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부디 싸우지말고, 사이좋게~

산티아고를 향해 출발!

by 호히부부

<호>


-인천공항 가는 길

나에게 매번 듣거나 보기만해도 가슴이 설레는 단어가 있는가?

6학년 9반인 나한테 사랑이니 꿈, 청약당첨, 전원생활 등등의 말은

더이상 미혹되지 않을만큼 내공이 쌓인 듯도 하지만,


인천공항이란 단어는 매번 나를 무척 설레게 한다.

인천공항 가는 길은

새 교복을 입고 새 교과서와 새 공책을 담은 책가방을 메고

첫등교를 하는 것처럼 그때마다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오늘도 배낭을 메고,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오는중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글을 쓴다.




<히>


-기적같은 선물

드디어 어제 저녁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오늘 이른 아침 출발이라 미리 와서 공항안 숙소에서 1박 함).


"하..이제 다 이루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입에서 터져나온 말이다.

(무엇을 다 이루었다는 거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ㅎㅎ)


근 두달여 전부터일까.

눈을 뜨는 순간부터 눈을 감기 전까지 매순간 산티아고를 생각하며 살았더니

출발 하루전쯤 되자 '시작이 반'이 아니고 이미 다 끝나버린 것 같은 홀가분함마저 든다. ^^


12년 전, (봄)산티아고 길을 다녀온 후로

마음 한구석에 늘 (가을)산티아고 길이 보고 싶었음에도,

‘설마 우리가 또다시?’라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세번째 산티아고 길에 나서게 된 걸 보면

우리가 아는, 그리고 알지 못하는 인연과 기적들이 함께 모이고 얽혀

마치 선물처럼, 우리를 다시 이 길로 이끌어주신 건 아닐지.


이 충만함을 가슴에 새기며,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귀한 시간,

온몸과 마음을 모아 산티아고 길을 향해 나가 보리라.


호히부부여!

부디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잘 걸어보자고요~^^






-당뇨 20년차 '호'의 혈당일지


집떠나자 예상대로 당뇨수치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기껏 저녁에 먹을 건강음식 한두가지를 싸왔으나 날이 날이고보니 2차를 안할 수가 없지.

공항내 패스트푸드점에서 치킨너겟 몇조각으로 대망의 출발전야 기분을 냈더니

평소의 저녁보다 혈당이 50정도 더 올랐다.

꼼짝없는 장시간 비행시간도 그렇고 앞으로 며칠간은 좀더 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