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어서 건강해지자

몸이 연습하는 시간. 출발 4일전!

by 호히부부

<히>


-제자리 찾기

순례길이 가까워질수록 호히부부가 동시에 아프기 시작했다.
'호'는 오래된 무릎 관절염이 더 악화됐는지 갑자기 걸음이 느려졌고,
나는 여기저기 아프던 관절들 틈에서 이번엔 느닷없이 발바닥 가운데가 며칠째 통증이 계속 되었다.

급기야 나란히 정형외과를 찾았다.

'호'는 무릎에 연골주사를 맞았고, 나는 족저근막염이라며

하필, 걷는 운동을 자제하라는 처방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 주에는 '호'가 목이 잠기고 잔기침을 하더니 코로나 확진이다.

이어서 나도 걸릴려나? 했더니 별탈 없이 넘어간다.

산티아고 길에서 아프지 않기 위해 미리 몸이 연습하는 거라 믿고 싶다.

(하긴 주변의 수많은, 무거운 사연과 고통들 앞에서

이 정도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긴 하다만.)



몇 해 전부터 친정어머니의 보호자가 되었다.

해외로 나설 때마다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두고 떠나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
먼 여행이 더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이유다.

(그럴 때마다 기꺼이 우리를 대신해 할머니 곁을 지켜주는 딸들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출발을 앞두고, 결국 어머니께 말씀을 드렸다.

본인 돌봄을 이유로 자식의 길을 막을 순 없다고 하셨다.
단호하면서도 따뜻하신 어머니.


요 며칠,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면 (꼭 우리들, 안좋은 몸 상태라도 아시는 양)
90 노모의 목소리가 절절하시다.


"먼길 떠나기 전이니 더욱더 건강을 조심하거라.

나도, 너희도 건강하게 잘 지내다 다시 만나자~"


정말로 아파선 안 되겠단 생각이 든다.

어서 건강해지자.




-8개의 보따리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리 안된 세간살이처럼 널브러져 있던 여행 물품들이
출발이 눈앞에 다가오자 하나둘 제자리를 찾아간다.

매일같이 배낭을 싸고 풀어야 하니 조금이라도 손 쉬운 방법을 생각하다가

비슷한 물품들을 종류별로 묶어 보았다.

파우치로 8개가 눈앞에 나란히 정돈이 돼 있으니 어수선하던 마음까지 정리된 기분이다.


우리 앞의 크고작은 시시콜콜한 걱정들,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 수 없다면,

이 보따리들처럼 마음 한켠에, 배낭 안에 단정히 정리해서 같이 떠나도 될 법하다.

순례길 걷다가 갑자기 씰데 없는 걱정들 툭 튀어나오거든

집어넣기 딱 좋을 듯.^^


순례 길 전에 파리, 바욘에서 며칠간 머물 계획이어서(라는 이유로^^) 한자리 당당히 차지한 음식들


총 여덟개 보따리 - 옷(3), 음식(2), 약, 비 대비 방수물품, 기타


순례길에서 이상적이라는 배낭무게(6~7kg)를 결국 초과(9.8kg)하고 말았다.^^






-당뇨 20년차, '호'의 혈당일지

순례길 첫 글, '프롤로그'에서도 밝혔듯이

'호'는 20년차 당뇨인으로 당화혈색소는 6.5이내(이면 당뇨인으로서는 안정적이랍니다),

당뇨약은 매일 아침마다 규칙적으로 한알(750mg)을 먹고 있다.

때때로 외식을 하거나, 식후 운동할 시간이 부족할 때 한알(500mg)을 추가로 먹기도 한다.


어제 저녁 식후 2시간만에 잰 혈당수치는 114.

당뇨인은 일반적으로 식후 2시간 혈당을 최소 18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상적인 최대목표치는 140 이하.


혈당 잘 오르는 저녁시간대이고 보면 아주 안정적인 수치로

여행 출발 전, 첫 당뇨일지를 기분좋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