 수도 있는데

우리를 비롯, 거의 모든 관람객이 이용에 편리한 트램에 오른다.


트램은 입구에서 출발하여 입구로 돌아오는 순환식인데, 15분 간격이라 타고내리기 편하다.

공원 내 7개 정류장이 있으며, 주요 구역(오키드 파빌리온, 곤충존, 인터내셔널 가든 등)들에서

정차를 하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 내려서 천천히 둘러본 후 언제고 쉽게 다시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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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이 흡사 서울대공원의 코끼리열차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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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정원 안내판과 트램 시간표이다.




먼저 국왕정원의 중요한 핵심 건축물이라고 하는

로열 파빌리온 (Ho Kham Luang Royal Pavilion)에 하차, 건축물을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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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파빌리온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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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미콘 국왕의 기념건축물 파빌리온은

고대 태국 북부 란나 왕국(Lanna Kingdom)의 전통 양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전통적인 높은 지붕, 나무 기둥, 정교한 목조 장식들이 고풍스럽고 위엄 있다.

'로열 파빌리온'을 태국어로 '호캄 루앙'이라 하는데

‘호 캄’은 ‘황금 궁전’, ‘루앙’은 ‘위대한’이라는 뜻으로, 직역하면 “위대한 황금 궁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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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빌리온 실내 역시 기념관이라기보다 사찰이나 명상공간 같다.


실내 중심에 시선을 압도하는 독특한 장식물이 있다.

'로열 버츄 트리'라고 불리는데 '버츄트리'란 ‘덕의 나무’라는 뜻으로, 태국 국왕의 덕목을 상징한다.

9개의 연꽃 봉오리가 있고, 각 봉오리마다 21,915장의 보리잎이 달려있는데

잎 하나하나에 왕의 덕목이 새겨져 있다고 하니

태국 왕실의 철학과 자긍심이 느껴지는 상징적인 예술작품이 아닐 수 없다.




국왕정원에 가면 꼭 봐야 할 건축물, 로열 파빌리온을 잘 구경했으니

다른 장소들은 가볍게, 마음 가는 대로 트램을 오르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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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고 가다보면 여기저기 이곳이 푸미콘 국왕 정원임을 상기시키는 풍경들이 보인다


여러 나라의 정원문화와 조경스타일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 국제정원에 가서는

'한국정원'을 비롯, 몇 군데 다른 나라 정원도 보았는데

한국정원 규모가 상상했던 것보다 단출했지만,

낯선 타국땅에서 우리의 것들을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새롭고 훈훈했다.


20180129_114054.jpg 한국정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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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원에 관심이 많은 치앙마이 고등학생들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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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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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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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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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의 정원...




국왕정원은 관람객들이 사진 찍기 좋은 대표 포토존들이 여러 군데 있다고 한다.

기왕에 치앙마이에서 국왕정원까지 왔으니

'호히부부'도 마음이 끌리는 곳에서(포토존이라 생각하며)

제멋대로 즐거운 사진 찍기, 셀카놀이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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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건축물 로열 파빌리온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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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넓은 초록 언덕 위에 줄지어선, 키 큰 왕실 야자수를 배경으로
20180129_112813.jpg 제멋대로 해석한.... "즐거운 나의 집"을 배경으로






(2018/1월중순~2월중순,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시절만의 예스러운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가끔 글 중간에 2025년 현재의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도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25년 7월 생각"



[호]


일찍 시작한 마른장마 때문에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요즘,

시원했던 2018년 겨울의 치앙마이 날씨가 생각납니다.

낮에만 약간 더웠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우리나라 가을 날씨처럼

하늘은 푸르고 화창하고 선선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특히 드넓은 규모의 국왕정원 곳곳에는

시원한 그늘과 쉴 곳이 많아서 운동 삼아 천천히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에

그다지 어려움이 없었던 곳이기도 하고요.


해가 갈수록 이상 기온과 변덕스러운 기후환경으로

세계의 많은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도 건강하게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히]


사실, 치앙마이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외곽에 국왕정원이라는 유명한 곳이 있다기에

이름 그대로 '국왕과 정원'이라는 두 단어가 한데 붙어있으니

뭔가 그럴싸하기도 하여 일단 구경을 가긴 갔지만,


생각해 보면 남의 나라의, 굳이, 국왕 정원에서

사실 뭐 그리 감동을 받을 게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ㅎㅎ

그래서인지 지금 다시 국왕정원을 생각하니 가장 즐겁게 떠오르는 기억이

푸른 하늘 아래, 유독 싱그럽고 아름다웠던 야자수나무 언덕에 올라섰을 때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쫓길 일도 없는 자유여행을 하고 있고,

그것도 장장 한 달이라는 여행을 하고 있음에도

하루하루 (그놈의 '오늘의 계획' 속에 살아가느라^^) 바쁘게 지내다가

때때로 '그냥'(이라고는 하지만 몸과 정신의 컨디션이 '왜 때문인지' 업되는 타이밍에?ㅋㅋ)

감각이 저절로 풀어지는 때가 있습니다.


야자수언덕에서 살랑거리는 잎들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과 탁 트인 정원을 마주하니

갑자기 평소에는 잘 안 하던 쎌카놀이가 하고 싶었습니다.

앳된 청춘남녀들마냥 (온갖 똥폼을 잡아가며) 쎌카질을 해보다가...

서로 찍어놓은, 어색하기 이를 데 없는 사진을 바꿔보고는 엄청 낄낄거리다가...


그런데 '셀카 잘 찍기'도 쉽지가 않더군요. 남들은 분위기 있게 잘도 찍던데

이건 당최... 건질 사진이 한 장도 없어요. (하긴 셀카라고 얼굴을 바꿔주진 않겠죠!)ㅎㅎ


뭐, 어쨌든

저로서는 치앙마이 국왕정원 하면 가장 생각나는 추억의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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