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 놈의 로맨스중독자

by 남궁은호


결혼하면 더 이상 로맨스가 없어서
자꾸 드라마를 보게 돼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한 친구가 말했다.

당시 미혼이던 우리는 설레는 신혼에 무슨 일일까 싶었다. 그러나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깨닫는 데는 결혼 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상에 이렇게 연애프로그램이 이렇게나 많다니

듣도 보도 못한 연애 프로그램을 모두가 자신의 무언가로 들여다본다.

그런 프로그램들은 솔로부터 재회, 돌싱, 무당, 하다못해 부모님도 모시고 연애하고 싶어 난리다.


이렇게 연애에 고픈 대한민국 청년들이 많았나

이렇게 남의 연애를 지켜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던가.

결포세대, 취업난으로 연애가 어려워 지켜보는 것으로 각자의 로망을 해결하려 하는가.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우리 집에도 그런 로맨스중독자가 존재했다.


‘나는 솔로’를 보려고 수요일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남편에게


그러니까 연애를 많이 해보고 결혼을 했어야지
꼭 연애 못해본 애들이 저런 거 보더라



악플러처럼 괜히 한마디 날렸다.



사실, 이렇게 프로그램으로 나와서 그렇지 누가 누구를 만나고 누가 누구랑 헤어졌고는 참 예전부터 모두의 초유의 관심사였다. 어떤 오빠가 누구를 만났고 그 만난 사람이 또 그 사람의 친구를 만나고 헤어지고 그런 동물의 왕국 같은 이야기는 우리 생활에 도파민을 싸악 돌게 한다.


우리는 남의 연애에 늘 준비된 관객이었다.




남녀 간의 사랑은 언제 재미없고 시들해질까.


우리는 설렘이 아니라, 설렘을 보는 법에 익숙해진 사람들 인지도 모른다.