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17)/배낭여행자들의 성지, 빠이(1)

새로 다시 여행자로 되돌아간 듯한...

by 호히부부

(2018/1월 중순~2월 중순)


[호]


치앙마이를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 한다면,

빠이(Pai)는 그들의 성지라 불린다.
태국에 온 외국인 배낭여행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 중 하나,
빠이는 치앙마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산속의 조그마한 마을이다.


그런데 왜 이 작은 마을이 배낭여행자들의 '성지'가 되었을까?

조용한 히피 마을 느낌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의 빠이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공간처럼 느껴졌고,

SNS를 통해 ‘숨은 보석’ 같은 장소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20180206_145857.jpg 카페 '커피 인 러브(Coffee in Love)'에서 바라본 빠이 자연 풍경


치앙마이에서 한 달이나 머물면서 빠이를 안 가보면 후회할 듯하여

우리도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빠이를 찾았다.

여행사를 통해 빠이행 버스티켓을 예약했더니 숙소까지 픽업을 와주어 편했다.

(1인 왕복 390 바트. 터미널서 직접 예약하면 300 바트다.)


(2018년에도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고 미니밴으로 가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2025년 현재까지도 이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오토바이를 렌트하거나,

여러 명일 경우 택시를 빌려 타고 가는 것도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미니밴으로 3시간 30여분 거리의 빠이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멀미약이 필수라는, 돌고 도는 총 762개의 구빗길 끝에 다다른 빠이 버스 정류장.

멀미약에 취해 땅에 내리니 어질어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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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ernalFile.jpg 빠이 중심가에 있는 버스정류장. 규모는 작지만, 빠이로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교통의 중심이다


미리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현지에서

방을 알아봐도 된다는 여러 블로거들의 말을 믿고

아무 준비 없이 도착해 비몽사몽중에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 채,

빠이 중심 한복판을 배낭을 메고 뙤약볕에 휘청휘청 걸어갔다.

그래봤자 작은 읍단위 규모인 빠이 시내는 약 1~2km 반경에

주요 카페, 게스트하우스, 상점, 야시장, 레스토랑이 몰려 있다.


워킹 스트리트(Pai Walking Street) 끝까지 가자

빠이강(Pai River)이 흐르고 있고 그 위로는 대나무 다리가 보인다.


externalFile.jpg 다리 위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 명소로 인기 있는 대나무 다리


20180205_174639 - 복사본.jpg 강을 따라 숙소, 레스토랑, 카페가 많이 있다.


아무 곳이나 가보자.

기왕이면 운치 넘치는 대나무 다리를 건너 첫 번째 보이는 랏지로 무작정 들어갔다.

우선 강변에 위치해 있어 분위기가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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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먼저 보았다.

그다지 나쁘지 않다.

조식 포함, 하루에 900바트(대략 30,000원)다.

이틀간 묵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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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 시내 구경은 중앙로 길거리에서 매일밤 6시부터 10시까지 열리는

야시장 구경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한 바퀴만 돌면 끝나는 워낙 작은 마을이라 이렇다 할 교통편도 없어서

이곳에 오는 대다수 여행자들은 스쿠터를 빌려 빠이 주변 외곽을 돌아다니며

자연미 넘치는 빠이의 풍광을 감상한다.

그래서 우리도 다음날 하루 스쿠터로 주변을 다녀보기로 하고

어둑어둑해지자 야시장 구경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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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씬 어디서 왔어요?"

웬 꼬마가 장난감 망원경으로 나를 관찰하고 있다.ㅎㅎ


20180205_182506.jpg “나는… 우주에서 왔지롱.ㅎㅎ”


우리나라 풀빵 기계처럼 보이는데,

코코넛 풀빵이라고 한다.

한 봉지 사서 먹었는데 너무 뜨거워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뭐 코코넛 맛이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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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ernalFile.jpg 각종 견과류들인데 한알 맛보니 짜지 않고 고소해서 한 봉지 샀다.


이건 무엇인고?

일단 비주얼이 시선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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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과일 크레페 (딸기, 키위, 망고 등)와 바나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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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 야시장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예술적 감성. 파는 듯, 즐기는 듯...




저녁시간이 되자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다.

길거리도 낮에 보던 그 길이 아니다.

언제 자리했는지 길 가장자리로 수많은 포장마차들이 죽 늘어섰다.

이곳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중국인들이 다수, 한국인들이 약간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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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들 앞도 장사진이다.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일렬로 늘어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길래 무슨 음식인가 하고 가까이 가보니!

세상사람이 다 좋아하는(것 같은) 바로 파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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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샐러드의 인기 또한 만만치 않다.

빠이는 히피 감성과 건강식 문화를 동시에 품고 있는 마을이다.

그만큼 자연식, 채식 로컬 푸드 노점에도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의 줄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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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잎이나 종이접시 위에 담긴 음식을 들고 길가 아무 데서나 먹고 자유를 즐긴다
externalFile.jpg 발아 채소(싹채소)를 이용한 샐러드와 인도식 차(술은 없다)를 파는 비건 자연식 노점도 빠이의 상징.


그런가 하면 자연식이나 요가 느낌의 조용한 분위기 못지않게,

음악과 술이 흐르는 히피풍의 나이트라이프도 빠이의 또 다른 매력일 것이다.

개성 넘치는 술집도 많고, 그 앞에 사람들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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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 마르고 해서 맥주를 한잔 마시는데

라이브 하는 연주자들의 옷차림이 아주 이색적이다. ㅎㅎ

그러나 재즈를 연주하는 테크닉은 상당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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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마다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왠지 모를 느긋함이 함께 흐르는,

모순처럼 아름다운 빠이 저녁 풍경에 취해 나도 포즈를 취해본다.


모처럼 눈 한번 버리시겠습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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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숙소에서 주는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글을 올리는데,

마침 이 숙소의 와이파이가 모처럼 대단히 빨라서 만족스럽다.

강물이 흐르는 주변 모습이 운치 있어서 눈도 호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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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한달살기가 일상이 돼버려 감흥이 줄어든 반면,

2박 3일간의 빠이 여행은 여행자로 되돌아간 듯

또 다른 여유스런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빠이 외곽 구경을 위해 시작된 스쿠터 관련 글은 다음 글에서 올리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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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야시장 거리에서 만난 개.

땅에 떨어져 있는 어묵꼬치는 거들떠보지 않고

닭, 돼지고기 꼬치를 누가 사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잘 얻어먹었으려나...ㅎㅎ






(2018/1월 중순~2월 중순, 태국 치앙마이 한달살기 중에 가족카페에 '실시간'으로 쓴 글입니다. 가족카페다 보니 격의 없이 씌어지거나 미처 생각이 걸러지지 못한 부분들도 있지만, 그 시절만의 예스러운 정서와 감정에 의미를 두고 공유합니다. 가끔 글 중간에 2025년 현재의 상황과 심정을 삽입하기도 하고, 글 맨 아래에도 2025년의 현재 생각을 덧붙이기도 합니다.)






"25년 7월 생각"



[호]


연일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요즘이면,

당시 빠이의 선선했던 아침저녁 시간대 모습이 떠오릅니다.

잔잔히 흐르는 실개천과 그 주변에서 서성대는 닭, 개들...

지금은 우기라 비가 많이 오겠지만,

제가 갔을 때는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빠이 주변의 산악지대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이

시내 곳곳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모습도 보았고,

유럽이나 미주에서 온, 히피스런 젊은이들과

중국, 한국,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빠이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도시 전체가 관광 수입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관광객인 저희로서는 관광지에서 파는 상품들이

불필요한 물건이 대부분이라 멀찌감치서 바라볼 뿐

여러 가지 사줄 수가 없어 미안한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카렌족이나 라후족, 몽족 등 고산족들은 자신들만의 풍습과 전통으로

공동생활을 하며 자유스럽게 사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의 오랜 내전으로 태국 국경으로 넘어와 난민캠프에서 살고 있는

10만명 이상의 카렌 난민은 국제기구와 태국 정부의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해

식량과 의료 지원 부족으로 아직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