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기술이 효과가 없는 이유

by 호헵Hohep

대인관계에 문제를 겪고 있을 때 쓸 수 있는 '대인관계 기술'이 여럿 있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심을 가져라. 상대방을 칭찬하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라. 미소 지어라. 공감해주어라.


너무 많이 들어서 진부할 것이다.

그리고 다들 알 것이다. 이런 것들이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

그 이유는 바로 얄팍한 목적을 가지고 이런 기술들을 사용하려 들기 때문이다.


대부분 어떠한 목적이 있어서 이런 '대인관계 기술'을 쓴다. 자신과 껄끄러운 직장 동료에게 사용하여 덜 껄끄럽게 만들고 싶거나, 나의 주장을 누군가에게 관철시키기 위해서, 부하의 충성심을 사기 위해서, 혹은 누군가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하지만 사람들은 당신의 목적을 꿰뚫어 보고 있다. 설령 의식적으로 꿰뚫어 보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당신이 진실하지 않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느낀다. 그래서 효과가 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인관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조작하려는 것이며, 상대방을 기만하는 행위다. '경청하기' 기술을 예로 들어보자. 당신은 겉보기에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머릿속으로는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어떤 말을 해야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할까?' '어떤 말을 해야 이 사람이 내 부탁을 들어줄까?' 당신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진심으로 궁금하지도 않다. '경청하기' 기술을 사용하면 내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하니 경청하는 시늉을 해보는 것일 뿐이다.


예외적인 경우에서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장기적으로는 역효과가 날 것이다. 상대방은 당신이 진정으로 자신의 말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척을 했다는 것을 눈치채는 순간,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상처 받을 것이며, 앞으로 결코 당신에게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경청하기' 기술뿐만 아니라 모든 대인관계 기술에 대해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면 현재 나와 문제를 겪고 있는 상대방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 혹은 어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의 협조가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일단 눈앞의 문제 또는 목적은 잠시만 잊어버려라. 그리고 상대방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원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지 않는다면, 모든 대인관계 기술은 효과가 없다. 쉬운 일은 아니다. 쉬웠으면 오늘날 수많은 현대인이 대인관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을 것이다.


진심으로 상대방의 행복을 원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비로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기 위한 몇 가지 팁이 있다.


한 가지 도움 되는 관점은 '세상에 절대적인 옳고 그름은 없다'는 생각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관점만 있을 뿐, 절대적인 옳고 그름은 없다. 사람마다 다르게 세상을 보고,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고,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다. 내가 보기에 100% 틀린 무언가는, 상대방이 봤을 때는 100% 옳은 것으로 보일 수 있으며, 이는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방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관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품고 있던 적개심이 조금은 누그러졌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상대방의 행복을 바래보자. 우리 모두는 한낱 유기체에 불과하다.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우리 인간은 하루살이일 뿐이다. 하루살이들끼리 서로 미워하고 싸우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낭비적인 것인지 마음 깊이 느껴보자. 상대방도 고통에 괴로워하고 행복하고 싶어 하는 나와 똑같은 인간이다. 이 사실도 마음 깊이 새겨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이 행복하길 바라는 것처럼 상대방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니 이런 마음을 기르는 과정에서 인내심이 필요하다.


'대인관계 기술'이라는 것의 기원은 상대방이 행복했으면 좋겠는 마음이 행동으로 실현된 것이다. '대인관계 기술'에 대해 들은 것이 없어도,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상대방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본능적으로 상대방을 경청하고, 공감해주고, 미소 지어 줄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마음가짐 없이 겉으로 시늉만 하니까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대인관계 기술'은 잠시 접어두고, 상대방이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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